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챌린지
세 아이를 키우며 성장하고 있는 엄마
해피루피
5달전

결혼 후 3개월 만에 아기천사가 찾아왔습니다. 20대 후반, 전 엄마가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한 생각으로 제가 좋은 엄마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친절하고 자상하며 사랑만 듬뿍 주는 엄마가 될 줄 알았습니다. 육아를 직접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요. 아이를 낳은 그날,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퇴원 후 집에 와서 마주한 육아는 말 그대로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아이는 정말 예뻤지만 자고 싶을 때 못 자고 먹고 싶을 때 못 먹으며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바로 가지 못할 때가 많은 그야말로 내 기본권과 아이를 맞바꾼 느낌이었습니다. 초보엄마는 고군분투하며 아이를 키웠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물론 몸이 피곤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 때가 많지만 아이로 인해 느끼는 행복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정이라는 데에 많은 부모님이 공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2살 터울로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첫째에 이어 둘째도 아들이었습니다. 첫째는 동생에 대한 질투를 친동생보다 7개월 먼저 태어난 사촌동생에게 다 한 덕에(?) 자기 동생에겐 질투보다는 예뻐하며 잘 챙겨주더군요. 그러다 6살 유치원 다닐 때 안 하던 질투를 하며 막무가내 고집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유모차로 동생을 태우고 첫째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데 본인이 유모차에 타겠다며 고집부리는 일이 많아서 길에서 어찌나 씨름을 했는지 그 시절 아이에게 화내며 지혜롭지 못하게 행동했던 일들이 큰아이가 12살인 지금까지도 미안하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 아이에게 그때의 일을 얘기하며 사과했는데 아이는 기억도 안 난다며 쿨하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리고 며칠 후 자기 전 양치하던 큰 아들이 "엄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 하며 물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게'라고 하기에 물건인 것 같긴 했지만 농담으로 "엄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정답!"이라고 하는 거예요.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날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말 한마디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죠. 사랑을 표현해 주는 아들에게 고마웠습니다.

2021년, 계획엔 없었지만 태명처럼 그저 '선물'같은 셋째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주위분들은 "셋째가 딸이었어야 하는데" 하시며 엄마한테는 딸이 있어야 한다면서 저를 안쓰러워하시지만 저에겐 셋째 아들이 하늘에서 보내주신 천사 같고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내 생각과 다짐과는 다르게 아이를 키우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기에 셋째에게는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부모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내가 낳은 아이라고 하더라도 성격, 기질, 성향이 나와 같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그걸 저는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나와 같지 않을 때 답답함을 느꼈고 행동을 고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엔 어려웠지만 아이가 떼를 쓸 때 그것이 들어줄 수 없는 부분이라면 이제는 최소한의 말만 하며 아이가 침착해지기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불필요한 부정적인 감정과 화를 전달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지금의 내 모습대로 첫째와 둘째를 키웠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내 과거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더 성장하는 부모가 되리라 다짐합니다. 

저는 육아에 있어 '기다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마다 발달속도도 다 다르고 성향도 기질도 다 다르기에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이가 투정을 부릴 때에도 물론 당장 빨리 이 상황을 종료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내 마음을 잘 다스리며 아이를 기다려주는 태도가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육아일기를 쓰고 있는데(중간에 안 쓴 기간이 있기도 해요.)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육아는 역시 기다림이었다."라는 말을 여러 번 썼더라고요. 아이가 기저귀를 뗄 떼도 아이가 손가락을 빨았던 문제도 아이의 식습관 문제도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기다리며 사소한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해결이 되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저 또한 그랬고 많은 분들이 알면서도 실수하는 부분이겠지만 잔소리는 상황을 변화시키지 못해요.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죠. 모든 인간관계에서처럼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잔소리가 아닌 대화는 참 중요하더라고요.

최근에 "마음챙김"이라는 심리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감정이 생겼을 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예요. 내 감정에 대한 이유를 알고 내 마음을 온전히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해요. 육아를 하는 엄마에게는 이 "마음챙김"의 태도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 아들을 키우며 참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횡단보도에서, 지하철에서 처음 만난 어르신들이 제가 아들 셋과 함께 있는 것을 보시고는 고생이 많다며 힘내라고 말씀해 주시고 토닥여주시기도 합니다. 처음 만난 분들의 그러한 한마디가 제게 힘이 됩니다. 그저 내가 낳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뿐인데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더 잘 키워야겠다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뿌듯한 일, 육아를 하고 있는 다른 부모님께도 힘내시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모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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