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제: 마흔 먹은 엄마의 마음속 이야기-
<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의 저자 히로세 유코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따로 시간을 마련해 준비하는 행위는 그 일에 마음을 기울이고 다잡는 과정이라고 했다.
준비한다면 허둥거릴 일이 줄어든다. 충분히 준비했다는 생각이 마음의 평온과 자신감 그리고 여유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언젠가 맞이하게 되는 홀로서기를 대비하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잠시 생각에 잠긴다.
지금 아이는 언제나 엄마 손이 필요한 나이지만 평생 어린애가 아닐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훌쩍 커버려 내 손이 필요 없어질 때가 불현듯 찾아올 것이다.
그때 공허한 마음에 주저앉지 않기 위해서 연습할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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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검은 머리가 흰머리 되도록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한물간 맹세를 한 동반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흰머리가 되기도 전에 이혼하여 각자의 행복을 빌어 준 관계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안타깝게도 나의 동반자가 거의 히키코모리 수준의 집돌이라던가, 잔인하지만 나보다 무지개다리를 빨리 건널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먼저 갈 수도 있을 노릇이다.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준비 없이 허둥거리기에는 우리들의 인생이 너무 순간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마흔의 어른이 될 수 있을지 서른아홉이 될 무렵부터 고민에 휩싸이곤 했다.
30대까지는 사실 청춘이라 아프다는 것을 굳이 우겨보며 살아가려 했으나 이제 앞자리에 4가 들어서 버리니 더 이상 아프다며 어리광을 부릴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흔도 쉰도 아프지 않은 순간은 없겠지만 예전보다는 좀 더 유연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