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내가 과연 좋은 엄마일지 고민이라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여러가지 문제를 마주하게 되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는 육아서나 전문가 강연을 찾아보며 해결하려고 애써왔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전문가의 말처럼 실천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실망스럽고 한심해 보여요. 자책감이 들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저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을 것 같아요.

오늘의 사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만큼 누구에게나 낯설고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요?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불안하고 초조한 일이 출산과 육아, 그리고 부모 됨의 일이지요. 십 년 가까이 아동발달과 유아교육을 공부해 온 저 역시도, 이제 막 태어나 그저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작고 가냘픈 존재 앞에선 그저 막막할 뿐이었으니까요.

미지의 영역이었던 ‘출산’을 저의 몸으로 직접 경험한 후에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안고 달래며, 그러는 동안 손목과 허리를 고스란히 내어주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자라면 자라는 대로, 그 시기에 맞는 부모 역할에 대한 고민이
숨 돌릴 틈도 없이 찾아오더군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위험한 것과 안전한 것에 대해 수도 없이 반복해서 가르쳐 주었습니다.

겨우 사리분별을 할 수 있게 만들고 나니까, 그 다음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집단의 약속과 규칙에 대해서도 알려줘야 했어요.

Talk 1. 어설픈 초보 엄마, 더 나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


이토록 쉼없이 해야 할 일이 생기는 육아 상황에서 저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포기? 당연히 안 됩니다.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왔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상황이건 육아를 포기한다는 것은 절대 고를 수 없는 선택지였어요.

적당히 대충 하기? 그것도 안 되지요.
부모됨은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애써야 하는 것이며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라는데, 내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해서라면 이 고통과 희생은 부모로서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는데, 어떻게 대충 둘러대며 넘길 수 있겠어요.
그건 제가 엄마로서 당연히 져야 할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지요.

난생 처음 경험하는 어렵고도 막막한 육아의 길 앞에 서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 일을 먼저 경험했던 사람들, 이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공부하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어요.

이제까지도 늘 그래왔고, 그 방법은 언제나 저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여러 육아서를 들여다보고 각종 육아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육아 비법’과 ‘엄마 역할’을 키워드로 하는 육아정보는 화수분처럼 계속 쏟아졌습니다.
처음엔 끝도 없이 밀려드는 정보의 홍수를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애를 쓰는 제 모습을 보니 마치 ‘헌신적인 엄마 상’이 된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하더라고요.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작은 배처럼 막막하고 위태롭던 육아의 길에서
정답으로 향하는 부표를 만난 것만 같아 반갑기도 했고요.

Talk 2. 엄마의 노력 절망편,티끌 모은 노력이 독이 되어 돌아오다.


저만의 육아 정보를 모아가던 어느 날, 이상적인 육아를 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위해 내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나 고쳐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실 육아를 하는 우리는 지금도 이미 지치고 버거운데, 그런 상황에서 얻어지는 정보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저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독이 되었죠.
‘당신의 육아 방식은 잘못되었고 이렇게 달라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거예요.’라는 부정적인 메세지만 받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반성하고, 자책하다가 결국 분노했습니다. 비뚤어진 분노의 화살은 엉뚱하게도 아이에게 돌아갔어요. 이상적인 육아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면, 아이 탓이 아닌데도 아이에게 크게 화를 냈어요.

이쯤 되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지만 감정이 앞서 있는 엄마들은 알지 못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우리는 너무나 열심히 ‘완전한 육아’라는 목표만을 향해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경주에서 나와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아이가 내 뜻대로 협조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울 뿐이에요.

육아에는 목표 지점이 없을 뿐더러,
목표를 정해 놓고 달리는 이 경주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거죠.

Talk 3. 힘들어도 다시 한 번,좋은 엄마가 되는 첫 발을 내딛다.


한번 생각해볼까요.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일까요?

더 나은 부모가 되려는 건 아이를 위한 일인데, 정작 내 아이는 뒷전에 둔 채 이상적인 부모상만을 쫓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정말 나와 아이를 위해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저는 아이의 뒤편에서 한 발자국만큼 거리를 두고 아이를 지켜봐 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생각해요. 뒤편에 선다는 건 아이가 택한 길과 방향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뜻이고, 한 발자국만큼 거리를 둔다는 건 아이와 내가 분리된 존재임을 알고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뜻이예요.

마지막으로 지켜봐 준다는 건
아이를 보고 불안해하거나 조급해 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어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의미고요.”

육아 정보에 빠져 허덕이던 시간을 잠시 멈추고 본질에 가까운 질문을 던졌을 때,
제가 얻은 답은 ‘나와 내 아이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문가의 말, 맥락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기준으로 삼고 맞춰가는 게 아니라, ‘나와 아이’ 그리고 ‘우리 가족의 상황’을 가장 우선에 두고 저에게 정말로 필요한 정보들을 분별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또 정보의 근거나 배경이 무엇인지 관련 연구 논문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저와 같은 상황을 조금 더 먼저 겪었던 선배 부모들의 현실 육아 이야기를 들어 보기도 했어요.

두 아이 모두 돌 이전에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던 상황이라 ‘24개월까지는 엄마와 집에서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곤 했거든요.

그런데 애착 형성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양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함께 채워 나가는 시간의 질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 후로 저는 미안해 하며 아이를 바라보는 대신,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쌓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요.

또, 본래 말수가 적은 저에게 ‘아이를 키울 땐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라는 말은 늘 부담이었어요.

그러다가 저에게 없는 특성을 억지로 채워 넣는 대신, 이미 지닌 강점에 초점을 맞춰 보기로 했습니다.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는 적극적인 엄마’ 대신 ‘차분히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엄마’가 되기로요.

그러자 아이와의 상호작용은 훨씬 더 편안해지고, 제 나름의 방식대로 아이와의 소통을 이어가게 되더라고요. 마음이 편해지니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은 말을 하게 되기도 했고요.

‘엄마라면 당연히 이러해야 한다.’라는 육아서의 이야기에 좌절하는 대신,
’나‘를 중심에 두고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갔어요.
진정 그것이 옳은 정보인지 의문을 품기도 하고, 지금 상황에서 나에게 더 적절한 방법은 없는지 고민도 하면서요. 제 상황에 맞지 않는 전문가의 말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고, 그로 인해 휘둘리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육아서를 향하던 저의 시선은 서서히 저와 아이에게 향하게 되었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속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었어요.

Talk 4. 드디어 나만의 답을 찾다.


육아는 세상 유일한 존재인 ‘나’와 ‘내 아이’가 중심이 되는 고유한 세계이며,
그렇기에 가장 좋은 답은 육아서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절대’, ‘반드시’라는 말이 많아질수록 육아는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하늘 아래 똑같은 엄마와 똑같은 아이는 있을 수 없고, 각자에게 서로 다른 방식의 육아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통하는 하나의 정답 역시 존재하지 않지요.

그러니 우리, ‘나’를 외면한 채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만을 쫓으려 애쓰지는 않기로 해요.
아이와 함께 하는 지금의 순간에 충실하고, 그 속에서 눈 맞추고 살 부비며 나와 아이가 행복하게 머무를 수 있다면, 그 이상 무엇이 더 필요하겠어요?

전문가의 말이나 육아서의 내용을 접할 때에도 그것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며 얼마든지 나에게 맞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무리 없이 적용될 수 있는 이론 상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솔루션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지금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다듬으며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입니다.

이상적인 엄마의 틀에 갇혀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도록
나와 아이를 가장 중심에 두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편안하고 행복한 육아의 시작입니다.

엄마를 위한 생활 처방전

빈 종이 한 장을 꺼내세요.
‘좋은 엄마’란 무엇인지 나만의 기준으로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조건은 딱 하나, 내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많이 반영할 것!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금 비타민을 충전하세요!
콘텐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기

214
0
댓글
0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앰버서더에게 응원 및 소감글 작성해주세요!

공개 예정 콘텐츠, 놓치지 말아요!
인터뷰
맘블리 Interview
이은예 앰버서더
2023.02.13 공개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