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제: 마흔 먹은 엄마의 마음속 이야기-
우리는 태초에 인간을 만든 신의 뜻에 따라 무리를 만든다. 아무리 작은 집단이라도 소속이 되는 사회에 귀속되어 있다.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란 우리가 제일 먼저 속하게 되는 집단은 가족이다.
성장하면서 더 많은 집단에 속하게 되고, 그 안에서 사회화라는 것을 경험한다. 보통 사회화라는 것은 평생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의 시대적인 배경과 장소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흔이 된 현재도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규율을 배우고 정체성까지 확립하는 사회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나는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 살아본 인생, 처음 살아본 마흔에, 처음 경험해 보는 집단인 엄마 그룹에 속해서 색다른 사회화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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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한 없이 작고 소중한 생명을 금이야 옥이야 키우느라고 주위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주변에도 비슷한 또래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격려와 조언을 얻으며 나만의 육아에 전념하고 살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이가 점점 성장하면서 흔히 말하는 “육아 동지”를 꼭 함께하는 이들이 많았다.
친구는 사는 곳이 다르면 자주 보지 못한다. 그 때문에 같은 동네에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는 어른 사람을 만드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느껴졌다. 친구들을 보면 이름하여 “동네 엄마”를 곧 잘 사귀어서 만나서 놀기도 하고 문화센터도 함께 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낯선 사람에게 잘 다가가지 못하는 I형 인간인 나는 묵묵히 혼자서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은 가끔 물어왔다.
“혼자서 안 심심해?”
“심심하긴 한데, 혼자서도 너무 바쁜데?”
“야~ 네가 다가오지 못하게 막는 거 아냐?”
내가 딱히 누군가 다가오기를 막은 적은 없었다. 단지 누구도 먼저 다가온 사람이 없을 뿐이다.
그렇게 잠깐 지금껏 살아왔던 관계의 습관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는 언제나 수동적이었고 먼저 손을 내민 적이 없었음을 새삼 알아차리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