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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준비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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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그리고 출산이라는 새로운 시작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일을 시작한 지 벌써 7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며 쌓아온 커리어에도 어느 정도의 흐름이라는 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함께 만들어갈 따뜻한 가정을 꿈꾸던 중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왔다. 그와 함께 나의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시점이 찾아왔다. 동시에 처음으로 엄마라는 역할과 나의 커리어를 함께 가져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겨났다. 경력단절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래저래 휘둘리다가는 커리어를 잘 가져가지 못할까 봐 두려움도 함께 피어났다. 하지만 아기가 어릴 때 엄마와의 애착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아기와의 시간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가능한 한 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90일의 출산휴가를 사용하고 나서, 추가로 최대 1년(현재는 1년 6개월로 변경되었다) 동안 일을 쉴 수 있는 육아휴직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우선은 6개월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아기와도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나를 위한 시간도 가질 수 있다면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육아휴직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아무도 나에게 알려준 적이 없었던 상황에서, 주위에 아직 아기를 낳은 친구가 없었던 나는 스스로 육아휴직을 준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변화를 준비하는 자세

엄마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처음 해보는 여러 가지 경험들과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처음 대학교에 가고, 첫 직장을 만나고, 신혼부부로 살아가는 등의 경험은 나의 위치에서 조금 더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했다. 하지만 엄마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생명과 마주하는 경험과 더불어 내가 그동안 관리하던 시간과 자원의 유동성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전과 같이 정해진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거나,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딘가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육아휴직이라는 기간 외에는 아무것도 확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돌아봐야 하는지 마음이 조금은 뒤숭숭한 상태로 임신 후반기를 맞이하였다.

여러 정서적인 측면과 심리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커리어 적인 부분만을 주목해 보기로 했다. 연차를 쌓아가면서 현 회사에 머무르던,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든 간에 상관없이 나의 커리어는 모래시계처럼 계속해서 쌓여가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잠깐의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출산휴가와 누군가에게는 육아휴직이라는 시간까지 포함하여 휴식 아닌 휴식의 시간이 찾아온다. 마치 대학을 다니다가 1년간 휴학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 시기를 준비하고 휴학을 맞이하는 것과 그렇지 않고 갑작스럽게 휴학을 선언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선배들로부터 누누이 들어왔었다.


커리어 회고의 시간

아직 서투른 엄마로서 새롭게 배워가는 것들을 잠시 내려두고,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회고를 해보는 것이 좋다.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은 익숙해지기까지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투른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해서 지금까지 이어온 커리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오히려 이 시간을 통해 그동안 걸어온 여정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없이 달려오던 중이었다면 오히려 회고를 통해 더 단단해지고 자신의 강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자신 안에 이슈를 확인하고 나서는, 다른 이슈에 대해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자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 해당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본다. 상사와의 어려움, 출퇴근 시간, 스킬 부족, 전문성에 대한 고갈 등 본질적인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교육이 필요하다면 책이나 강의를 통해 그 부분을 채우도록 하고, 사람과의 어려움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당장 해당 이슈를 마주해야 하는 자리에서 잠시 멀어져 있기 때문에 더 객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휴직자에게 주어진 기회이기도 하다. 


인풋을 쌓아가는 시간

자신의 커리어를 회고하고 나서는 이다음에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계획과 준비로 이어가면 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생각해보고 필요하다면 이직이나 승진에 대해 준비도 하면 좋다. 지금 상태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동기부여를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찾게 될 것이다. 엄마로서 책임감도 더해져 주어진 시간에 더 열심히,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커리어에 대한 질적 향상을 시도하기에 좋은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스스로 어떻게 동기부여가 되는지 돌아보고, 나에게 지속적인 인풋과 영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접하면서 천천히 쌓아나가면 된다. 일상을 바쁘게 살아가다보면 그런 시간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단기적인 계획과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본다. 아기의 루틴이 잡히기 까지는 바쁘겠지만, 조금씩 그런 시간이 생긴다면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효율적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본다. 짧은 강의를 듣거나, 책을 몇 페이지라도 읽어보면서 나에게도 필요한 충전을 통해 육아에도 조금 더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다.

커리어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회고하고 단기적 계획과 중장기적 계획을 정리하다 보면, 육아휴직이 끝나가는 시간이 되었을 때 휴직을 시작했던 지점보다 조금은 더 성장한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기 모습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파악했다면 휴직 이후에 더 쌓아가면 될 것이고, 만약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강점을 발견했다면 지금부터 더 개발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육아휴직을 통해 자신을 더욱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응원한다. 


육아휴직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개인적으로도 처음 겪어보는 시간, 그리고 누군가는 언젠가 겪게 될 시간을 생각하면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진로고민 만큼은 꾸준하게, 그리고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생각이 들만큼, 많은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누군가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육아휴직을 신청하면서도 자신이 돌아올 것이라 확신하지 못하는 예비 엄마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우선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해 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 준비를 하고 맞이하는 휴직은, 준비 없이 맞이하는 휴직보다 지내기가 조금은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엄마가 되기 전, 육아휴직을 앞둔 마음을 돌아보았다. 경력단절이라는 네글자로 대체될 수 없는 수많은 도전과 노력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자신의 여정을 돌아보고, 그 흔적을 기억하며 육아휴직이라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할 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내야 할지 함께 나누고자 한다. 더불어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되는 도구들과 잠시 쉬어가면서 커리어를 재정비할 수 있도록 하는 워크시트도 공유하고자 한다.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육아휴직이, 조금은 덜 무서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 또한 이 시기를 겪으면서 엄마로서, 여성으로서 더 성장하는 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정리한다. 이제는 나를 응원하는 가족이 한 명 더 생겼기 때문에, 더 든든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육아휴직을 잘 준비한 만큼, 육아도 힘을 내어 할 수 있기를 응원하며, 엄마의 행복이 아기의 행복이라는 말을 다시한번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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