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책 돗자리 만들기 놀이


2.책은 가성비 좋은 최고의 장난감

2-1. 책 돗자리 만들기 놀이


안녕하세요! 따스한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분주한 신학기로 마음도 몸도 바쁘셨을 텐데 잠시 앉아서 편히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추억 놀이 좀 해볼까요 ^^ 잠시, 온 세계가 반짝이는 트리 장식과 선물을 주고받는 가족, 연인, 친구들로 행복과 분주함이 가득한 성탄절을 떠올려 봅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기 위해 지난해는 어떤 선물을 준비하셨나요? 요즘에는 산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이 있어서 어떤 친구들은 산타 할아버지가 언제 고향 핀란드에서 출발하셨는지도 확인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믿음을 지켜주기 위해 애썼던 모든 부모님 칭찬하고 또 응원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요즘 우리 아이들은 사실 ‘결핍이 없는 세대’라고 불리지요. 물론 각자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절대적인 빈곤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유·초등 아이들을 위한 가정당 소비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자녀가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것을 안 해주고 싶은 부모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요즘 우리 아이들은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 소셜커머스, 중고직거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미 엄청난 소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 지인이 다섯 살짜리 아이가 문득 너무 조용해서 놀라 달려가 보니, 스마트폰으로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 장바구니에 약 3,000만 원 정도의 물품을 열심히 담고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뜻한 방 안에서 세상 모든 물건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세상.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갖고 싶은 그 모든 물건을 사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인 우리는 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고 그 과정과 결과 속에서 아이들을 설득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장난감 백화점, 안 가보신 분들이 없으실 거랍니다. 어린이를 둔 부모라면 주말 나들이 코스에 꼭 포함된 곳이 장난감 백화점, 마트 장난감 코너, 정말 급한 경우에는 동네 문구점이나 다이소까지. 아이들의 장난감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고, 정말 예쁘고 아기자기한 놀잇감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사실 돌아보면 우리 아이들의 장난감은 엄마, 아빠의 개인적인 취향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구매하는 부모의 취향도 반영될 수밖에 없겠지요 ^^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모든 특별한 날 선물에는 ‘책’이 꼭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책이 무슨 특별 선물이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물로 받은 책으로 아이들이 즐거운 활동을 지속해 하고 있다면 아이에게 책 선물은 새로운 장난감 선물과 같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진 책일까?’  ‘이번 책은 어떤 물건이 나오는 이야기일까?’ ‘우리 집에 비슷한 다른 책이 이미 있는 걸까?’

세상에서 너무나 귀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고민하고 비교하고 골라서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의 장난감 중 최고의 장난감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 놀이 1탄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흥순이가 6세, 흥돌이가 3세 때입니다. 워낙 깔끔하게 살림도 잘 챙겨 주시고 아이들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시는 친정어머니가 있어 걱정 없이 열일을 하던 때입니다. 급한 일정이 생겨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흥남매가 엄마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TV 앞에 바짝 붙어 앉아 뽀통령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가끔 시간을 정해서 필요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회사에서 돌아온(그것도 평소보다 엄청나게 일찍~~~ 들어온 반가운 나를) 엄마도 반기지 않고 넋을 놓고 앉아있는 두 아이의 뒷모습을 보자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교육 전문회사 독서 논술 전문가라는 엄마의 자녀인데, 이거 괜찮은 건가?’ 라는 생각으로 엄마께 여쭈었더니 매일 어린이집 하원부터 저녁 준비하는 시간까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도리어 현실 상황도 모르고 책에서 나오는 소리나 하고 있다며 된통 혼이 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나름 독서전문가의 자녀인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날 밤 아이들을 재우고 가족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친정엄마와 남편은 제가 밤에 가족회의 소집하는 것을 아주 불편해하십니다. ㅋㅋ 회의를 마치고 나면 책 4-5권은 강제로 읽은 느낌이라고요 ㅋㅋㅋ) 우리 아이들이 하루에 2~3시간을 앉아 TV를 본다면 책을 읽는 습관을 키워주기가 어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이미 익숙해져 버린 시간이 있고 할머니가 통제하기 어려우니, 티비 코드를 뽑고 고장 나서 켜지지 않는 거로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할머니와 아빠의 큰 희생으로 우리 집은 그 후로 1년 반 정도 후 이사를 할 때까지 TV 전원이 켜지지 않았습니다.

늘 보던 시간에 TV가. 아무리 리모컨을 누르고 소리쳐 불러봐도 켜지지 않으니, 아이들은 포기하고 다른 놀잇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할머니를 아주 귀찮게 하는 통에 여러 번 TV가 켜질 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했으니 절대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고 계속하고 싶어 하는 책 놀이 활동이 뭘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기억나시나요? 어릴 때 책상 밑이나 식탁 아래, 피아노 아래 등 좁은 공간에 나만의 소중한 물건들을 가져다 두고 이불이나 보자기를 덮어 비밀기지를 만들어 보던 일 말입니다. 보자기를 고정하겠다고 돼지 저금통과 무거운 책을 가져와 보자기 위에 올려 두던 그때의 기억이 저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비록 다 열어보진 않았지만, 그때 가장 마음에 드는 책으로 골라서 내 비밀기지의 중요한 보자기를 고정했던 그 기억, 책과 관련한 이런  작은 재미있는 추억들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근 후 아이들과 일과를 이야기 나누면서 오늘 가장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공룡 이야기책을 읽었다며 ‘공룡’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시작한 아이들에게 “얘들아, 혹시 우리 집에도 <공룡>이 그려져 있있거나 <공룡>이라고 쓰여 있는 그런 책이 있을까~~~?” 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아이는 각자 달려가서 자신이 알고 있는 <공룡>이 그려진 책을 가져오기 시작합니다. 실제 공룡과 관련이 전혀 없는 주제이지만 친구로 나온 공룡만 있는 장면이 있어도 그 장면을 찾아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 것이 너무 기특해서 모으기 시작한 책은 7권이 훌쩍 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기가 가져온 책을 들고 모인 우리는 그 자리에서 공룡이 보이는 장면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책은 읽기만을 위한 책이 아닌, 돗자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펼쳐놓은 책 위를 흥남매는 신나게 지나다니며 서로 공룡을 밟았다고 소리를 지르며 까르르 웃고, 더 있을지도 모른다고 페이지를 넘겨보고, 또 생각이 났다는 듯이 다시 책장으로 뛰어가길 반복하며 정말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전 아이들에게 작게 속삭였습니다. “얘들아, 할머니한테 혼나더라도 우리 이거 내일까지 치우지 말고 그대로 두자~~ 이거 우리만의 새로 나온 책 돗자리니까~~~!!” 아이들은 너무나 신나는 표정을 “좋아~~~~~~~”를 외치며 내일은 또 어떤 책을 고를 거냐며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퇴근이 늦어지거나, 급한 일정이 생겨 아이들과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없는 날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런 날에는 아이들에게 미리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엄마가 내일은 늦어서 우리 흥순이, 흥돌이가 코 잠들면 들어올 거 같아. 근데 엄마가 들어왔을 때 흥순이랑 흥돌이가 엄마를 위해 책 길을 만들어주면 너무 감동적일 것 같아! 어떤 책으로 골라서 길 만들어 줄 거야?” “엄마, 나는 공주~~ 공주책으로 길 만들어줄 거야~~~.” “엄마, 나는 토끼~~ 토끼 책으로 길 만들 거야!”

늦은 밤, 현관문을 들어서서 아이들이 삐뚤빼뚤 만들어놓은 책 길을 밟으며 퇴근해보신 분, 또 있으신가요? 우리집 책들은 책꽂이 대신에 돗자리도 되고, 길도 되고, 베개도 되고, 벽도 되고, 방패도 되는 최고의 놀잇감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등 6학년, 3학년이 된 우리 흥남매의 거실에는 여전히 어제 읽다 만 책과 서로 보여주고 싶은 책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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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호호맘
    1달전

    흥순이, 흥돌이의 독서습관을 위해 온 가족이 동참한 모습이 보기좋고 도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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