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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평범했던 일상이 특별해지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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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해, 괜찮아.
그때도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겁먹지 마, 걱정하지 마, 후회하지도 마.

그 누가 뭐라 하든 나는 정말 소중하고 훌륭해!
고마워. 사랑해. 건강하자. 행복하자♡”

내가 나에게

안녕하세요. 캐나다 이민 5년 차 31개월 딸을 육아 중인 정상희입니다. 

결혼 전까지 빳빳하고 깨끗한 여권의 소유자였던 제가 어쩌다 캐나다교포 1.5세 남편을 만나 결혼 이민을 오게 되었어요. 해외 경험도 많지 않고 로망도 없던 터라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일이었지만 사랑 앞에서 참 무모하고 용감했던 것 같아요.

30대 적지 않은 나이에 그동안의 커리어를 버리고 가족들과 떨어져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았어요. 평범했던 나의 일상이 무언가 굉장히 특별해지는 기분과 함께 외롭고 두려운 시간도 참 많았거든요. 특히 임신과 출산은 더더욱이요.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고 새로운 도전들이 거듭될수록 나에 대해 재발견할 수 있었어요.

생각보다 나는 더 강하고 멋진 사람이란 것을요.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한 살 연하이지만 듬직함과 똑똑함을 겸비하고 세상 화가 없는 평온한 성격의 소유자인 남편과 첫딸임에도 불구하고 아빠와 엄마를 정확히 반반 닮은 귀여운 딸.

이렇게 우리 집은 행복한 세 식구 예은이네입니다. 

연하라고 말하기 민망한 한 살 차이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연하에 대한 선입견이 있던 저에게 남편은 그 선입견을 깨준 사람이었어요. 내가 어떤 질문을 해도 참 많은 것을 똑똑하게 답해주는 나만의 지식인이자 음식, 개그, 취미 등 많은 분야가 척척 잘 맞는 인생의 소울메이트.

그러니 이렇게 남편만을 믿고 머나먼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택할 수 있었겠죠.

그런 아빠를 닮아 우리 예은이도 참 똑똑하고 야무집니다. 엄마의 엄청난 노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책 육아의 길을 스스로 시작한 기특한 아이예요. 오히려 제가 이제 그만을 외칠 만큼 책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요. 그래서 그런지 31개월 답지 않은 언어 구사력에 저희 부부는 자주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Talk 1. 나의 엄마 모습 소개하기


Q. 엄마가 되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드는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내가 해준 음식을 맛있다고 감탄하며 한 그릇 뚝딱 비울 때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가도 나와 눈이 마주치면 안도하는 듯한 모습을 볼 때

자다가 깨서 서럽게 울다가도 내 품에 파묻혀 내 목소리를 들으며 다시 쌔근쌔근 잠이 드는 모습을 볼 때

아이에게 내가 그 누구보다 필요하고 믿을 수 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 거대한 자신감이 생겨요. 

아이는 저를 매 순간 소중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Q. 반대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내 모습은요?

순간순간 욱하는 감정으로 못된 마음, 나쁜 감정들을 아이 앞에서 표출할 때요.

후회와 다짐을 아무리 반복해도 완벽하게 고치기가 참 힘드네요.

Q. 육아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세요?

전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꽤 다양한 편이에요. 말이 거창하지만 뭐 그냥 하고 싶은 걸 합니다.

혼술, 코인노래방 가기, 좋아하는 예능 보기,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추기, 요가하기, 성경 읽기, 엄마랑 영상통화 하기, 친구 만나 수다 떨기, 슬픈 영화 보며 펑펑 울기 등.. 그때그때 기분이 내키는 대로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스트레스나 우울한 기분을 날려버려요.

그래서인지 다행히 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육아 스트레스도 적은 편인 것 같아요.

Q.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생각이나 삶의 철학이 있나요?

내가 자라면서 느낀 아쉽고 속상했던 것들을 내 아이에게는 느끼게 해주고 싶지 않았어요. 

예를 들면 친정엄마의 보수적인 성향 안에서 저는 통금시간이 매우 엄격한 편이었어요.
어릴 땐 그저 철없는 마음에 엄격하고 보수적인 엄마가 아쉽고 속상하기만 했어요.

내가 나중에 엄마가 되면 난 자유롭게 많은 걸 허용해 주는 관대한 엄마가 될 거야! 라는 다짐을 늘 해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딸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저는 우리 엄마보다 더한 보수적인 엄마가 될 것 같은 느낌이네요.

엄마처럼은 안 할 거야! 에서 엄마의 반만큼이라도 내가 할 수 있을까?로 변한 것 같아요.
험한 이 세상에서 딸을 키우며 혹여나 흠집이 나고 다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나를 키워내셨던 그 마음과 사랑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달까요. 

이제는 엄마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Q.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예전 어떤 예능에서 배우 김수미 님이 본인이 입덧으로 고생하는데 친정엄마가 담근 겉절이 한 입만 먹으면 싹 나을 것 같은데 친정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러질 못했다.
그게 너무 원통해서 옆에서 자는 어린 딸아이 손가락을 걸고 “딸아 먼 훗날 네가 아이를 가져 입덧할 때 엄마가 해주는 반찬을 먹고 싶으면 그럴 때 엄마는 항상 너를 지키고 기다리고 있으마.” 하며 눈물 흘리는 장면이 제 가슴 깊이 박혀있어요.

저 또한 친정엄마와 멀리 떨어져 해외에서 임신과 심한 입덧을 겪으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아이가 살면서 힘들고 지쳐 친정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때 언제나 옆에서 지켜주는 든든하고 건강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곁에 함께해 주는 엄마요.   

Talk 2. 나에게 다정하기


Q. 작가님의 성격을 설명하는 단어를 나열해보세요.

한국에서는 ENFJ, 캐나다에서는 INFJ

친절함과 냉철함 그 사이, 개그본능, 예민보스, 깔끔쟁이, 허술한 완벽주의

Q. 가장 자신 있는 것과 가장 자신 없는 것을 알려주세요.

GOOD : 집안일을 잘하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이를 위해 요리하거나 청소하는 일들을 즐겁게 하고 있어요. 

BAD : 역시나 영어가 제일 큰 컴플렉스예요. 이민 5년 차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 열심히 랭귀지스쿨 다니며 극복하려 노력 중입니다! 

Q. 요즘 무엇에 가장 관심이 있나요? 최근에 빠져 있는 것을 알려주세요.

유튜브를 보며 홈트레이닝 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원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 임신 전부터 요가, 댄스, 헬스, 복싱, 발레, 스쿼시 등 다양한 운동을 배워왔는데 출산 후 육아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꾸준히 운동을 다니기가 정말 힘들잖아요. 하지만 요즘 세상이 너무 좋아져 유튜브에 다양한 운동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어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검색해서 육퇴 후 즐기고 있어요.

다행히 층간소음이 걱정 없는 집이라 정말 신나게 즐기고 있어요.

★ 삐약스핏, 흥둥이 강추입니다!

Talk 3. 후배 엄마들에게 다정하기


Q. 임신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임신기간 동안 출산에 대한 걱정은 조금만 하시고 육아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으면 해요.

출산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하루 또는 이틀 안에 끝납니다.
육아는 끝이 없는 시작이자 시기와 상황에 맞는 공부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설렘과 걱정으로만 시간을 보내다가 아이가 막상 태어나고 나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상황들에 연속입니다.

하지만 육아에 관해 공부하고 알아볼 시간이 많지 않아요.

너무 피곤해서 아기 잘 때 같이 자야 하거든요. 또 아기 옆에서 핸드폰만 붙들고 있거나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도 안 돼요. 현실 육아는 상상 이상입니다.

미리미리 공부를 해두어야 실전 육아에서 조금 덜 당황하고 힘들 수 있어요.

추구하는 육아 스타일과 나 스스로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컨셉을 미리 한 번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아이의 성향에 따라 많이 달라질 테지만 말이에요.

Q. 다시 임신부로 돌아간다면 내가 꼭 하고 싶은 3가지(태교 말고)

❤️ 주수별 사진 찍기 & 임신일기 쓰기

❤️ 블로그 시작하기

❤️ 육아, 영어, 주식 공부하기 

Q. 나를 속상하게 만드는 출산 전후 내 몸의 변화?

그렇게 열심히 관리한다고 해도 배에 튼살이 많이 생겼어요.

유전인 듯하기도 하고 제 살성이 튼살이 잘 생기는 편인 것 같아요.
성장기 때도 종아리, 허벅지에 튼살이 잘 생겼었거든요. 그래서 나름 열심히 관리했는데… 그럼에도 많이 트고 흉이 생겼어요. 열심히 했기에 큰 후회는 없지만 볼 때마다 조금 속상하기는 해요. 

Q. 아빠를 육아에 동참시키는 나만의 방법은?

남편의 업무시간(재택근무), 개인 자유시간 등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어 가정과 육아에 숨 막히지 않도록 해주는 편이에요. 물론 남편도 저의 자유부인 시간을 자주 허락해 주는 편이고요.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 주며 집안일과 육아를 할 때는 알아서 확실하게 하는 룰이 저희 부부에게 암묵적으로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아이가 아빠에게 애교를 보이면 뭐 거의 둘만의 그들이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제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둘이 알아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요.

Q. 엄마들이 보면 좋은 책, 영화 추천해 주세요.

저는 육아 관련 서적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하지만 너무 두껍거나 지루하면 읽다 포기하는 책들도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중 지인들에게 선물도 많이 하고 여러 번 읽기도 했던 책이 있어요. [아이의 떼 거부 고집을 다루다] 입니다.

책이 얇고 그림이 많아서 정말 빠르고 쉽게 읽어져요. 두 돌쯤 아이의 떼가 심해져 훈육에 대해 고민하며 힘들어할 때 제목이 너무 끌려 구매했던 책이에요.

육아하며 내려놓아야 할 것, 우선으로 두어야 할 것, 아이가 왜 그러는지 등을 배우고 나의 육아 스타일을 돌아보며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많이 찾아내었던 것 같아요.

완벽해지려고 애쓰던 육아에 쉼표를 찍어준 고마운 책입니다.

Talk 4. 맘블리 독자에게 다정하기


Q. 맘블리 앰버서더로 지원하게 된 이유

이민과 임신 출산을 겪으며 나의 경력이 스탑되고 직업란에 무직 또는 주부라고 쓸 때마다 현타가 왔어요.
점점 변해가는 트렌디한 세상에서 도태되는 기분을 느끼며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맘블리 앰버서더 모집 광고를 보게 되었어요.

마치 번개를 맞은 듯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느꼈어요.

글쓰기를 정식으로 배워 본 적은 없지만 그런데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어요! 

내 삶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거든요.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고 싶었어요.

Q. 앞으로 맘블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함께하고 싶은지 알려주세요

영어는 20대 초반 토익시험 이후로 담을 쌓고 살았었기에 현재 이민 생활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단연 언어의 장벽입니다.

그런데도 꽤 잘 살아가는 중이에요. 심지어 육아까지 병행하면서요!

그래서 저의 캐나다에서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려 해요.

영어도 잘 못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 낯선 곳에서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서서히 적응해 나가는 저의 일상과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맘블리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렇게 내 삶에 집중을 해본 적이 있던가 싶어요.

많은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쓰기 시작한 글이었지만 결국 제 마음에 큰 위로와 기쁨이 되었던 시간이었어요.

제가 받은 위로만큼 저의 글이 육아하시는 많은 분과 캐나다에서의 삶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의 글쓰기 실력에도 불구하고 관심 주시고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언제나 가정에 건강과 행복만이 넘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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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세*쌤
    1년전

    출산보다 육아에 대한 준비를 더 하라는 글에 작가님이 좋은 엄마라는게 느껴져요. 아이계획을 하고있는 저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조언으로 마음에 들어오네요. 예은이에게 엄마는 언제나 든든히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알게 될꺼예요. 늘 응원합니다!

  • 꽁댕
    1년전

    외롭고 힘들수도 있는 시간을 긍정적으로 열심히 노력하시면 보내신것 같아서 정말 대단하시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 글이었습니다 앞으로 좋은글 부탁드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