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음을 알았지만, 상담센터나 정신과를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모유 수유를 최소 1년은 하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다 보니 약물치료가 불가능할 텐데 정신과에 가도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고 상담센터는 가면 최소 1시간은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엔 밥 먹는 시간, 잠잘 시간도 부족한데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친정이 가까이 있지만 정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데다 한 달에 온전히 쉬는 날이 일주일도 되지 않는 남편에게 육아 도움을 받기란 힘들었다.
대부분이 독박육아였고 낮잠도 짧게 자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전화나 줌을 통한 상담을 받는 것도 어려웠다.
나름대로 ‘상담전공자’라는 부심도 남아있어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내 전공을 살려서 이 상태를 이겨내 보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거창한 상담기법이나 오래 걸리고 접근하기 어려운 치료 방법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써보자는 마음으로 ‘다이어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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