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워킹맘입니다
워킹맘들에게 엄마표 영어는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 종일 일에 에너지를 쏟고 와서 마주하는 육아는 퇴근 없는 또 다른 출근일 뿐입니다. 병가를 비롯한 그 어떤 개인 사정도 통하지 않는 지독한 꼬마상사가 있는 직장 말이죠.
사실 엄마표 영어처럼 육아에서 뭐든지 ‘엄마표’가 붙으면 워킹맘들의 마음은 왠지 더 작아지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워킹맘의 마음 한편에는 늘 죄책감과 미안함이 자리합니다. 그 죄책감을 지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더 쉽게 아이의 영어에 시간 대신 ‘돈’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런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가 이렇게 돈을 투자했는데” 혹은 “이렇게 좋은(비싼) 수업시켜줬는데”라는 마음이 생겨나기도 해요.
이러한 생각만큼 아이 교육에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아이의 영어에 많은 돈을 투자하거나 외부 기관에 맡긴다고 해서 엄마가 아이의 영어 책임감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고 하루 종일 업무로 너무 바빠요.
엄마표 영어는커녕 평일에는 아이들 돌보는 일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에요.”
“저는 엄마표 영어는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학습지나 학원 과외 등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할 계획입니다.”
이런 엄마들은 정말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없는 걸까요?
외부 프로그램이나 기관을 이용한다고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없는 걸까요?
엄마표 영어에 대한 고민 중 많은 부분이 ‘시간’에 관한 것으로, 엄마표 영어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인데요.
과연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전업주부라고 해서 엄마표 영어를 위한 좋은 환경을 갖추었다고도 말할 수도 없어요.
끝없이 생성되는 가사 노동의 굴레 앞에서 가질 수 있는 자유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이야말로 마음먹고 관리하기 나름이니까요. 내가 가진 시간의 틀 안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아이의 영어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내면’ 되는 것입니다.
엄마의 시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 중에 진득하게 궁둥이 붙이고 앉아서 집중하는 시간이 유난히 짧은 아이들도 있어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들도 있지요. 이런 아이들은 사실 의자에 앉히는 일만으로도 식은땀이 날 정도로 힘든 일이에요.
제 아들은 5분도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해요
매일매일 5분 동안 엄마표 영어를 해보세요. 앉아 있는 것이 힘든 아이라면 음원을 틀어놓고 엄마도 같이 서 있거나 움직이면서 놀이처럼 시작해보세요. 아이가 음원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도록 조금씩 유도하는 것입니다.
영유아 아이들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책상에 앉아서 정색하고 하는 ‘공부’의 개념으로 영어에 접근하지 마세요.
같은 맥락으로 산만하거나 너무 활발한 기질의 아이들은 영어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춘다거나 몸으로 하는 게임처럼 가볍고 즐거운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아요.
“책상에 앉아 하루 5분으로 무슨 영어가 되겠어?”, “뛰어다니면서 무슨 영어 공부를 해?”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처음 시작은 나와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아기에 엄마표 영어의 핵심 중 하나가 규칙적인 영어 습관과 좋은 영어 첫인상 만들기라는 점에서 이는 분명히 큰 의미를 가집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5분의 10분이 되는 날이 있을 것이고 언젠가는 1시간을 꼬박 앉아 연필을 잡는 날이 올 거예요. 엄마와 아이가 그들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지요.
이처럼 유아기 엄마표 영어에서 나와 내 아이가 영어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의 길이보다는 규칙성과 지속성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나와 내 아이의 시간을 쪼개어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 나는 엄마표 영어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가?
일단 위/주 단위/월 단위 3가지 단위로 구성해보세요.
✅ 나의 아이는 한 번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가?
독서/영상 시청/미술 등의 창작활동/음원 청취/역할 놀이 등 다양한 활동에서 아이가 가장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관찰해보세요.
위의 질문들을 통해 규칙적으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았다면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에 대해 고민도 해보세요.
나는 아이와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
이전 글에서 엄마표 영어를 하는 첫 단계가 엄마의 마음을 비우고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엄마의 성향과 기질을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영유아기 시기는 영어를 포함한 대부분 정보가 엄마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영어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영어에 자신이 있으며 아이와 함께 영어로 놀고 책을 읽는 것이 너무 좋은 엄마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영어를 싫어하는 엄마, 책을 좋아하는 엄마, 활동적인 엄마, 집순이 엄마, 누워 있는 게 좋은 엄마, 운동을 좋아하는 엄마, 손재주가 좋은 엄마 등등 세상에는 가지각색의 엄마들이 존재합니다.
나 자신을 한번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가?”
“나는 내 아이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
아래의 질문들과 함께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 내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책/만들기/노래/운동/베이킹/역할 놀이 등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 중 영어와 접목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세요.
❓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아이와 함께하는 영역 중에서 내가 즐겁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세요.
❓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와 내가 좋아하는(또는 잘 할 수 있는) 분야의 접점을 찾는다.
아이와 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집합 분야를 찾았다면 거기에 영어를 더해보는 것입니다.
엄마는 슈퍼우먼?!
이 세상에 엄마라는 직업만큼 다재다능함을 요구하는 직업도 없을 거예요.
영양사부터 심리상담사, 영어를 포함한 모든 과목을 다룰 줄 아는 선생님까지 엄마라는 직업은 정말 많은 능력을 요구합니다.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엄마는 내 아이가 세상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주고 함께 해주는 전략가입니다. 영어는 그 수많은 분야 중의 하나일 뿐이고요.
다행히 아이들 영어교육에 진심인 현재 우리나라에는 엄마의 부족한 영어 실력과 바쁜 시간을 메꿔 줄 수 있는 조력자들이 넘쳐납니다. 좋은 책, 영상물, 각종 펜, 원어민 키즈카페, 한 달에 한 번 집으로 색종이 한 장까지 야무지게 구성해서 보내주는 영어교육 콘텐츠들까지. 내 아이에게 맞는 전략만 잘 잡는다면 도움받을 수 있는 것들이 차고 넘치는 고마운 세상입니다.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엄마표 영어는 아니에요.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은 도움을 받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되는 것입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이 말은 엄마표 영어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이들 영어학습에 A부터 Z까지 모든 부분이 엄마 손을 거쳐야 엄마표 영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기관에 아이의 영어를 맡기게 되면 엄마표 영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요.
이런 마음이라면 하루 24시간이 온전하게 본인에게 주어진다 해도 엄마표 영어를 할 시간은 모자랄 거예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가 어렵고 아이와의 영어학습이 엄마에게 많은 스트레스가 된다면 기관교육 혹은 외부 프로그램을 아이 영어의 큰 줄기로 잡으시고 그와 관련된 내용을 바탕으로 엄마표 영어를 같이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럴 때 예습이나 복습의 단계로 엄마표 영어를 활용하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평일에 시간 내기가 어렵다면 일주일간 선생님과 배웠던 책이나 노래 등을 가지고 주말에 아이와 함께 활동을 진행해 보세요.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저번에 선생님이 000이라는 책을 우리 아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다고 하시던데 엄마도 궁금해. 엄마와도 같이 한번 볼까?” 하고 같이 읽어보시는 것만으로 훌륭한 출발이 될 거예요.
그렇게 첫걸음을 떼고 나서 책이랑 연결해서 할 수 있는 만들기 활동이나 체험 활동을 하러 가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의 역할은 체크나 검사가 아니라 공유라는 걸 잊지 마세요!
엄마표 영어에서 정답은 없습니다.
나와 아이의 상황에 따라 좀 더 유연함을 가지고 대처하면 되는 것입니다. 즉 어떤 방식으로 아이의 영어 노출이 이루어지든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의 관심과 끈기이며 이것이 엄마표 영어의 핵심입니다.
엄마표 영어를 하면서 엄마 혼자서 아이의 모든 영어를 책임지고 도맡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엄마표 영어는 엄마가 아이의 영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함께 경험해나가는 것입니다.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나의 모자란 영어 실력 때문에, 나의 경제력 때문에, 나의 성향 때문에 아이에게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없다고 단정 짓고 좌절하지 마세요.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지 말고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보세요. 관심이 있으면 방법이 보이고 목표가 있으면 길이 보이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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