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연
별 것 아닌 아이의 행동이 유독 저의 눈에 거슬리고 신경 쓰일 때가 있어요.
저도 모르게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게 되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해도 소용이 없어요.
어른 답게 아이를 가르치고 보듬어야 하는데,
이럴 땐, 제가 토라진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아요. 저는 왜 이러는 걸까요?
아이에게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계속 화를 낸 적이 있나요?
별 것 아닌 일에 감정이 요동치고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을 때가 있나요?
어쩌면, 그건 당신의 내면아이가 외치는 간절한 목소리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 작고 여린 한 아이를 품고 삽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겉모습은 성장하고 성숙해지지만,
이 작은 아이는 자라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요.
어린 시절 가장 순수했던, 그리고 상처받았던 마음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로요.
이 아이는 우리 마음 중에서도 가장 어둡고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어서 웬만해선 눈에 잘 띄지 않아요. 평소에는 존재 자체를 알아차리기조차 쉽지 않지요.
그런데 우리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든 상태일 때, 혹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아픈 상처가 건드려져 나도 모르게 예전의 기억이 떠오를 때, 예고 없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상담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면아이’라고 부르는데요.
인간의 내면에는 어린 시절의 아픔과 상처로 인한 또 다른 자아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어린 시절의 모습을 지닌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내면아이라고 해요.
내면아이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내면아이를 만나는 경험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돌보아야 할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일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여지는 성인 자아가 약해지면서 동시에 내면아이가 존재감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에 더하여 과거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경험했던 장면들을 이제는 양육자의 입장에서 반복하게 되면서 그때의 상처를 고스란히 지닌 내면아이가 고개를 내미는 것이지요.
저의 내면아이가 처음으로 드러난 건, 첫째 아이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였습니다.
어린 아기를 키우는 양육자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당시의 저의 일상은 ‘내게 엄마이기 이전의 삶이 있었나?’ 싶을 만큼 모든 것이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먹는 것, 자는 것,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것까지도 무엇 하나 제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지요.
그렇지만 저는 아기를 위해서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저 참고 버티며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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