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낸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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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화내지 말아야지’

매일 밤 다짐하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본 게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내일은 아이에게 짜증 내지 말아야지.’라고 스스로 엄마의 자격이 없다며 자책하는 밤을 지낸 날이 무수히도 많습니다. 

아마 우리가 ‘엄마’이기에 할 수 있는 고민일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사랑하기에 좋은 것만 주고 싶고, 좋은 것만 해주고 싶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을 거예요. 그 마음은 엄마이기에 할 수 있는 ‘자식을 위한 사랑의 마음’입니다. 

깊고 깊은 엄마의 사랑이죠. 그런 사랑의 마음들이 모여 완벽한 엄마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 ‘요리도, 살림도, 놀이도 만능인 엄마’가 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을 해내지 못했을 때, 스스로가 작아지고 부족한 엄마로 보일 수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나의 부족한 부분에 지적하는 가족이 있다면(없기를 바라지만) 스스로 자신을 보는 내면의 기준이 더욱 매서워집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오은영 박사님 같은 아이를 완벽하게 아는 전문가인 육아 멘토가 아닙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엄마’가 되어 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경쟁 상대는 바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입니다. 

어제 20번의 화를 냈다면 오늘 18번만 화냈어도 자신을 너그럽게 봐주기로 해요. 내면의 검열자는 ‘아직도 18번이나 화를 내고 있단 말이야!’라고 채근하고 다그치는 호통의 소리를 낼지라도 내 안에서는 검열자와 맞서는 ‘천사’ 한 명쯤은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야 엄마인 나 자신이 살 수 있습니다. 

화를 두 번이나 참기 위해 얼마나 올라오는 것들을 참기가 힘들었었는지 누구보다 당신은 알잖아요. 누군가는 화를 20번이나 18번이나 많이 낸 건 똑같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네, 맞아요. 결과만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두 번을 참으려고 노력한 오늘의 마음’입니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 습관이 됐을지도 모르는 화가 나는 포인트가 있었을 거예요.

습관성 화를 두 번이나 더 참기 위해 당신은 마음을 새롭게 다잡았고, 아이를 다시 한번 생각했고, 화가 올라오는 순간에 이를 악물든 힘든 자리를 피하든 심호흡 하든 각종 방법을 써가면서 갖은 노력으로 화를 참았다는 것에 우리 자신을 칭찬해줍시다.

내면의 검열자가 호통을 칠 때마다 ‘어제보다 2번이나 화를 덜 냈다고. 이것도 큰 성과야!’ 내면의 천사가 목소리를 내어 나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엄마 하루 이틀하고 끝낼 거 아니잖아요. 습관이 되어버려 검열자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큰 것에 신경 쓰지 마세요. 계속하다 보면 천사의 목소리가 검열자의 목소리보다 큰 목소리를 낼 때가 올 거예요.

지금 내면검열자의 목소리(판단. 비난, 자책, 후회)가 천사의 목소리를 집어삼키고 마음을 지배했나요? 비난의 목소리를 내며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나를 발전시키고 싶은 습관적 마음이 드나요? 문제는 육아가 아닐지도 몰라요. 살아온 환경이나 성장 과정을 돌아보며 자신의 살아온 여정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내면의 검열자는 비단 육아 상황이 아닌 내 삶의 모든 상황에서 혹은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에 개입되어 있을지 모릅니다.

그 목소리에 쉽게 지배당하고 결국 그 검열자의 목소리를 원동력으로 당신은 지금보다 나은 엄마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결국 ‘엄마라는 것을 더 잘 해내고 싶다.’

이 마음에 변함은 없으니까요. 오늘도 당신이 좀 더 어제보다 나은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을 제가 응원해 드릴게요.

저의 이야기가 당신의 마음에 조금은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

육아는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앞으로의 일이 예상되지 않는 불안을 안고 사는 기분이다.

아이와 함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하다 갑자기 넘어져 얼굴을 다치는가 하면, 두 아이가 화장실 문 앞에서 놀다가 아들의 발톱이 문에 끼어 달랑거려 발톱과 살을 꿰매는 수술을 하기도 하고, 잘 먹던 젤리를 먹다가 갑자기 목에 걸려서 숨이 안 쉬어질 때도 있었다.

모든 일들은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 순식간에 벌어지기에 놀이터에서도 내 시선 안에 아이가 없으면 불안하다. 위기의 순간을 늘 대비해야 하니까.

이런 사고뿐만 아니라 정서적 마음의 충돌도 예측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아이와 마음이 충돌하면

늘 ‘화’로 끝났다.

아들의 하원 시간 전에 물론 충분히 마음가짐을 하고 아이를 맞이한다. 유치원 버스가 멈추면 아들은 격하게 버스 계단에서 뛰어내린다. 동시에 내 손에 있던 킥보드를 잡아채서 쌩~ 가버리면, 지나가는 차와 아슬아슬하게 교차한다. 순간 내 심장은 쿵 내려앉는다. 충분히 다잡았던 마음가짐은 늘 먼지처럼 사라지고 화가 머리끝까지 차곤 했다. 

여러 번 말해도 고쳐지지 않는 아들의 습관이 사고로 이어질까 불안했다. 입으로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 아이를 멈추게 하고 손으로는 차갑게 킥보드를 낚아챈다. 

아이는 큰소리 내는 엄마가 무섭고 킥보드까지 뺏긴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면서 어깨가 축 늘어져 놀이터로 걸어간다.

2살 터울 7세 딸. 아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온순하고 차분하다. 그렇다면 나는 화가 덜 나는 것이 맞지 않은가.

규칙이 무엇인지 알고 일상생활 습관을 잘 지키던 딸이 갑자기 하기 싫어할 때, 난 그 마음을 받아 주지 못했다. 퇴행하는 것 같은 딸의 모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불안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받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어쩌면 내 모습이 더 불안했다.

나는 딸에게 할 줄 알면서 안 한다며 화를 냈다.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는지 몰랐을 시절. (알고도 받아주기 싫었다고 하는 게 더 맞다)

그때 내 말은 날카로웠고 마음은 화로 가득했다. 아이들의 작은 행동과 말에 나의 감정이 쉽게 상해 불같이 화를 내는 날이 많아졌다. 아이들 스스로 세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에 괜한 오기를 부려 기 싸움을 한 적도 많다. 

매번 상황은 달랐지만,

나의 표현 방식은 오직 하나,

화였다. 

거기에 가끔 남편의 무언의 눈빛까지 더해지면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시한폭탄 같은 나. 뭔가 작은 불안이라도 건드려지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을 마음에 품고 사는 모양새였다.

그렇다. 아이에게 일관성 있게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 그것이 부모의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엄마의 ‘나름’의 노력은 처참히 무너지고 결국에는 머리와 달리 마음의 폭탄은 폭발하고야 만다. 내 마음의 감정 그릇이 넘치고 있었다

엄마 말에 집중이 안되는 것이 당연한 5세, 7세 아이들에게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닐까. “그냥 엄마 말 좀 들어.”라고 화와 함께 습관적으로 내뱉는 나의 말.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걸까? 

나는 이렇게 화로 주체 안 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 정말 괜찮은 걸까?

그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상처받는 게 무섭고 두려워 느낌과 감정에 대해 표현해 보지 못한, 참기만 하면서 삶이 ‘생존 모드’였던 나에 대해 써 내려가 봤다. 지금의 일상에서 모든 행동과 말이 어른다워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지금 느껴지는 마음을 찬찬히 묵묵히 기록해 나갔다.

스스로 들어갔던 마음의 감옥과 다른 점을 생각해 보자면 일기의 마지막은 늘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돌보는 말들로 마무리되었다. 일기는 나의 마음을 보는, 정확히 말하면 마음의 감정을 돌보는 공간이 되었다.

한 달쯤 지났을까? 

감정을 묵히는 마음 습관이 불같은 화로 덩치가 커진 것이 일기를 살펴보며 느껴졌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나의 마음의 폭탄이었던 ‘화’의 마음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그제의 화는 서운함이었고, 어제의 화는 배려 받고 싶은 화였다. 오늘의 화는 마음이 지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화였다. 화는 제 각각의 다른 마음을 담고 있었다. 아직 표현되지 못한 그 마음들이 켜켜이 쌓여 감정 그릇에 차고 넘쳐 하나의 큰 덩어리로 표출된 게 화였다. 마음의 불안이 낮아지고 나는 나의 화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감정은 다 이유가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39년을 살면서도 잘 몰랐던 내 안의 수많은 마음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넘치는 감정 그릇을 비우기 위해 나는 오늘도 일기를 쓴다.

—–❤❤❤❤❤—–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미친 사람 같다고,

혹은 요즘 많이 회자되는

분노조절 장애인가 싶어

마음으로 자신을

진단 내린 적은 없나요?

죄 없는 내면의 감정들을

미워하지는 않으셨나요?

감정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우리가 살아온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감정이라는 것이 가끔은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어 버거울 때가 있더라도.

감정은 우리에게 마음을 알려주는 꼭 필요한 신호등 같은 것이라고 보면 좋아요. 

도로의 신호등처럼 내 마음이 빨간불인지 초록불인지 노란불인지 감정을 정리하고 안전한 신호인지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감정을 보는 게 조금 연습이 된다면 빨간불이 되기 전 노란불일 때, 다른 방법을 통해 빨간불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을 너무 못되게 구는 마녀라고 치부하지 말고, 너그럽게 봐주세요. 

내 감정이잖아요. 내 마음 안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어쩌면 우리는 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이기 이전에 나 자신에게 좋은 내가 되는 것이 먼저일지도 모릅니다. 

육아하는 누구나 불안을 느낍니다. 불안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불안하지 않은 엄마는 세상에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 불안의 표현이 가끔은 화가 되기도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당신은 화를 못 참아서 화를 내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으로 시선을 돌려 우리 아이 보듯 마음을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스스로 허락해보기로 해요. 오늘은 내가 어떤 포인트에서 화를 잘 내는지, 그 상황을 생각해서 나의 불안을 파악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내 감정을 잘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게 버겁지 않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게 버겁다면, 아마도 지금 나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할 시간이 아닐까요?

❤ 함께 해 보아요. ❤

힐링 페이지 2단계.

자신이 특히 화가 자주 표출되는 상황을 적어보세요.

그리고 거기에 따라오는 불안이 뭔지 생각해보세요

1. 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 화가 난다

➰ 아이가 키가 작은 편이라 안 클까 봐. 작아서 놀림받을까 봐 불안해

2. 아이가 너무 늦게 자서 화가 난다

➰ 육퇴 후 나의 시간이 줄어드는 게 싫다, 혹은 내 시간이 없어질까 봐 불안해

3. 아이가 킥보드 타다 다칠까봐 걱정되서 화가나. 저번에도 다쳤잖아.

➰ 안전한곳에서 타는 것을 약속해봐야겠다. (불안을 경감시키는 행동)

스스로 하는게 어색하다면  인스타 피드에 올려보면서 인증해보세요. 저를 태그(@maumcoach_younghee)해주시거나, 제 메일로 (yhcoaching@naver.com)  3줄 일기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마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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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장*
    1년전

    일기를 통해 나를 되돌아보는 일이 왜 저는 두려울까요...(뜨끔뜨끔ㅠ)
    위로와 격려도 필요한데 두려움의 산을 못 넘고 있네요
    그냥...위로와 격려만 해주렵니다^^

  • 앰버서더
    남영희
    1년전

    맞아요.용기가필요하더라구요. 지금 위로와격려만 주는것도 충분히 좋은일입니다

  • 송이안
    1년전

    지금 화의 상태로 글을 읽기 시작한 건 아니었는데 작가님 글을 읽으며 화났던 순간들이 생생해지고 또 사그라드는 경험을 했어요
    작가님의 부드러운 치유의 글은 오늘도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약발라주시네요 ㅎㅎ 마지막에 불안을 경감시키는 행동도 너무 좋았어요!^^

  • 앰버서더
    남영희
    1년전

    위로를 받았다니 기뻐요! 행동적인 실천을 통해 나아지는 경험을 해본다면 더 나은 행동이나 방향성을 잡는데 좋더라구요. 감정에머무르는 시간도 짧아지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남*화
    1년전

    [화는 서운함/ 배려 받고 싶은 / 휴식이 필요한/ .
    화는 제 각각의 다른 마음을 담고 있었다. ]
    라는 글에서 나의 화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시해주는 방법을 실천해봐야겠습니다

  • 앰버서더
    남영희
    1년전

    실천할 마음을 낸다는것에 박수를보내요!^^

  • 이유진
    1년전

    불안하고 화를 내는 모습의 나는
    부족한 엄마라고 단정짓 고 마는데
    그 불안이
    내가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라는 말이
    참 위안이 되어요

  • 앰버서더
    남영희
    1년전

    엄마들은 각자의 기준으로 늘 더 좋은 엄마가 될수있기를 희망하는것같아요^^

  • 공*연
    1년전

    육아로 지친 하루... 레터 읽고 충전합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 홧팅 ^^*)

  • 앰버서더
    남영희
    1년전

    힘이되었다니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