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화 괴물을 물리쳐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낍니다.

기쁨, 즐거움, 슬픔, 무서움, 두려움 등 우리 안에는 너무나 많은 감정이 있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러한 감정들을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됩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는 ‘감정 수업’, ‘감정 교육’이라는 단어들.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치는 키즈 스피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도 오랜 시간 동안 감정 교육을 해왔는데요.

맘블리 독자분들은 감정 교육이 왜 필요한지 아시나요?

감정은 한 가지만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여러 가지 감정들이 다 뒤섞여 있죠.
그래서 가끔 우리는 “감정이 복잡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른들도 복잡한 감정이 들면 스스로 혼란이 오게 되는데요. 아이들은 어떨까요?

실제로 아이들에게 “기분이 어때?”라고 물어보면,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이 느낀 감정이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은 어른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만, 다양한 감정의 이름도 모른 채 낯선 감정들을 겪게 된다면 어른보다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내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인식하는 것. 내 마음속 복잡한 감정을 ‘나에게 이런 감정이 있구나’로 수용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정 수용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감정 단어를 배우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각 감정에 따라 몸이 변화까지 깨닫게 되면 곧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인 다음은 감정 표현입니다.
나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인식했으니 이제는 적절하게 그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감정은 모든 사람이 지닌 것이지만 이것을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표현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어요.

어떤 사람은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표현해서 결과가 난감해질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아예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본인을 망가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감정 교육을 하게 되면 내 마음속 감정들을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여 해소하고 건강한 정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감정 교육을 받고 난 이후의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다채롭게 표현하게 되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기분을 ‘좋다, 나쁘다’로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오늘은 사실 조금 쑥스러웠어.”, “조금 난처했어.”등의 말을 해보는 거죠.

이런 감정 교육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대처할 때 빛을 발합니다.


📖

< 앨리가 화가 났어요! >

ⓒ이은예, 맘블리 앰버서더
ⓒ이은예, 맘블리 앰버서더

우리는 가끔 화가 난 사람을 보면 괴물이 떠오르기도 하죠.

이 책의 주인공도 자신의 동생 앨리가 화가 난 모습을 보고 화 괴물이 나타났다고 표현합니다. 처음엔 빨간색 괴물 모습이었던 앨리는 화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으로 변해가며 안정을 찾고 결국 본래 앨리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화가 난 정도를 색깔의 변화와 화 괴물의 크기로 비유하는 부분이 참 재미있습니다.

여러 부정적인 감정 중에서도 ‘화’라는 감정은 사실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이 견디기 힘든 감정인 것 같습니다. 감추기엔 너무나 티가 나고 표현하기엔 다소 공격적으로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른도 감당하기 어려운 이 ‘화’라는 감정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처하라고 가르칠까요?

아이가 화가 난 상황에서 그 이유를 찾아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른인 우리에게도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남편 때문에 화가 났을 때를 떠올려보면 ‘아~ 남편이 오늘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아서 내가 화가 났구나. 그럼, 오늘 집에 남편이 들어오면 집안일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화라는 감정에 휩쓸려서 이성적인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화가 났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나만의 화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더욱 화가 자주 납니다. 자아가 생기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게 막는 이유를 아직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럴 때 아이에게 왜 안되는지 설명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화를 가라앉힌 후에 해야 합니다.

첫째, 배개를 툭툭 때려요. 

둘째, 인형을 있는 힘껏 안아줘요. 

셋째, 촛불을 부는 것처럼 심호흡을 “후우~”해요. 

넷째, 10부터 거꾸로 세어보아요. 

앨리가 화를 풀어가는 네 가지 방법.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우리가 앨리인 것처럼 화를 연기하며 이 네 가지 방법을 같이 따라 해보았어요.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우리에겐 화를 푸는 놀이가 되어버렸습니다. 


👩‍👦

다빛이네 대화독후감

어느 날 오후, 어린이집에서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어요.

“엄마, 친구 집에 가서 놀고 싶어.”

“친구와 미리 약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갈 수 없어.”

저는 계속 갈 수 없는 이유를 차분히 설명해주었지만, 아들은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에 결국 혼자 화가 났어요.

“으으으~ 나 화 괴물이야!”
옆에서 걷던 아들이 외쳤어요. 

저는 그 말이 화를 푸는 놀이 하자고 들렸고, 바로 1단계부터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아 진짜? 그럼, 엄마 손바닥을 툭툭 쳐봐~ 원투! 원투!”

“원투! 원투!”

“어때? 이제 화가 조금 가라앉았어? 어? 얼굴을 보니 정말 주황색이 된 것 같네”

저의 얘기를 들으면서, 아들은 화 괴물이 작아졌다는 듯 자기 몸을 작아진 척했어요.
화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엄마 이번에는 꼭 안아줘~”

“맞아. 두 번째 단계지! 이리와~”

“그다음은 촛불 모양 손가락 해줘~”

제가 엄지손가락을 촛불처럼 세우자 아들이 “후우~”하고 불더라고요.

이제 화는 다 가라 앉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약간 짜증이 난 듯한 아들의 표정을 보고 저는 낄낄낄 웃음이 새어 나왔어요.

“이제 마지막이야!”

마지막 단계를 외치고 아들과 저는 너나 할 것 없이 동시에 입을 모아 숫자를 세기 시작했어요. 

“열~ 아홉~여덟~일곱~여섯~다섯~넷~셋~둘~하나. 와아~!”

우리는 두 손을 번쩍 들어 만세를 하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어요.

“이제 어때? 기분이?”

“엄마, 화 괴물이 없어졌어! 야호!”

아들은 가슴을 활짝 펴고 씩씩하게 집으로 걸어갔어요.
아이의 걸음마다 펄럭이는 망토가 보이는 것 같았어요.

ⓒ이은예, 맘블리 앰버서더

그 이후로도 동생이 화가 나면 자연스럽게 첫째 아들이 둘째와 화 푸는 놀이를 하더라고요. 

“흥! 삐져떠 ~~”

“그럼 열부터 거꾸로 세어볼까?”

“흥!”

“아니면 내가 안아줄까? “

“응응!!”

아직은 어린 둘째 아이는 오빠의 말에 금방 화를 풀고 배시시 웃곤 합니다.

앨리의 네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화를 조절해본 아들은 동생의 화까지 달래준답니다.
책 속 앨리를 보고 자신의 화도, 다른 사람의 화도 조절하는 방법을 알게 된 거죠.

물론 이 방법이 늘 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마음에 화라는 감정이 들어왔고 그 감정을 제어해보려고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감정 교육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표현하며,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감정교육이니까요.

책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아이가 주체가 되어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도구는 바로 그림책입니다. 책은 언제나 교육에 자연스러움을 더해주지요.

감정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교육하면 더욱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감정 동화를 읽어보아요. 책의 내용이 하나의 놀이가 되어 자신의 감정을 유연하게 다루는 아이가 될 수 있을 겁니다.

💡 감정 관련 책을 읽을 때 대화 꿀팁

1. 아이가 느꼈을 만한 다양한 감정 단어를 책으로 가르쳐주세요.
일상 속 그 감정을 내비칠 때 아이의 감정을 미러링(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해주세요.

2. 다양한 단어의 차이에 관해 대화해보세요.
미묘한 차이를 이해한 친구가 적절한 상황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어요.

3.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대화를 나눠보세요.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부정적 감정은 회피하거나 대처하려고 하지 않아요. 격려와 함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며 건강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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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방*이
    7달전

    동감이가는내용이네요
    실제로아이듥키우는엄마라그런지 다르네요

  • 서*지
    7달전

    아이들이 실제로 책의 내용들을 적용하는게 넘 사랑스럽네요~
    어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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