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챌린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쵸파곰
7달전

어느 덧 엄마가 된 지 13년이 되었습니다. 기나긴 듯 쏜살같이 지나가버린 시간입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늦게 지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아이와 만나는 첫 순간부터 두렵고 설레고 긴장했습니다. 첫 만남은 아름다운 울음소리와 나에게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미모를 가진 머리카락이 수북한 아기였습니다. 전 너무 무지했고 그래서 아이를 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66일의 기적이 오고 어찌 보냈는지 모를 1년반이 지나니 아이는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않던 저는 놀아주는 법을 몰라 장난감을 사고 문화센터를 다녔습니다. 집밖이 더 편했습니다.

그 사이 눈빛이 초롱했던 아이가 조금씩 눈이죽어가고 발달이 늦어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제서야 아이와 죽도록 놀기 시작했습니다. EBS에 나오는 만들어봐요를 돌려보며 전편을 아이와 함께 만들기를 했습니다. 물감을 퍼붓듯이 사용하고 퍼즐, 인형소품들을  잔뜩사서 아이가 원하는만큼 몇 시간이고 인형놀이를 했습니다. 그렇게 죽도록 놀다보니 아이는 다시 반짝이는 눈빛으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시행착오도 많았고, 점점 규칙과 훈육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훈육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 지 못했고 불쑥불쑥 어린 내가 튀어나와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내 아인데 왜 질투가 나고 부럽고 그랬을까요? 어린시절의 나는 너무 외롭고 힘들고 그래서 였을까요? 아이에게 큰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되고싶어서 나자신을 돌아보고 내아이를 바로보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머리카락이 하얘지더군요. 그렇지만 그 흰머리카락은 그 만큼 아이를 위해 생각한 노력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들 때 남편만이 오롯이 함께 걸어주었습니다. 길잡이도 되어주고 힘들어 주저앉을 때 뒤에서 밀어도 주고 제가 성장하길 차분히 기다려주었습니다. 아이를 키울수록 친정엄마가 이해가가지 않았습니다. 순간 뇌리를 스치더군요.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았구나. 집에서 키우는 개처럼 가끔 생가날 때 쳐다봐 주었던거구나. 제가 엄마에게 집착하는 마음이 가스라이팅으로 인한 불안정애착이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아이를 지키기 위해선 제가 바껴야했습니다. 정말로 저 자신이 독립이 시급했습니다. 수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실망하고 기대하고 다시 실망하다 떨리는 목소리로 독립을 선언했고 다시 나를 재정비했습니다. 내 아이는 나처럼 키우고 싶지않았고 지켜주고 보호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주가도고 달이 되고 몇 년이 지나니 나의 마음도 단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들 눈치보고 나를 낮추고 을질만하던 자존감 낮은 내가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게 되었고 길이 없다고 선택도 책임도 지지 않던 내가 선택을하고 책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지금은 10년 전 제가 이해가가지않고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이가 성장할 수록 엄마도 성장해갔습니다. 추월도 당하고 나란히도 뛰어봅니다. 어느 덧 아이는 조금씩 엄마의 손을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자리는게 보이고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학교생활 얘기에선 아이의 말은 잘 들어주데 아이의 일에서 끝나야지 나의 감정을 덧씌워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것인냥 느끼지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간혹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데 부모가 제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싸움이 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내아이도 누군가의 아이도 처음을 경험하고 배워나가고 있으니 넘어지면 일어서기를 어른들이 옆에서 잘 지켜봐주면 되지않을까요? 손을 뻗으면 잡아주려 기다리고 혼자 일어서면 따뜻하게 지켜봐주는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내 아이와 주변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지요.

어른이 되지 않는 둘째 개들래미도 합세하며 엄마가 처음인 나는 책임지는 집사도 처음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외침으로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온 개들래미는 우리가족과 꼭 맞는 성향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소변으로 고생했고 지금은 산책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매일 힘들지만 매일 우리가족이 개들래미에게 힐링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이 우리 가족에게 생겼습니다. 내실수로 마음이 철렁 내려 앉은적도 있지만 그 일로 한층 더 나를 다시 돌아보고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나에게 아이들은 지금의 내가 있게하는 양분이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던 이상한 고집도 버릴 수 있었고 힘들면 바람빼는 버릇도 없어지고 무엇보다 남탓하지 않고 일단 나를 다시 돌아봤습니다. 나만 주변을 양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를 뿐 주변도 나를 양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기며 더불어 사는 사회의 나를 다잡았습니다. 극심한 회피형이라  도망가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숨한 번 돌리며 끝까지 생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보고또봐도 보고싶고 사랑하는  내 아이. 그렇게 마음에 아이에 대한 사랑이 쌓여갑니다. 아이를 알게되니 아이가 더 사랑스럽고 나를 알게되니 더 큰 사랑을 담을 수 있게되었습니다. 오늘도 노력하고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아이의 노력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칭찬해줍니다. 아이를 건강하게 독립시키는 그 날까지 엄마도 엄마는 처음이지만 아이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큰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되는 그 날까지 화이팅입니다.

#부모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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