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시작하려면 우선 걱정이 앞선다. 날씨가 많이 춥지는 않을지, 캠핑장이 아이들에게 위험하지는 않을지 온갖 걱정이 드는게 사실이다.
나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꼼꼼히 계획을 세우는 습관이 있는데, 여행을 가기 전에 일정을 짜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별로 나눠서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내 스스로 명확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불안하다.
캠핑은 나에게 그런 것이었다. 여행이나 힐링이 아닌 그저 걱정되고 불안함 그 자체.
아이들과 처음 캠핑을 갔을 때가 나에게도 첫 캠핑이어서 아무것도 몰랐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과는 완전히 또 다른 신세계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들과 캠핑하기전에 했던 걱정들과 지금까지 캠핑을 하면서 몸소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내가 초보 캠퍼였던 시절, 누군가 나에게 알려줬으면 했던 내용들을 몇가지 정리해본다.
캠핑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 캠핑의 ‘ㅋ’자도 모르면서 남편의 부추김에 시작했던 나도, 막상 캠핑을 시작하고 나서야 캠핑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알았다. 캠핑은 성향에 따라, 날씨와 계절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제법 많다.
나는 주로 아이들, 신랑과 함께하는 가족 캠핑을 다니기 때문에 제법 무난한 시설과 놀거리가 갖춰져 있는 오토캠핑을 선호한다.
오토캠핑은 자동차를 뜻하는 오토(Auto)와 캠핑을 합친 단어로, 캠핑장비를 차에 싣고 캠핑장으로 이동한 후 차 근처에 텐트를 치고 즐기는 캠핑을 말한다.
크고 넓은 공간에서 편히 쉬고 싶은 캠퍼들이나 부족함 없이 캠핑을 즐기고 싶은 캠퍼들이 선택하는 캠핑으로, 부피가 크고 무겁더라도 차에 모든 짐을 싣고 떠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짐 가짓수가 많아지는 만큼 세팅과 철수에 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고.
또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캠핑의 형태이기 때문에, 전문 오토캠핑장에서 자체적으로 나눈 사이트(텐트를 설치하는 공간)를 예약하여 이용하는 형식이다. 예약한 사이트에 텐트를 설치해 생활하며 개수대, 화장실, 샤워실, 매점등의 부대시설은 공용으로 이용한다.
지금은 내가 어떤 캠핑장을 선호하는지, 캠핑장을 예약할 때 어떤 것들을 보는지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무엇이 우리 가족과 맞는지 몰라서 여러 캠핑장을 경험해보았다.
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다니던 사람도 처음부터 어떤 캠핑 스타일과 잘 맞는지 알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캠핑을 모르던 사람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이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겪어봐야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캠핑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캠핑장 고르기
신중하게 캠핑장을 선정하고 선정한 캠핑장의 배치도를 보며 편의시설과 아이들 놀이시설을 미리 알고 간다. 요즘은 캠핑장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을 기준으로 선정하는지가 중요하다. 선정하는 기준이 편의시설이 깨끗하고 가까이에 있는지가 될 수도 있고, 아이들 놀거리가 풍부하게 있는지가 될 수도 있으니 각자 기준에 맞게 여러가지 후기글을 찾아보며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캠핑장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고 가야 한다. 예를 들면 온수시간이나 놀이시설 운영시간 같은 것. 어느 캠핑장은 온수가 몇시까지만 나오고 안나오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이들의 놀이시설이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갈 때에는 중요한 체크사항이기 때문에 캠핑장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이나 블로그 후기를 잘 살펴보고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사이트 고르기
초보 캠퍼 시절, 내가 사이트 예약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예약이 가능한 자리 중에 편의시설이 제일 가까운 사이트였다.
자연 속 캠핑,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캠핑장의 풍경이나 뷰 같은 건 생각하지도 못했고, 무조건 아이들과 함께하다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기 좋을 것 같은 곳 위주로 사이트를 찾아 예약했다.
물론 지금은 편의시설도 중요하지만 주변 풍경도 고려한다.
여러번 가 본 곳은 계절마다 찾는 사이트가 있을 정도.
사이트를 고를 때 편의시설이나 뷰도 중요하지만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캠핑장 사이트의 형태. 캠핑장마다 사이트의 형태는 나무데크, 파쇄석, 잔디 등 캠핑 종류 만큼이나 다양하다. 나무데크는 캠핑장마다 크기가 각양각색이라서 가지고 있는 텐트 사이즈를 잘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나무데크는 아이들에게 다소 위험할 수 있는데, 뛰어오다가 걸려서 넘어질수가 있어서 조심해야한다.
또 사이트가 심한 오르막이나 경사에 있는 곳은 아이들에게 위험해서 피하는 편이다.
파쇄석이나 잔디 사이트는 텐트 사이즈에 크게 구애 받지 않아서 피칭하기 좋다.
예약하기
시설이 좋거나 특색 있는 캠핑장은 인기가 많아 서둘러서 예약해야 한다.
나는 캠핑장 예약을 보통 한달전부터 검색하면서 가려는 날짜에 자리가 있는지 보고 예약을 하는 편인데 갑자기 가능한 날짜가 생기면 하루, 이틀 전에도 급 예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평일에는 자리가 있어서 하루, 이틀전에도 가능하다.
인기있는 캠핑장을 가고 싶은데, 자리가 없을 때 예약할 수 있는 팁이 있다.
기존에 예약했던 사람들이 무통장입금으로 예약을 했을 때 입금기한이 지나면 자동취소가 되는데, 그 때 취소자리가 나와서 예약이 가능하다.
캠핑장 주변 놀거리, 볼거리 알아보기
캠핑을 했던 초기와 지금 달라진 것 또 하나, 예전에는 캠핑장 자체에 집중해서 알아보고 선택했다면, 지금은 캠핑장 주변에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없는지 찾아보고 예약을 하는 편이다.
캠핑장 주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미리 검색해서 가면, 캠핑장에서 뿐만 아니라 돌아오는 길까지도 더욱 풍성한, 마무리까지 완벽한 캠핑 여행이 될 수 있다.
처음으로 장시간 야외에서 생활하는 환경에 대해 미리 알고 아이들에게도 떠나기 전부터 설명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우리집 첫째와 둘째는 싫어하는 곤충이나 벌레 그리고 추위와 더위에 예민하지 않았다. 캠핑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주한 곤충과 벌레를 보고 추위와 더위도 자연스럽게 경험한 것 같다.
하지만 온실 속 화초처럼 따뜻한 집에서 주로 생활하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밖에서 야외 취침을 하게 된다면 어색해 하거나 갑자기 예민해질수도 있으니 캠핑을 떠나기 전에 달라지는 환경을 예상해보고 아이에게 설명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적인 캠핑 예절 알려주기
캠핑장에 도착하면 우선 우리 자리(구역)와 어디까지 경계인지 알려주고, 다른 구역에는 가지 않는다고 알려준다.
모든 캠핑장에는 매너시간과 소등시간이 있는데 매너시간에는 되도록 조용조용하게 얘기하는 시간으로 그 시간에 아이들이 떠들거나 돌아다니지 않도록 일러주어야 한다. 매너시간은 보통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는 시간이라 어른들이 주의하면 될 것이다.
아이들 컨디션 체크
가을, 겨울철에 캠핑을 계획하면 떠나기 3-4일 전부터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집에서 따뜻하게 케어하는 편이다. 초가을부터는 캠핑장에서 오후가 되면 제법 쌀쌀하기때문에 감기 걸리기가 쉽다. 그래서 출발하기전부터 신경을 쓰고 도착해서도 얇은 옷을 여러 겹 입히고 목에는 손수건을 꼭 둘러준다.
준비한 캠핑용품이 아이들에게는 혹시나 위험용품이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텐트를 피칭하고 캠핑용품을 배치하면서 아이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쪽으로 날카로운 부분이나 걸리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예를 들면, 여름에는 보통 타프를 치고 그 안에 작은 여름용 텐트를 설치한다.
타프를 설치할 때는 길게 대각선으로 타프끈을 바닥에 고정시키는데, 아이들이 뛰다가
못 보고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밤에는 더더욱 안보여서 더 위험하다. 그래서 타프끈에 달 수 있는 작은 LED 전구를 달아주어 아이들이 조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캠핑난방기구 중에서 팬히터가 아닌 난로를 사용하는 경우, 혹시나 아이들이 뛰다가 넘어질 수 있으니 아이들과는 멀리 위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과 캠핑할 때 신경 쓰이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밤에 잘 때 아이들이 깨서 울지는 않을지, 그 소리가 옆 텐트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아이를 달래서 잘 재울지도 고민해보고 준비해야한다.
그리고 텐트를 피칭하면서도, 캠핑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집중해야한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다칠지 모르니 아이들이 위험한 곳에 가지는 않는지 많이 뛰거나 하지는 않는 지 아이들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버너나 난방제품도 아이들에게 위험하다고 알려주고 주의시키고 또 우리도 아이들을 잘 살펴야 한다.
혹여나 아이들이 다치더라도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고(쉽지 않다는 건 알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캠핑장 근처에 있는 병원을 미리 알아 두면 좋을 것이다.
1. 상비약
1박2일 혹은 2박3일의 짧은 일정이라도 아이들이 평소에 거부감 없이 잘먹는 상비약을 꼭 준비해야한다. 약국에 가면 포로 되어서 나오는 시럽형태의 약이 있는데 보통 종합감기약과 해열제, 소화제 등을 준비하고 소독약, 상처연고, 벌레물린데 바르는 연고를 준비한다.
2.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엄마, 아빠가 정신없이 텐트를 피칭하는 동안 앉아서 놀 수 있도록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각자 준비시킨다. 예를 들면 스케치북, 색연필, 가위, 풀, 평소에 잘 가지고 노는 자동차 장난감이나 소꿉놀이 등이다.
3. 애착 인형이나 애착 베개
또 낯선 환경에서 잠을 자야 하니 평소에 잘 가지고 자는 애착인형이나 베개도 꼭 챙기길 추천한다.
4. 두툼한 여벌 외투나 담요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캠핑장의 밤과 새벽 온도는 집에서 느끼는 추위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두툼한 여벌외투나 담요를 꼭 챙겨야한다.
5. 운동화, 슬리퍼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신고 벗기 편한 운동화나 슬리퍼를 챙기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 캠핑을 따라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득 아이들이 캠핑을 따라나선 이유는 그저 엄마와 아빠가 캠핑을 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야 재밌다고 함께 다니지만, 훗날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자라서 친구와 노는 게 더 좋고, 캠핑보다 게임이 더 재밌어서 더이상 따라오지 않겠다고 하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신랑과 대책회의(?)를 한 적이 있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캠핑 장비를 사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로 얘기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리기때문에 오토캠핑을 하는 우리지만, 아이들이 자라면 노지캠핑을 할 수도, 카라반을 장만하여 카라반 캠핑을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다양한 캠핑과 그로 인한 경험으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오래오래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재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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