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공항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타러 가는 길!
남편이랑 둘이 여행갈 땐 면세점도 꼭 들렀다 가곤 했는데, 아이랑 둘이 가는 첫 비행에서 면세점은 사치다 사치.
이때 환율이 제일 많이 올라가 있을 때라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 들러 볼까 싶다가도… 이런저런 생각 할 틈도 없이 아이는 직진한다.
“엄마 이거 봐봐~”, “저기 아니야?”
말 끝남과 동시에 여기저기 멀리 뛰어 가버리는 비글 아들.
저 멀리 큰소리로 “빨리 와, 여기야 여기!!”하고 몇 번을 소리쳤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공항에 여유롭게 도착하면 뭘 하나, 엄마 속이 타들어 가는 걸 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탑승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진땀빼며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다행히 탑승 수속 진행 중인 줄이 길었고, 늦지 않게 항공권과 여권 확인 후 탑승했다.
🛫
우리 옆자리가 비어있길 바랐으나 3-3-3 배열 중 좌측 창가 쪽 우리가 탈 자리에 가보니 복도 쪽에 키 크고 덩치 큰 외국인이 앉아있었다.
14시간 잘 부탁합니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은 우리.
다행히 아이는 비행기 이륙부터 착륙까지 아주 편안히 잘 보냈다.
그런데 창밖을 보여주고 싶어서 예약한 창가 좌석이 복병이 될 줄이야…
복도 쪽에 앉은 외국인은 안대를 끼고 담요를 덮어쓰고 비행 내리 잤는데, 문제는 아이의 화장실 타이밍이었다!
기내식 먹고 대부분 화장실 갈 시간대에는 안 가고 싶다고 하더니, 조용할 때 가고 싶다고 얘기하는 아이.
“Sorry, Sorry”를 연발하며 그 외국인을 깨울 일이 3번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다시금 깨달았다. 아이와의 여행은 창가고 뭐고 우선 화장실 가기 좋은 곳으로 예약하기로!! (그래서 오는 비행기 편은 복도 쪽으로 좌석 변경했다는 후문이…)
✈️
13시간 50분의 비행 끝에 프랑크푸르트 공항 도착.
집에서 1시간 넘는 거리의 공항까지 우리 모자를 마중 나와준 동생이 너무나 고마웠다.
동생네 집에서는 흰 밥과 된장국 그리고 양념 소고기에 소시지까지 구워 우리를 환대해주었다. 완전 감동!
다음날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된 건지 오전 7시에 눈이 떠져서 아이랑 같이 산책할 겸 선글라스를 챙겼다.
“엄마 독일말로 안녕하세요는 뭐예요~”하고 묻길래 Guten Tag(구텐 탁), Danke(당케) 정도를 알려주었더니 지나가는 사람마다 “구탠 탁~~”하며 친화력을 발휘하는 아이.
올케언니랑 아들 둘을 데리고 Kaufland라는 독일 마트를 갔다.
언제나 마트 가는 길은 설렌다.
나보다 더 흥분한 아들 둘 때문에 정신없이 장을 보고 46유로 정도 나왔는데 내가 결제했다.
무엇보다 앞으로 우리 두 모자의 식사 챙기시느라 머리 아플 올케언니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오는 길에 집 밖으로 보는 마을의 집들이 하나같이 너무 예뻤다.
✈️
8월 첫 주부터 유럽 전역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라 물놀이장을 찾게 되었는데 독일의 워터파크 시스템은 어떠할지 기대되었다.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던 Monte mare는 워터파크라기에 규모는 작았지만, 키즈풀이나 야외 피크닉존, 스낵바, 탈의실 등의 시설이 잘 되어 있었고 워낙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매시간 파도 풀도 운영하고, 실내와 야외로 이어지는 풀장은 아이들에겐 꿈의 놀이터였다.
한국에서처럼 래시가드를 위아래 입고, 햇빛 가릴 방수 모자에 아쿠아 슈즈를 신기고 구명조끼까지 입은 아이에게는 더 이상 무서울 게 없었다.
하지만 독일 현지 아이들 중 상의까지 래시가드를 입는 친구는 없었고, 거의 다 비키니나 실내 수영복, 남자아이들은 보드숏 같은 팬츠만 입고 놀고 있었으니 한참 놀던 아이도 나중에는 독일 친구들을 의식하기도 했다.
물론 머리 색도 눈동자 색도 다르다 보니 신기했겠지만, 자연 친화적으로 장비 없이도 수영하는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서 점차 우리 아이도 용기를 내게 되었다.
이 곳의 입장 방식은 우리나라와 좀 달랐다.
입구 계산대(Kasse)에서 계산 후 팔찌와 노란 코인을 주는데 그걸 넣고 다시 받아서 입장했다.
그리고는 탈의실에 가서 그 노란 코인과 팔찌를 결합하는 형태로 만들어야 짐 보관함이 잠겼다.
참고로 그 팔찌로 매점 안의 모든 결제가 다 되고 나중에 나올 때 먹은 만큼 계산하면 되는데 이는 한국 워터파크와 흡사했다.
2층엔 사우나&자쿠지가 있는데 여긴 남녀혼탕이었다.
독일 사우나 문화의 초 자연주의 문화를 접할 수 있으나 모든 옷을 벗고 독일 현지인들과 사우나를 즐기기에는 내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되었기에, 올라가 보지는 않았다!
✈️
독일 하면 떠오르는 것 중 자동차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워낙 자동차나, 기차, 비행기, 배 등 탈것을 좋아하는 아이라 한국에서 자동차 박물관도 많이 다녀왔었다.
그 중 메르세데스 벤츠를 설립한 카를 벤츠라는 인물도 독일 사람이고, 아이랑 자주 읽었던 책에도 카를 벤츠의 첫 자동차 발명하게 된 이야기를 익히 봤던 터라 실제로 독일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동차 박물관에는 꼭 가보고 싶었다.
슈파이어(Speyer)라고 초대형 기술박물관(Technik museum)을 다녀왔는데 역시나 탈것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천국 같은 곳이었다.
최초의 자동차, 증기 기관차도 체험해볼 수 있고 실제로 종류도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 쪽에는 소방차가 시대별로 변화한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남자아이들 아니랄까 봐 두 아이 모두 소방차에서 오래도록 시간을 보냈다.
독일에선 대부분 공원이나 박물관에도 음식물 반입할 수 있는 곳이 많았는데, 단점은 실내에 에어컨이 없다.
하지만 야외에도 볼거리, 탈거리가 많고 그늘진 곳에 가면 바람도 불기 때문에 아이랑 다닐 때 못 버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외출할 때 휴대용 선풍기는 무조건 필수.
제일 자주 간 근교의 다이노파크는 공룡을 테마로 한 거대한 규모의 공원인데, 이 시설에는 놀이터도 다양하고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발도 담그고 놀 수 있게 만들어 놓아서 가족 모두가 오기에도 너무 좋은 곳이었다.
공원 가운데 매점에서는 저렴한 가격대의 간식들도 팔고, 감자튀김에 맥주나 아이스크림도 있다.
놀이터도 대략 3가지 테마가 있었는데, 펌프의 원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만든 곳, 유아들이랑 함께 놀기 좋은 곳, 4세 이상 부터 초등~중등까지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진 곳으로 나누어진다.
우리 아이도 여러 곳을 탐색하며 다녀보는데 어떤 곳은 생각을 많이 해야지만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었다.
모험심이 강한 아이라 정말 어려워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를 때를 빼고는 집중해서 노는 모습이 더 많았다.
나중에는 사고력 놀이터를 모두 습득해서 굉장히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엄마~~나 좀 봐봐~~”를 연신 외쳤다.
🛬
첫 주 주말에는 차로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하이델베르크에 갔다.
독일에서 명문대들이 모여있는 지역이라 관광객도 많이 오지만 대학생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라고 한다.
도착하자마자 너무나 멋진 성곽과 자연풍경에 매료되었고, 그냥 그 자체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역시나 우리 아이들, 입구부터 아이스크림 파는 곳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레몬 맛을 고른 아이의 아이스크림에 꿀벌이 달려든다. 독일에서는 파리보다 벌을 훨씬 더 많이 볼 수가 있다.
고풍스런 풍경과 하이델베르크의 약국 박물관을 탐험하고 성곽 바깥 풍경을 보러 갔다.
저 멀리 보이는 강과 다리들, 그림 같은 풍경에 잠시 넋을 잃었다.
그런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며 초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나라, 약속을 허투루 여기지 않고 정직함을 준수하는 나라, 그런 나라가 독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국 절차 중 독일입국관리자의 질문 3가지
“누구랑 왔니? 왜 온 거니? 주로 어디에서 지내니?”
독일어로 대답 하지 않고, 짧은 영어로 해도 충분히 알아듣는다.
나갈 때 세관 쪽에서 “너 혹시 1,000유로 이상 가지고 있니?” 라고 묻는데 순간 Yes라고 대답할 뻔했던 기억이 있다.
간단한 독일어
독일은 시간대별로 인사말이 다른데,
어렵지 않으니 아이에게 알려주고 같이 인사하면 좋다.
아침 인사 : Guten Morgen (구텐 모르겐)
점심 인사 : Guten Tag (구텐 탁)
저녁 인사 : Guten Abend (구텐 아벤트)
고마워 : Danke (당케)
Monte mare 실내수영장
몬테마레는 딱 적당한 수온으로 적정 가격에 놀다 올 수 있어서 아이들 에너지 빼기에도 딱 좋다.
시간제한 : 3시간
(시간 3시간 초과 시 1시간에 1.5유로 추가되니 참고)
입장료 : 어른 8.5유로, 만 4세 이상 6.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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