💌 아이를 키워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깊은 책임감
가끔은 궁금해져요. 한 사람을 낳고 길러내는 이 일련의 과정을 오롯이 알았어도, 내가 감히 아이를 둘이나 키울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 자신을 이 정도면 괜찮은 엄마라고 느끼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긴 한가 봅니다.
나에게 있어 가장 힘든 것은 이 아이의 A부터 Z까지를, 특히 영유아 시기에는, 내가 결정하고 관여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 아이의 삶임에도 그 결정의 어느 정도는 내가 같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나 하나의 삶을 계획하고 꾸려나가기도 버거워 허덕이는데, 이 아이에게 진정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 그것을 내가 어찌 감히 알 수 있단 말인가요. 그런데도 정말 오늘 저녁으로는 무엇을 먹일 것인가와 같은 소소한 결정부터, 기관을 어디를 보낼지와 같은 이 아이의 인생에 큰 획을 그을 만한 일까지 어느 하나 나의 책임이 아닌 것이 없는 듯 느껴졌어요.
저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을 많이 안고 자라나 성인이 되고 나서 그 감정들을 해결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썼거든요. 그래서 어쩌면 지금의 나의 선택들이 나중에 아이에게는 원망을 들을 일이 될까 봐 겁이 난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아이의 의사를 묻고 존중하며 키우기는 했어요. 그러면 적어도 공동책임 정도는, 너도 좋다고 했잖아라고 할 말이 생기니까요. 어떨 때는 나의 엄마와는 달리 아이를 존중하는, 이 정도면 괜찮은 엄마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어떨 때는 내가 비겁하게 책임을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느낌이라 마음이 어렵고 무거웠던 것 같아요. 이런 시간이 지나가며 책임을 전가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엄마라고 전반적으로는 생각할 수 있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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