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복직한지 1년이 다되어가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복직하고 3일동안 행복했고 4일째부터 일하느라 머리가 아프지않았던 날이 없었던 것 같아요 복직 당시, 육아는 육체적 고통이고, 회사는 정신적 고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이가 어느정도 혼자 놀이가 가능한 지금은 육아가 참 잘 맞는답니다. 육아황금기라는게 있다던데 아이 24개월전후인 지금이 아닐까싶어요. 복직 이후 시간들을 3개월 단위로 제가 겪은 감정들을 토대로 조언드리고 싶어 주제를 정해보았어요.
🎀 복직 후 3개월입니다.
저는 몸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너무 현실적이죠? 감기도, 코로나도 아닌데 갑자기 고열이 나서 몸살을 크게 앓았었어요. 6시에 일어나 유모차를 끌고 7시반 출근 지하철을 탔고 8시즈음 회사에 도착해 회사 주변 공원, 놀이터에서 놀아주거나 회사식당, 카페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8시 반에 아이를 등원시키고 저녁 6시 이후 유모차를 태워 퇴근시간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와서 씻기고 재우는것을 3개월간 반복했으니 당연히 아플 수 밖에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미련하게 출퇴근 지하철을 타고 다니려고 노력했는지 이해가 안가기도 해요. 물론 어릴때부터 택시를 타고다니는 일이 습관이 되지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초반엔 정말 생각조차 하지않았던 것 같아요.
등하원도우미로 비용이 들지도 않는데 택시라도 타고 다녔다면 그렇게 고열로 힘들지않았을 것 같거든요. 저와같이 아이와 출퇴근하는 무면허 또는 초보운전의 워킹맘님들이 계시다면 최대한 출퇴근 중 한번이라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시길 바라요.
또, 업무적으로는 복직하고나서 기존에 제가 맡고있더 마케팅 직무와 퇴사자의 쇼핑몰 관리 직무를 겸직으로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나름 대학원 석사까지 나와서 저만의 영역을 잘 지켜왔기에 갑자기 잘 알지못하는 직무를 정담당으로 맡아 한다는 사실이 처음엔 꽤나 머리가 아팠지만 직장 어린이집을 포기할 수 없어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네요. 좋게보면 커리어의 확장이지만 이도저도 아닐 수 있고, 새로운 직무에대한 인수인계를 받지못한상태로 일을 시작해야했기에 모든 것이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직장 어린이집은 퇴사를 하면 아이도 같이 어린이집을 나와야하기에 참고 버티려고 노력했어요.
역시 엄마이기에 참고 버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출퇴근 사람많은 지하철에 민폐가 될까봐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너무 일찍 등원시키는 게 미안해서 8시반까지는 같이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10년간 해오지않았던 업무가 내 일이 되어도 참고 적응한 건 엄마이기에 가능하지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직장어린이집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이 가장 컸습니다.
와중에 가장 고마운 건 어린이집이라는 첫 사회생활에 너무나도 잘 적응해준 아들이었어요. 처음 적응기간을 가지면서 1시간 2시간씩 보통 적응을 하는데 금방 적응을해서 보름만에 8시반 등원, 저녁 6시 하원을 하는 아이로 빠르게 적응을 해주었어요. 그리고 적응기간동안 미리 하원을 해야했기에 도움주신 양가부모님이 있었기에 가능했고요.
⭐TIP) 워킹맘 3개월차 조언
3개월까지는 무조건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하시길 바라요. 육아는 체력전이다. 맞는 말인데 아이와 함께 등하원하는 것이 생각보다 꽤나 많은 체력을 요한다는 사실. 게다가 출근을 1년여가까이 안하다가 하루종일 밖에서 일하다가 아이를 데리고 다시 집에서 육아출근을 하고 오롯이 육아퇴근까지 도맡아 한다면 게다가 저처럼 운전을 잘 하지않는다면 이때는 무조건 체력, 건강을 지키기위해 홍삼도 드시고 운동도 하시면서 체력을 더 단련시키시길 바라요.
🎀 복직 후 6개월입니다.
일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고 체력도 한번 꺽였다가 다시 올라오는 시기이다보니 그저 즐기면서 다녔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회식을요.
일도 힘들고, 육아도 힘들었기에 회식 날 모든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노력했어요. 이때도 노력을 했네요. 사실 제 삶은 참 무언가를 얻기위해 애쓰는 삶 이거든요. 조금 놓아도 될텐데 전 회식때도 노력파랍니다.
주량이 평균정도 이기도 하고, 회식하는 날이면 남편이 오후 반차를 내서 아이를 하원시키거나, 친정 부모님께서 4시에 아이를 하원시켜주셨어요. 덕분에 아이도 남편과의 시간을 보내보기도 하고 조금 더 일찍 하원시킬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저도 하원 걱정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고요.
남의 일이었던 일에 원래 제 일만큼 애정을 갖기 시작했어요. 시간을 들인만큼 결과도 조금씩 보이면서 보람도 느끼기시작했던 것같아요. 또 팀원 한 명, 한 명 성향에 맞게 일을 가르쳐주시는 팀장님을 만나게되서 이 나이에도, 이 경력에도 배울 수 있구나를 느끼며 일하면서 신이 났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일해오면서 가장 잘 맞는 팀장님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믿고 따르면서 일을 했더니 성과도 같이 올라오는게 눈에 보였고, 일이 좀 풀리니 팀원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좋아졌어요.
사실 대학원을 다닐때 부학회장을 하면서 제 안에 리더쉽 본능이 있음을 알게되었는데, 오랜만에 마음을 터놓고 일하는 팀원들을 만나니 리더쉽 본능이 깨어나면서 주도적으로 일을 하게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내 일, 너 일 나누면서 일하는게 정말 싫어하는데 팀원들에게 강요하기보다는 팀장이 아님에도 우리 팀 일은 모두 내 일처럼 하게 됐던 시기였던것 같아요. 물론 팀장님이 퇴사하시고 약간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때 당시엔 오랜만에 소속감을 느끼며 일했던 것이 가장 좋았던 것같아요
무엇보다 이 때 아이도 크게 아프지않고 잘 적응해주었던 것이 참 고마웠던 것 같아요.코감기는 익숙해졌지만 누나,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해서 하원을 하려고 어린이집에 가면 어느날은 어떤 누나에게 안겨있고 어느날은 어느 무리안에 형에게 안겨있어서 아들의 사회성에 감탄했답니다. 잘 적응해준 아들덕에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TIP) 워킹맘 6개월차 조언
이 시기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당연하고도 뻔한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6개월 정도면 벌써 반년동안 회사와 육아를 병행한 거잖아요.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개인만의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기에 육아를 하기에도 벅차지만 회사를 다니고 있으실테니까요. 회사도 육아도 나의 것이 되어가고 있는 이 상황에선 힘들어도 누굴 탓할 수 없고 아이를 위해 나 자신을 위해 버티고 또 버틴 것 같아요
그리고 등하원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고싶어 운전면허를 땄지만 초보운전이다보니 혼자 운전하는게 두렵기도 하고 유모차를 밀고 출퇴근하는 걸 안타깝게 생각하신 친가부모님께서 먼거리지만 거의 매일 하원을 도와주셨답니다. 덕분에 덩달아 남편도 출근을 도와주는 날이 많아져서 남편과 양가 부모님의 도움으로 등하원이 편해져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씩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족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아주 조금씩 편하게 출퇴근, 등하원하는 방법을 찾아서 6개월간의 복직이후의 삶도 잘 이겨내보시길 바라요.
🎀 3. 복직 후 9개월입니다.
생각해보니 딱 지금 이 시기네요.이번엔 아이가 아프기시작했어요. 아이가 연말 초에 역시나 감기에 걸려 이제 코감기는 익숙해진 상황이라 여느때처럼 소아과에 다녀왔는데 갑자기 열이 나는게 아니겠어요. 열감기는 잘 걸리지않았던터라 바로 소아과에 갔지만 감기로 보여진다고 하셨는데 아이 열이 쉽게 떨어지지않았고 그 주에 다시 소아과에 갔더니 중이염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어렸을때부터 아픈 적이 딱히 없었고 꽤나 건강한 체질이라 중이염에 걸린적이 없었어요. 귀 안에 염증이 발생한 것인데 많이 피곤하면 걸릴 수 있다는 말씀에 울컥 눈물이 났어요. 이 어린아이가 연말까지 아침 일찍 등원하고 늦게 하원하면서 면역이 많이 떨어졌구나, 아이의 체력도 버틸만큼 버틴거구나 란 생각이 들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일단 어린이집엔 미등원 알림을 드리고 양가 부모님댁에서 번갈아가며 며칠씩 아이를 봐주셨어요. 다행히 중이염이 거의 다 나아 하루, 이틀 정도 등하원을 했는데 자다가 갑자기 구토증상을 보이더라구요.. 이건 또 뭐지 싶어 검색해보니 장염일 수 있다는 얘기에 급하게 119로 전화해서 상담을 받고 자정이 지난 시간에 1시간을 운전해서 응급병동에 갔어요. 장염 초기 증상이 맞았고 1시간내 3-4번 구토를 해서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낸 아이는 축 쳐져있었어요.
전 장염 증상을 겪는 모습 자체를 처음 보았고 새벽시간 응급병동이라는 곳을 처음 가본 상황이어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밖에는 들지않았어요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증상이 호전되어 4시쯤 귀가했고 ‘우리 아가 너무 힘들구나 미안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않았어요.
그렇게 보름이상을 아픈 상태로 보냈고 아이가 아픈데 회사에 다니면서 일을 한다는 게 정말 쉽지않았어요. 아이가 매 달 코감기에 걸리긴했지만 감기, 중이염, 장염까지 연속적으로 걸리다보니 저의 신체적 정신적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던 때인것 같아요.
부모가 가장 힘들때가 아이가 아플 때인데, 워킹맘이 가장 힘들때 역시도 바로 아이가 아플때이고, 이렇게 심하게 아픈 건 처음이라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지금 이대로 오전 6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저녁 6시가 지나서야 하원을 하는게 맞는걸까, 아이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한 선택이 정말 맞는 선택일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복잡한 생각들이 소용돌이 치던 날, 어린이집 상담날이 왔어요. 집보다 훨씬 넓은 어린이집에 앉아 따뜻하고 친절한 제2의 엄마인 담임 선생님들과 첫 상담보다 훨씬 더 친근해진게 느껴지는 시간이었고, 저도 모르게 ‘우리 아이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했어요.사실 복직하고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아이를 발달에 맞게 가르쳐주고 먹여주고 재워주신 선생님들을 제2의 엄마들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고 가족처럼 같이 아이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야기 해주는 상담시간이 지나고 나니 직장 어린이집을 보낸 건 또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가 이른 아침부터 출근길에 함께 오르고 캄캄한 밤이되서야 하원을 하는 현실은 안타깝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지만 직장어린이집의 환경, 선생님들을 통해 배우는 잘 짜여진 커리큘럼, 하루 간식 2번/점심/저녁 식사 제공, 식단은 정말 놓치고싶지않은 직장어린이집의 장점이라고 다시한번 느꼈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어른과 같은 스케쥴로 피곤하지않도록 방법을 찾았던 것 같아요.
⭐TIP) 워킹맘 9개월차 조언
아이가 1년정도 직장 어린이집이라는 사회생활을 하는데있어 체력, 면역력이 어떤지 체크해보아야할 시기인것 같아요. 말을 조금씩 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기도 아직은 명확하게 자신의 상황을 표시할 수 없을 수 있어요. 1주일에 한번씩은 무조건 4시 하원을 시켜주거나 월 2회 부모 2명의 연차를 써서 집에서 푹 쉬는 날을 2회 만들어주는 등 아이가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을 추천드려요.
마음이 힘들때 자기개발 강의를 듣거나 명상을 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생각이 너무 많을때, 잠이 안오고 우울감이 들때 강의를 들으면 나만의 고통, 고민이 아니구나, 누구에게나 걱정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눈만 감고 있더라도 조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여러가지 일로 복잡할때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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