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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_엄마의 몸, 이유식의 세계, 후회 아닌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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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_엄마의 몸, 이유식의 세계, 후회 아닌 후회


👩‍🦰엄마의 몸: 수술 부위와 산후풍

자연분만이냐 제왕절개냐. 모든 엄마가 가장 고민하는 선택 중 하나일 것이다. 옛날에는 선택지가 자연분만 뿐이었기에 출산하다가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다행히 수술이라는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선택지가 생긴 순간 고민이 시작되는 것. (물론 고민 없이 한 쪽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다. 자연주의까지는 도전하지 못하더라도 내 몸에 자연스러운 걸 더 원했다. 또, 수년 전 라섹 수술을 하며 몸에 더 이상 칼을 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터였다. 그런데 진통이 시작되고, 9시간 정도 지났을까 담당 선생님이 수술을 권유하시는 것이었다. 아기가 내려오지 않아 둘 다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예상치 못하게 수술하게 되었다.

자연분만의 최대 장점은 산모의 컨디션 회복이 빠르다는 것. 그걸 여실히 느낄 만큼 제왕절개를 한 내 몸은 매우 천천히 회복되었다. 출산 당일은 아무리 페인 버스터를 꾹꾹 눌러도 고통이 쉽사리 경감되지 않았다. 다리는 또 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지 그 무게를 지탱하는 발꿈치가 너무 아파 새벽 내내 남편에게 발목을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다리에 힘을 주기가 무서웠다. 원체 겁이 많은 나는 배에 힘을 주면 수술 부위가 다 터져 속에 있는 것들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술 부위는 어찌어찌 아물었다. 아물고 나서도 켈로이드성 피부 증상 때문에 한동안 패치를 붙이고 있어야 했다. 출산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술 부위를 포함한 근처 부위의 감각이 없는 것 같다. 

또 나는 한여름에 출산했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이는 살 수가 없었다. 원래 그렇게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 아니었는데 그때는 그렇게 땀나고 더웠다. 더구나 우리 아기는 태열을 심하게 겪고 있었기에 우리 집은 한겨울처럼 추워야 했다. 열이 많은 남편도 옷을 주섬주섬 껴입었다. 내 몸을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그렇게 산후풍을 맞이했다. 엄마의 조언을 받아들여 보약을 지어 먹었지만 소용없었다. 출산 후 검사 때 산부인과 담당 선생님께 한약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조소를 보이셨다. 선생님께서는 수술 부위가 덧날 수 있으니 체온을 높이지 말고 시원하게 지내라고 하셨다. 그때 내 몸 상태를 면밀히 살펴볼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손가락 마디마디와 발가락 마디마디는 어떻게 해도 돌아올 생각을 않는다. 그냥 출산 후 후유증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조리원에 방문하시는 한의사 선생님께서 첫째를 낳고 온 산후풍은 둘째를 낳으면 없어진다고 하셨었는데… 조소를 머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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