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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엄마라면, 무조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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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고 있어! 대신 조금만 정신 차리고 게을러지지 말자.”

내가 나에게

안녕하세요. 올해로 결혼 10년 차를 맞이하는, 8살 다니와 4살 미니 두 딸아이의 엄마, 백수진입니다. 

‘좋은 건 널리 알려야 한다’라는 신조로 문화예술 관련 비영리단체에서 홍보마케팅 일을 8년 정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는 우리 가족, 우리 딸들이랑 즐겁게 지내는 게 점점 힘에 부치는 것 같아서 작년에 과감하게 일을 그만두었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하고 그것을 기록해보자는 마음으로 아이와의 여행을 소개하는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아직 초보 블로거이지만, 조금씩 이웃도 늘어가면서 우리 다니미니와 즐겁게 방문했던 여행지가 다른 육아맘, 육아대디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반응을 들을 때마다 소소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남편과 저 그리고 보석 같은 딸아이 둘 이렇게 네 식구가 한집에 살고 있어요.

남편과는 대학교 CC로, 미국 파견 학생 시절에 만났어요.
6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타지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곤 몇 없는 한국인뿐인 특수한 환경이어서 그랬는지 서로 눈이 맞고 얼마 있지 않아 단둘이 뉴욕 여행까지 하고 돌아오기에 이르렀죠.

부모 입장이 되어보니 당시 저희가 얼마나 파렴치한 일을 한 거였는지…

그러거나 말거나 저희는 4년의 열애 끝에 결혼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이를 낳고 올해로 10년째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결혼 3년 차에 태어난 첫째 다니는 태어날 때 조금 힘들게 태어나서인지 갓난아기 때는 엄마를 아주 힘들게 하지 않는 아기였던 거 같아요.(당시에는 그냥 다 힘들었지만 둘째를 낳고 보니 상대적으로 순한 아이였다는 것을 느꼈어요.) 조금씩 크면서 예민한 기질이 드러나고 있어 때때로 저를 긴장하게 만들지만, 그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을 무기로 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만드는 걸 잘하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어요. 올해 8살이 된 다니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어서 새로운 차원의 세상을 탐험할 예정이랍니다.

코로나가 막 창궐하던 시기에 태어난 우리집 막내 미니는 갓난아기 때 등 센서의 무서움을 저에게 알려주었지만, 언니 다니에게선 본 적 없는 저세상 애교를 탑재하고 있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딸바보 미소 짓게 만드는 귀염둥이예요. 둘째 특유의 눈치 덕분인지 대소변도 빠르게 가리고, 말도 빠르게 늘면서 뭐든지 빠르게 자라고 있어요(TMI. 영유아 검진 몸무게 상위 1%).

Talk 1. 나의 엄마 모습 소개하기


Q. 엄마가 되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드는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잠자리에서 성심성의껏 책을 읽어줄 때인 거 같아요.
저도 제가 이렇게 동화구연에 재능이 있는지 몰랐어요. 고등학교 때 동아리로 연극부에서 잠깐 연기했던 게 이제 와 빛을 발하고 있는지도? (웃음)

Q. 반대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내 모습은요?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일로 아이들에게 불을 뿜고 있는 모습이요.
불쑥불쑥 저 자신도 당황스러울 만큼 거대한 분노를 작고 연약한 아이들에게 화산처럼 터트릴 때마다 굉장히 후회합니다.

Q. 육아를 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세요?

회사 다닐 때는 내 몸을 혹사하는 일이었지만 새벽까지 스마트폰 붙잡고 인터넷 서핑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일을 그만두고는 아이들이 모두 어린이집에 가 있는 평일 낮에 짬을 내서 동네 카페에 가거나 전시회 보러 가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모든 직장인의 퇴사 후 버킷리스트죠?) 하지만 첫째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요즘은 못 하고 있어요.

Q.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생각이나 삶의 철학이 있나요?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부모님에 관한 생각’인 거 같아요.
사실 예전에는 부모님과 사이가 아주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확실히 아이를 낳고 보니 부모님에게 감사함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건강’의 소중함을 매일, 매분, 매초 느끼고 있어요.
예전에는 형식적으로 건네던 ‘건강하세요’란 인사말을 이제는 온 마음을 담아 보내는 염원처럼 씁니다.

Q.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알잘딱깔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소통하고 도움 주고 보듬어주는 엄마요.
너무 아이에게 연연하지도, 너무 무관심하지도 않은 엄마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행복한 엄마로도 보이고 싶어요.
언젠가 첫째 아이가 자기는 나중에 커서 엄마 안 되고 싶다고 하길래 너무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제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당시엔 일을 할 때라 늘 지쳐있고 피곤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서 그런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 아이와 함께 할 때는 힘들고 피곤한 일이 있더라도 활기차고 웃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어요.

Talk 2. 나에게 다정하기


Q. 작가님의 성격을 설명하는 단어를 나열해보세요.

소통, 유머, 배려, 신중함, 공상(망상), 여유(한량), 자유로움, 정직

Q. 가장 자신 있는 것과 가장 자신 없는 것을 알려주세요.

가장 자신 있는 것은 글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고 가장 자신 없는 것은 좋은 글을 쓰는 것이에요. 그나마 자신 있는 게 글쓰기인데, 글은 쓰면 쓸수록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거 같아요. (울음) 

Q. 요즘 무엇에 가장 관심이 있나요? 최근에 빠져 있는 것을 알려주세요.

4년 뒤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할 집 리모델링 상상하기요. (상상하는 건 공짜니까요!)

Talk 3. 후배 엄마들에게 다정하기


Q. 임신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무조건 ‘체력 단련의 중요성’인 거 같아요.

주변에 아직 임신 전인 결혼한 친구들을 만나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건강 빼면 시체라고 할 만큼 쌩쌩하던 20대에 임신하고 아이를 낳았음에도 전투 같은 육아에 전혀 쓸모가 없던 비루한 몸뚱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고생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직 임신하지 않은 혹은 임신 중인 예비 엄마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첫째도 체력 단련, 둘째도 체력 단련입니다.

 

Q. 다시 임신부로 돌아간다면 내가 꼭 하고 싶은 3가지(태교 말고)

첫째는 단연코 ‘운동’이에요.
지금도 좋아하진 않지만 젊을 때는 땀 흘리는 걸 싫어해서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때는 살도 잘 안 찌고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놀아도 다음날 쌩쌩했으니 그다지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죠. 하지만 임신하면서부터 시작된 근골격계의 총체적 난국이 아이를 낳고 나서는 회복에 집중하기 더욱 어려운 여건 탓에 점점 악화하기만 했죠. 그러니 다시 임신부로 돌아간다면 출산 이후 좀 더 수월한 회복을 위해 운동 습관을 들일 거예요.  

둘째는 ‘여행’이에요.
임신 초기에는 유산 조심해야 한다고 가만히 있고, 후기에는 몸이 무거워지니까 가만히 있으면서 많이 돌아다니지 못한 거 같아요. 그런데 서울대 유명한 산부인과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임신부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임신부로 돌아간다면 남편과 단둘이 혹은 친구들과 최대한 많이, 다양한 곳을 여행 다니고 싶어요. 

마지막으로는 하고 싶은 일은 ‘또래의 육아 동지를 많이 사귀는 것’이에요.
확신의 I형이라 먼저 사람을 사귀는 것이 지금도 쉽지는 않지만, 임신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오프라인이 어려우면 온라인으로라도 함께 육아의 고됨을 토로할 수 있는 육아 동지를 만들고 싶어요. 빨리 결혼하고 빨리 아이를 낳은 탓에 주변에 아이를 기르는 친구가 없어서 초반에 굉장히 외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맘블리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지금은 아이들 어린이집 친구 엄마들이나 뒤늦게 육아맘에 합류한 친구들이 생겨서 괜찮지만 조금 일찍 육아 동지들이 있었으면 더 힘이 되었을 거 같아요.

Q. 나를 좌절하게 만드는 출산 전 후 내 몸의 변화?

아무래도 몸무게가 많이 불었어요. 뱃살도 많이 나오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고요.
출산 직후엔 관절도 많이 늘어져서 지금도 조금만 일을 많이 하면 손가락이나 손목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래도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보완해나가고 있어요!

Q. 아빠를 육아에 동참시키는 나만의 방법은?

워낙 가정적인 아빠라 제가 부탁하지 않아도 잘하는 편이에요.
피곤할 텐데도 주말마다 아이들과 나들이 갈 때 꼭 함께하기도 하고요.

간혹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어려워할 때면 굳이 강요하진 않고 집안일을 대신하도록 해요. 집안일 하는 아빠의 모습을 아이들이 보고 자라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물론 아이와 노는 것을 안 하면 안 할수록 더 어려워질 수 있으니 종종 주말에 아이들을 아빠에게만 맡기고 자유부인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아빠와 아이들 간 유대감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오해 마세요. 흠흠)

Q. 엄마들이 보면 좋을 책, 영화 추천해주세요.

저도 선물 받아서 읽게 된 책인데요,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들의 세계>라는 책 추천해요.

어린이 독서 교실을 운영하는 작가님의 에세이인데요, 아이들의 엉뚱 발랄하면서도 교훈을 주는 세계를 엿보는 재미(많이)와 감동이 있고, 아이를 대할 때 마음가짐이나 철학도 성찰해볼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와 어떻게 독서 활동을 하면 좋을지 팁도 조금씩 얻을 수 있답니다.

Talk 4. 맘블리 독자에게 다정하기


Q. 맘블리 앰버서더로 지원하게 된 이유

제가 그랬듯이 ‘내가 잘못하고 있지 않다’라는 안심이 고픈, ‘좀 더 나은 엄마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외로운 육아맘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퇴사하고 얼마 안 되어 마침 맘블리 앰버서더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는 ‘이거다!’ 싶어 지원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맘블리 앰버서더로서 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게 되어,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네요. 

Q. 앞으로 맘블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함께하고 싶은지 알려주세요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들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주말처럼 짧은 휴일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수도권 중심의 여행지나 체험 활동을 소개할 예정이에요.

Q. 마지막으로 맘블리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육아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과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우고 있을 뿐이죠. 그 과정에서 혹시나 외롭고 힘에 부칠 때가 있다면, 맘블리에서 함께 공감하고 위로받으면서 또 한 발짝 나아갈 힘을 얻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이 콘텐츠는 2023.04.16 최초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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