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챌린지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교사
땅콩딱
5달전

나의 두 아이들에게

하윤아, 너는 사랑의 씨앗

엄마, 아빠를 연결해준 고마운 씨앗

네가 움 틔우고 싹을 내는 시간 동안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 촉촉한 비가 널 감싸주었지

활짝 피어 따뜻하고 시원하고 촉촉하게 세상을 감싸주는 사랑이 되길.

호윤아, 너는 평안의 씨앗

엄마가 가장 건강하고 넉넉할 때 만난 아이

우리 가족 행복하고 단단히 다져줄 씨앗

마음 넉넉하고 건강하고 든든한 너를 기다리며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굳건히 서 있을 수 있어

너라는 존재만으로 우리 가족 모두 평안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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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다

첫 아이를 낳았다

휠체어를 타고 아이를 보러갔다

아픔에 누워있다 퇴원했다

그렇게 3년..

아이를 또 낳았다

이튿날 링겔대를 잡고 걸어 아이를 보러갔다

저녁엔 가스가 나와 죽을 먹었다

다음날 링거 없이 아이를 보러갔다

젖이 불어 오르는 열 속에 유축을 했다

내 몸이 알고 있다

내 새끼들 곁으로 바지런히 가고 싶은 내 맘을

나는 엄마다

(20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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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시반. 자야한다는 걸 아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호윤이가 열이 난다. 38.8도. 해열제는 먹이지 않고 부랴부랴 열 내리는 마사지를 인스타에서 찾아 자는 아이 팔을 들고 기도하듯 이곳 저곳을 100번씩 만져주었다. 

내일 어찌해야 하나. 근무를 해야하니 어린이집은 가야하고, 미리 내어놓은 육아시간이 있으나 3시에 데리러 가기엔 아이가 너무 걱정된다. 다시 기결취소하고 조퇴를 내야하나.. 자기전 끙끙대는 아이가 수상쩍어 보초를 섰더니 여지없이 열이다. 엄마들의 촉이란 참 대단하다. 

그래도 다행히 식어가던 손발이 뜨끈해져간다. 손발이 차가워지면 열이 더 오른다는 신호라 더 촉각을 세워 지켜야 하는데 한켠 여기서 더 오르지는 않겠지 안심을 해본다. 

9월 1일 복직을 했다. 육아휴직 중에는 “애 둘 엄마예요.”라고 소개하곤 했는데 이제는 엄마이자 교사인 투잡러가 되었다. 아직은 집에 와서 집안일 하고 밥 차리는게 내 본업인양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교사 옷은 왠지 어색한. 1학기를 마치고 그만둔 선생님의 고단함을 고스란히 느끼며 매일 상담전화를 하고 일지를 기록하고 있다. 학년은 2학년인데 고학년 생활지도 하듯 어제는 수업을 멈추고 한명씩 불러 개별상담도 했다. 한 아이는 늘 화를 달고 산다.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쉬라고 했더니 아무것도 못한다면서 화, 같이 왔다갔다 하다 실내화끼리 살짝 부딪혀도 화, 만든 것을 전시하고 두고 가라고 했더니 가지고 갈거라고 하며 화를 내곤 그냥 가버리기도 한다. 첫날부터 자기를 만졌다고 화를 내던 아이는 복직하고 3일째 되던 날 과제 하고 하교하라고 했더니 화를 내며 가방을 싸고 집으로 가버렸다. 수업 중에 화가 나면 갑자기 교실 밖으로 나가버리기도 한다. 아이의 화받이가 되어버린 나는 한켠으론 아이가 밉고, 한켠으로 계속 화를 내는 녀석이 안타깝기도 하다. 들어보니 1학기때 아이아 아파 엄마에게 연락을 했는데 데리러 오지 않았다고 한다. 엄마도 아이가 버겁겠다 싶다. 매일 아침 8시면 학교로 오는 아이. 엄마도 도피처가 필요하진 않았을까? 

어쨌든 그 아이의 영향력과 더불어 수업진행이 어려운 우리반 덕에 하윤이, 호윤이를 만나는 일은 더없이 수월하고 반가워졌다. 그런데 복직한지 4일째 되는 날부터 하윤이가 열이 난다. 광주에 계시는 시부모님이 오셔서 하루를 봐주시고 어찌어찌 주말이 왔고 일요일 강릉 병원으로 달려가 검사도 받고 열이 잘 내리는 듯 해 월요일 유치원에 갔다. 배가 아프다며 보건실에 있던 아이가 설사를 하고 울고 난리가 났다. 급히 신랑이 조퇴를 하고 하윤이를 데리고 가며 걱정말라고 전화를 했는데 하윤이가 엄마를 찾으며 울부짓는다. 그 소리를 듣고 나서부터 아무 생각이 안들었다. 전주 수요일부터 열보초 서느라 잠을 못잔 탓도 있으리라. 동학년 선생님들에게 이야기를 하다 왈칵 눈물이 나버렸다. 얼른 들어가라고, 당장 가보라며 전담 있으니 이날은 우리가 돌아가면서 봐준다고 가족돌봄휴가 다 쓰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러 배려속에 휴가를 쓰고 하윤이를 봤고 참 희안하게도 엄마가 도착한 그 순간부터 하윤이는 괜찮아졌다. 그에 이어 호윤이 중이염이 시작되긴 했지만. 

집에 있는데 반 아이들 생각이 난다. 누구에게 부탁하기에 날선 녀석들이기에 잘 있으려나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돌아온 그날 보결 선생님이 잔뜩 써 놓으신 아이들 사건 기록을 보아야했다. 하하하하. 이건 교사의 촉인걸까? 매일 소리지르며 교사로서의 나를 시험하는 아이들임에도 서로에게 스미고 있다는 뜻일까? 

어쨌든 복직하고 보니 교사이자 엄마인 그녀들의 종종거림을 마주하게 된다. 오늘도 부장님은 아이가 아파 내일은 못나올 것 같다며 동학년 선생님들께 부탁을 하고 갔다. 그냥 그렇게 사는 일. 한켠으로 걱정했던 복직은 그렇게 지나가고 또 일어나고 있다. 

호윤이가 뒤척인다. 얼굴을 지푸리며 온 몸을 쭉 뻗는다. 핸드폰 후레시를 켜고 체온계를 켜 체온을 잰다. 

38.9. 

떨어져라 열아. 부디. 

잘 이겨내자. 내 아들아. (09.20 새벽에)

#부모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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