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면 가장 많이 알려진 이미지는 무엇일까?
에메랄드 바다와 쌍벽을 이루는 게 높게 뻗어있는 나무들에 둘러싸인 숲길 아닐까.
제니에게 “바다가 좋아? 숲이 좋아?” 물어보면 모래놀이 덕분인지 바다가 더 좋다고 대답하지만, 엄마인 나는 숲도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에 숲과 친숙해질 기회를 가능한 한 자주 만들어주고 싶다.
같은 계절이어도 시간대마다 달라지는 바닷빛처럼, 숲도 마찬가지로 갈 때마다 빛에 따라 숲의 색도 변하고 나무들이 내뿜는 향도 달라진다.
모래사장 위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생태계가 숲에서는 언제나 기다리고 있으니, 작은 변화도 바로 알아채고 반응하는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임이 분명하다.
바다는 비가 오면 파도 때문에 위험해서 갈 수 없게 되는데, 숲은 비가 와도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장화 신고 우비 입고 촉촉한 숲길을 걸으면서 맡는 숲의 향은 세상 그 어느 향기보다 아름답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힘을 가졌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가는 숲은 같은 곳을 가더라도, 유난히 더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마법 같은 경험을 아이와 함께 자주 겪는다면 분명 숲을 사랑하는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나는 제니에게 산책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편안하고 부담 없는 숲으로 가능한 자주 데려가려 한다.
지금부터 아이와 함께 산책하기 적당한 제주 숲길 다섯 군데를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애정하는 서귀포 치유의 숲은 이름 그대로 힐링의 기운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숲길 중 하나인데,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비자림이나 사려니숲길에 비해 덜 알려져 관광객보단 도민들이 더 많이 찾는 동네 주민들이 아주 사랑하는 숲길이기도 하다.
2017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 대상을 받았던 이력이 있는 만큼 한번 와보면 또 오고 싶은 그런 매력적인 곳이 바로 치유의 숲이다.
제주에서 ‘노고록 무장애 나눔 길’이라는 다소 긴 이름을 가진 숲길을 몇 군데 조성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곳에 있다(노고록은 ‘편안한’이란 뜻을 가진 제주어다).
이 길들은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자는 취지로 노약자, 장애인, 유아, 임산부 등 배려가 필요한 대상들도 숲길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길이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걷기에도 불편하지 않고, 길 자체가 길지 않아 아주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가볍게 산책하러 가기에도 좋다.
치유의 숲에는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특히 14번 코스를 추천한다.
길 끝자락에 조성된 쉼팡은 편백으로 둘러싸여 오롯이 쉴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정말 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편백으로 만들어진 리클라이너 소파라고 부르고 싶은 나무 의자에 드러누워 아이를 품 안에 끼고 있으면 단 1분 일지라도 세상 부러울 것이 없어지는 곳이다.
게다가 편백 조각을 가득 채워 놓은 공간이 있어서, 아이들이 그 안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마음껏 놀 수도 있고 성인의 경우 발 지압도 시원하게 할 수 있다.
흔히 키즈카페에서만 보던 편백 존이 진짜 편백에 둘러싸인 자연 속에 놓여 있다고 상상해보시라, 당장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어질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이나 바람이 너무 많이 부는 등 기상이 좋지 않을 땐 사용할 수 없도록 닫아두는 경우가 있으니, 사전에 문의 전화로 확인해 보고 가는 것이 좋다.
치유의 숲이 제니에게도 나름 여러 추억이 담긴 숲길이지 않을까 싶은 건, 이 숲은 종종 특별한 숲속 음악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그런 음악회가 있는 줄도 몰랐었는데, 작년 웰니스 관광 축제의 일환으로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 음악회가 있었고, 마침 산책하려고 갔다가 아주 운 좋게 우연히 그 자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 당시 배 속에 아이와 함께 한지 5개월 정도 됐을 무렵인데 둘째를 임신했어도 임신초기에는 지독한 입덧과 지속되는 출혈 때문에 어디 다니지도 못했고, 임신중기부터는 제니에게 온전히 마음을 쏟느라 태교는커녕 배 속 아이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치유의 숲의 숲속 힐링 음악회는 나에게 평화와 회복의 에너지를 무척이나 많이 만들어줬다. 아마 그때가 둘째를 임신했던 10개월 중 가장 태교다운 태교를 한 유일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초록초록한 나무들에 오롯이 둘러싸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보며 클래식 라이브 연주를 듣는 그 순간의 행복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의 청량함이다.
코끝으로 전해지는 나무들의 은은한 피톤치드 향은 이미 나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마치 아름다운 음악으로 기분이 실컷 좋아진 나무들이 내 마음속에 퀴퀴하게 쌓여 있는 수많은 감정 찌꺼기를 쑥쑥 빼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음악회가 자주 열려 더 많은 사람이 꼭 한번 느껴봤으면 할 만큼, 그 순간만큼은 다른 세계에 속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황홀한 시간이었다.
이 때에 제니는 유모차에서 쿨쿨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내가 음악회를 한참 즐기던 도중 얼마 못 자고 깨어났다.
충분히 낮잠을 못 잔 경우에 보통 같으면 자다 깨서 징징거리거나 울만한데, 이날엔 울지도 않고 고요하게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음악회에 동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건 어른이건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했다.
30년 이상 된 삼나무가 아주 빽빽하게 가득한 곳이라 제주를 찾는 계절이 여름이라면 반드시 꼭 추천하고 싶은 숲길인데, 무더운 여름날 이곳 나무데크 위에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워있으면 에어컨 없이도 세상 부러운 것 없는 신선놀음 하는 기분이 드는 마법 같은 곳이다.
특히 ‘무장애 나눔 길’이 약 7km 정도로 가장 길게 조성된 숲길이어서 숲을 좋아하고 아이와 오래도록 숲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는 가장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이 안에는 놀이터와 연못까지 있어 도시락과 간식만 잘 싸 들고 간다면, 아이와 함께 하루 종일도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넓은 잔디 광장에 나무 평상도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이곳에 갈 땐 바닥에 깔만한 돗자리나 매트 등을 챙겨가길 추천한다.
몹시 더웠던 여름날 놀러 오신 시아버지를 모시고 무더위를 피하러 이곳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길이 어르신들도 걷기 편하고 비자림처럼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장관을 마주할 수 있어 사진찍기에도 아주 만족하셨던 숲길이다.
이곳은 제니가 배 속에 있을 때 태교하러 여러 번 찾았던 곳이라 나에겐 특별한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임신 확인을 한 무렵에 남편과 함께 길거리 버스킹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임신 초기부터 조금씩 공연 연습을 한창 하고 있었는데, 시원한 수박을 석석 썰어서 한 통 가득 담아 챙기고선 기타 하나 둘러메고 가서 데크 하나 자리 잡고 노래 연습을 하기도 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도, 아이들의 낄낄 깔깔 신나게 뛰어노는 소리도 나무들이 다 받아주고 허용해주는 그런 숲.
연륜이 오래된 빽빽한 나무들만큼 포용력이 커 여유와 쉼이 존재하는 대표적인 휴양의 숲길이 이곳이 아닐까.
며칠 전에 기회가 생겨 눈 내린 이후에 제니를 데리고 다녀왔는데, 겨울에 다녀와도 좋은 곳이란 걸 알게 됐다. 물론 길이 얼고 눈이 많이 쌓이면 일부 구간은 통제하지만, 짧은 코스만으로도 아이와 겨울의 하얀 숲길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눈 덮인 숲길은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이 안에는 휴양림이 생기기도 전에 만들어진 절물약수암이라는 오래된 절도 있고, 사전에 예약한다면 그 안에서 차명상, 다도 체험, 다식 만들기 등도 유료로 체험해 볼 수 있다.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야영장이나 휴양림 그 자체로도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데, 나는 특히 가을에 단풍 구경을 할 때 이만한 최적의 장소는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숲 길들 중에 유일하게 자동차를 타고 숲속에서 드라이브가 가능한 유일무이 드라이브스루 숲길이랄까.
내려서 걸을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걷기는 싫은데 숲속에서 음이온과 피톤치드 샤워를 하고 싶다면, 혹은 아이들이 차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면 이 곳을 아주 강력하게 추천한다.
무장애 나눔 길도 새로 조성되어있고, 기존에 있던 생태관찰로도 나무데크가 잘 깔려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무리가 없다.
작년 가을은 둘째 출산 때문에 단풍 구경의 ‘단’도 만날 수 없어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제니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가을마다 이 곳에서 잠깐의 단풍 드라이브스루를 즐겼다.
코스가 그렇게 길지 않아 10분 내외로 다닐 수 있고, 많은 차량이 지나다니지 않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지나가다 보면 아주 잠깐 차를 세워둘 곳도 있어서 후다닥 내려 단풍과 함께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다.
처음 단풍 구경하고 싶어서 찾아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차량 진입로는 그야말로 ‘유레카!’를 외칠 만큼 놀라운 발견이었다.
이제 둘째를 출산해보니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산부라고 해서 적게 걸어야 한다거나 몸을 사려야 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그땐 첫째 임신이어서 그랬나 몸도 더 무겁게 느껴지고 걷기 싫은 마음이 은근히 있었던 터라 연신 “내리지 않고 단풍 구경이라니 대박이다!”를 외쳤던 기억이 있다.
이곳은 한라산과 가까워 다양한 생태를 느낄 수 있어 사계절 내내 찾아가기에도 좋지만, 특히 제주를 찾는 계절이 가을이라면 지나치지 말고 들려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산양곶자왈(산양큰엉곶)은 가장 최근(작년 2월)에 생긴 핫한 숲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를 데리고 숲에 가고 싶은 관광객 지인들에게 한 번씩은 꼭 얘기하게 되는 곳이다.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는 동시에 아기자기한 사진까지 남길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바로 여기를 주목해야 한다.
마을회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다 보니 입장료가 다른 숲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지만,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포토존을 준비해두고 있다.
단순히 숲길을 산책하라면 워낙 다양하고 많은 숲길이 있는 터라 도민으로선 부담될 수 있는 입장료지만, 관광객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입장에선 기꺼이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입구까지 가는 길이 유모차 끌기가 조금 난감하지만, 여기도 무장애 길로 조성되어 막상 매표소를 지나고 나면 유모차 끌기가 수월해진다.
그래도 제법 오르막길이 군데군데 있어 위에서 소개한 아주 평탄한 길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될 거다.
이곳에 처음 제니를 데려갔을 때는 몹시 추운 한겨울이었는데도 워낙 다양하게 흥미로운 것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무리 없이 잘 뛰어놀다가 왔었다.
그땐 바닥에 어찌나 떨어진 도토리가 많은지 작은 것에 대한 관찰기와 민감기가 한참이던 때라 낙엽에 뒤덮인 흙 속에서 도토리 찾기만으로도 꽤 오랜 시간을 숲에서 보낼 수 있었는데, 제니는 한동안 이 숲을 ‘도토리숲’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동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나무 그네들도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숲속의 나무집, 달님 토끼와 절구, 심지어 사진 찍기를 위한 백설 공주 등의 의상이나 사과 등도 준비되어 있어서 포토존에서만 놀아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제니는 육지에서 놀러 온 친구 재이와 여름에도 같이 놀러 갔는데, 이 나무집에 있던 사과 던지기에 푹 빠져서 둘이 사과 가지고 30분은 넘게 놀았던 것 같다.
던지면 다시 주워와야 하는 건 아빠들 몫이었지만, 아이들이 즐거우면 됐다며 허허 웃었던 기억이 난다.
산양곶자왈에서는 날씨와 시간 운이 좋으면 진짜 제주 토종말인 키 작은 제주마도 만날 수 있고, 제주마가 끄는 말달구지나 소가 끄는 소달구지 체험도 할 수 있다.
우린 달구지 체험까진 해본 적은 없지만 지나가는 제주마와 소를 만난 적이 있는데, 운이 좋아 한번은 그 제주마 위에 태워주시기도 했다(그게 제니의 첫 승마 체험이었다).
당시 21개월이라 그냥 가만히 서있는 제주마 등위에 살짝 올라가서 앉아본 정도의 가벼운 체험이었지만, 그게 제니에게는 큰 영향을 끼쳤는지 그 이후에 말타기를 계속하고 싶어 해서 이후부터 승마의 경험을 쌓아주는 중이다.
어린 개월 수임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없이 혼자서도 말을 잘 타다 보니 주위에서 승마 영재냐고 놀라워한다. 얼마 전에는 마축제에서 처음으로 말을 타고 걷는 게 아니라 달리기도 했다.
말을 좋아하게 된 것이 이곳에서 말과의 첫 만남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때때로 든다.
이곳에선 제주의 천연염색 방법인 감물 염색 체험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해보진 않았지만 제니와 함께 천연염색 체험을 다른 곳에서 여러 번 해봤는데, 이것도 제주에서만 해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라 아이와 함께 해보는 걸 추천한다.
꿀팁이라면, 이곳에 갈 때는 다양한 체험과 사진찍기 그리고 아이가 맘껏 숲길을 즐길 수 있도록 넉넉하게 시간적 여유를 두고 가길 바란다.
이곳에서는 곶자왈 워킹 챌린지로 곶자왈 공유화를 위한 기금을 모금하여 기부하는 캠페인이 있었는데, 제니도 그 기부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다녀왔던 숲길이다.
나도 둘째 임신한 채로 막달에 걷기 및 조깅 운동을 할 겸 함께 갔었던 숲길이라 더욱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다.
초록초록한 나무들과 여러 식물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다양한 생태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길을 걸으면서 놀라웠던 것은 야생 버섯이 정말 다양하게 많다는 것이었다.
내가 버섯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식용버섯인지 아닌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크기의 버섯들이 땅에서 혹은 나무에서 자라는 모습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줄 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닥에 떨어진 다양한 열매들도 우리는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제니는 그런 열매의 색과 모양이 신기한지 하나씩 발견해가면서 주워보고 맛보고 느끼는 시간을 한참 동안 즐기며 걸었다.
깡총깡총 뛰어 다니는 제니를 보고 지나다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어찌나 귀엽다고 예뻐해 주시던지 나까지 기분 좋아지는 산책 시간이었다.
곶자왈 도립공원을 아이와 함께 갈 때는 테우리길에서 전망대까지만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그 외의 길은 길이 험하고 경사가 가파르게 되어있어 아이와는 무리가 따른다고 하고, 테우리길이 끝나는 부분부터 전망대까지의 길도 짧은 편이지만 울퉁불퉁 돌길도 제법 많다.
테우리길은 대부분 나무데크로 되어있어서 걷기가 수월한 편이지만, 전망대로 가는 길은 유모차를 끌고 가기엔 힘들다. 테우리길 자체가 넓지 않은 곳이 종종 있어서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과 어깨 인사를 해야 할 수도 있으니 유모차는 놔두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전망대는 곶자왈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현대적 건물로 되어있어서 조금 의아한 분위기를 풍긴다.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상당한데, 우리는 제니가 이미 많이 에너지를 썼고 힘든지 올라가고 싶지 않아 해서 전망대 앞 벤치에서 한참 앉아서 쉬다가 돌아왔고, 끝내 전망대는 올라가지 않았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뻥 뚫린 하늘과 한라산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체력이 허락한다면 올라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숲길은 위에서 소개했던 다른 숲길들에 비해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주로 관광객이 많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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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숲길이야 매력적인 걸 알고 있지만, 사실 눈 내린 숲길은 많이 걸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아이와 함께 다녀와 보니 겨울 숲이 정말 매력적이란 것을 알게 됐다.
특히나 눈을 흔히 볼 수 없는 제주에서 하얗게 눈 내린 숲길은 겨울왕국을 보는 것처럼 정말 아름답다.
제주를 찾는 계절이 겨울이고, 특히 눈이 내리고 나서는 바다보다 숲을 추천한다.
경험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겨울에 제주 바람은 더욱이 차갑고 뼈가 시릴 만큼 강렬하다. 그 와중에 겨울의 제주 바닷바람은 더하다.
상대적으로 숲은 나무들이 거센 바람을 막아줘서 생각보다 덜 춥게 느껴진다.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만 아니라면, 춥다고 해서 실내만 찾을 것이 아니라 단단히 껴입히고 아이와 함께 숲길을 산책하며 눈을 만지고, 느끼고, 데굴데굴 굴러보기도 하면서 추운 날씨 속에서의 또 다른 재미도 찾을 기회를 주면 어떨까.
사계절 내내, 어떤 날씨에도 환영해주는 제주의 숲길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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