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챌린지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으로(To.삼봉에게)
미피
8달전

엄마는 어릴때부터 할머니 손을잡고 산부인과(미용미용)병원에 다녔어,  호르몬 불균형이라 매달 여자들이 걸리는 마법에 안걸렸거든, 그러고는 어른이 되자마자 다낭성증후군이라는 병명을 알았고 한창 꽃다울 나이에,사실 그땐 엄마가 아직 아빠도 안만났을 땐데도 아기를 갖기 힘들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들었지, 처음엔 내얘기가 아닌것같고 너무 먼 미래에 얘기를 들은것마냥 실감이나지않아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었지

근데 점점 병원을 다니는 횟수가늘고 먹어야하는 약이 늘면서 점차 엄마는 아기씨를 품을수없구나 인정하기로했지 

아마 세상에 억지로되는 것은 별로 없다는걸 알게될 나이쯤되었을거야

내것이 아닌것에 욕심을 부리면 탈이날것만같은거야, 작년에 삼봉이도 먹고싶은거 다 먹고 배탈이나서 (미용미용)병원에 간적있지? 그래서 엄마도 아기씨 품기에 욕심을 안갖기로 마음먹고 아빠를 만났을때 엄마 몸에 대해 사실대로 얘기했어, 아빠는 종갓집 종손이라 꼭 대를 이어야하는 사람이었는데

엄마를 어찌나 좋아하던지 흔쾌히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허락을받고 엄마랑 마치 왕자와공주처럼 결혼을 했지, 둘은 행복하게 살다가 그로부터 5년쯤 지났을까 언제부턴가 엄마 몸이 피곤하고 체력이 안좋아질때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는 병에 걸린걸 알게된거야 아주 나쁜 병은 아니지만 평생 약을 먹어야 되는걸 알았을때 엄마는 아기씨 품기에 욕심안부린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내 몸하나 추스리기도 버거웠거든

원래 모르던 병도 알게되면 더 아프게느껴지는데 엄마가 그랬단다, 그로부터 또 시간은 흘러흘러 3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엄마친구들도 결혼하고 애기를 낳았는데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거야, 갖을수 없던만큼 이모들 아기보러 자주 놀러가서 예뻐해주고 잘 놀아줬더니 아빠는 엄마가 생각보다 아기를 안좋아하는게아니구나 알게되었대, 

그러던 어느날 아빠는 삼촌들과 산의 정기가 좋다고 소문난 홍천 팔봉산가서 좋은공기를 마시며 삼봉까지 올라갔는데 그날 엄마에게 기적이 일어난거야 ! 

아무래도 진심으로 이모들을 축하해주고 조카들을 이뻐하는 마음에 기적이생겼다고 생각했지, 삼봉이가 엄마한테 와줬거든 

10달 동안 엄마뱃속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었다고 했던거 기억하지? 지금도 삼봉이는 침대나 쇼파나 미끄럼틀에서 잘 내려오지만 그때는 안내려와도 되는데 자꾸 골반까지 내려와서 몸이 무거워진 엄마를 편하게 누워있게 해주었지,

그리고 엄마도 몰랐는데 나중에 삼봉이낳고 알았지, 엄마는 아빠 생각대로 아기를 좋아하지않았던건 맞았다고 말이야

대신 좋아하는 감정보다 벅찬 감정이 커서 하루하루가 선물같았대

삼봉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황달수치가 안좋아서 매번 발뒤꿈치에서 피검사를 하면서도 잘버텨준 덕에 엄마랑 아빠는 너를 더 잘키울수있는 용기를 낼수있었어

잘커줘서 엄마가 다시 회사에 복직할때 쯤  엄마랑 떨어지기 싫었던지 장염으로 크게 아파서 입원을 하더니 엄마가 이직을 하니까 폐렴으로 입원을하더니 한달이 채지나지도 않고 아데노바이러스에 걸려서 아파하는 널 보며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주지 못해서 엄마가 너무 미안했단다, 

평소에 같이 못놀아준게 마음에 걸려서 삼봉이 어린이집 방학때라 스케줄을 꽉 짜놨을때였는데 환불이안되서 티켓을 쌩으로 날리니 엄마 마음도 쓰라렸지만 24시간 너를 간호하면서 온전히 너랑 둘이있는 시간 또한 귀하게느껴졌지

그렇게 퇴원을 하고 첫 참여수업을 앞두고 기대하고있었는데 한달새 또 입원할줄이야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줄았았어

그렇게 몸에 좋은 영양제를 먹였건만

그렇게 마스크를 방패삼아 바이러스에 보호 시켰건만

병실에서 삼봉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친구들 참여수업 사진온 걸 보며 울음이터졌던건 서러워서 였을까  

같이 함께 못한 안타까움때문이였을까

그와중에 빨리 책 마저 읽으라던 너의 성화때문이였을까

엄마가 우는데도 자기할말하는 널보며 유전자가 내것이 더 많이 갔구나 아빠유전자가 더 좋은데 잠시 생각했단다

그럼에도 엄마는 삼봉이를 사랑한단다

제발 아프지말고 앞으로도 무럭무럭 잘 자라서 팔봉이가 되거라

산넘고 바다건너 또 산을 넘다보면 우리도 건강해질거야

따지고보면 집안 내력인데 할머니의 엄마가 약해서 할머니가 약하게 태어나고 할머니가 약해서 엄마가 약하게 태어났고

엄마가 약해서 너를 단단하게 낳지못했지만

너라도 건강해져야하지않겠니

그래도 아빠는 건강하니 엄마보다는 건강할거야

집안 내력은 접어두고 우리 같이 많은 산을 넘어서 강해지자구나

병원에서 링겔선꽂고도 종횡무진 달리는 너를보며 얼마나 

기특하던지 몰라 엄마는 늘 달리기를 꼴찌했는데 

너는 달리기 꼴등은 아니겠구나 

병실만 아니라면 드넓은 초원에서 얼룩말이 달리듯

집앞마당에서 병아리가 종종걸음으로 걷든

산 위에서 멀리 훨훨 나는 독수리처럼

연못에서 살짝살짝 뛰는 개구리처럼 

울타리 위에서 꼿꼿히 버티고 서있는 꼬꼬닭처럼 

너가 다니는 그 어느곳에서 즐겁게 놀아도 엄마는 언제든

다 안아주고 널 지켜줄께

제발 입원만 하지말아다오 삼봉아

너도 아프고 싶어서 아프겠냐만 원래 어릴때 많이아프면

커서 덜 아프다는 속설이 있대

엄마는 원래 미신을 안믿지만 너가 아플때마다 그말만은 믿고싶더구나 

너의 앞날에 엄마가 따뜻한 햇빛이 되줄께 사랑한다 내아가야♡

#아이병원
8
1
0
목록보기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