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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출산 후 퇴원해서 혹은 조리원 생활까지 다 마치고 아기와 함께 집에 돌아왔을 때, 그때의 기분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집에서 편안하게 작고 소중한 우리 아이를 안고 수유하다가 주르륵, 혹은 뿜어내는듯한 아이의 구토를 첫 경험하게 되었을 때 가슴이 철렁했던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아이가 기침하다가 갑자기 우웨엑-하며 토한 적은 있으신가요?

구토를 자주 하지 않는데 어쩌다 토하는 아이, 수시로 토하는 아이, 아주 감사하게도 전혀 토하지 않는 아이 등등, 정말 아이마다 다 다릅니다.

여러분은 어떤 아이와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두 아이와 지내면서 틈만 나면 토하는 첫째와 돌이 다되도록 토라고는 어쩌다 한두 번이 다인 둘째를 키우고 있는데요. 

솔직히 참 힘듭니다.

첫째는 신생아 때 분수토는 안 해도 게워내는 게 일상이었고 커서는 기침을 좀 심하게 한다 싶으면 토하고, 오늘 좀 많이 먹었네? 하면 자기 전에 토하고…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저의 경험을 살려 맘블리 독자분들과 아이들의 구토에 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시기별 아이가 구토하는 원인에 대해서 얘기해볼게요.

맘블리 Talk 1. 신생아 ~ 이유식 시작 전 아기라면


신생아는 위장관과 소화력이 미숙하여 쉽게 토를 할 수 있습니다.
트림을 충분히 시켜도 아이에 따라 자주 게워내는 아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신생아들은 게워낸 것과 분수토를 잘 구별해주셔야 합니다.

보통 입에서 ‘주륵-‘하고 흘리는 건 게워내는 경우가 많고. 분수토는 뿜어내는듯한 양상으로 토를 합니다.

(왼쪽)성인의 위와 신생아의 위(오른쪽) ⓒ김희선, 맘블리 앰버서더

어른의 경우에는, 위가 역류 방지 기능을 지니고 있고 보통 J자형으로 세워진 모양이라 쉽게 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인들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만 구토하는데, 부모들은 아기가 토하면 아기도 어른처럼 어디가 아파서 토하는 건 아닌지 걱정해요.

신생아의 위 모양과 크기를 성인과 비교하면 약간 누워있고 크기가 작습니다.

아기의 작은 뱃속에는 어른과 같은 종류의 장기가 들어있는 데다가 신경이나 근육과 같은 역류 방지 기능도 아직 갖추어지지 않아 생후 3개월까지 신생아는 누워있을 때 쉽게 분유나 모유를 게워낼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간혹, 배가 좀 불편해서 분수토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첫 분수토이고 색깔도 아기가 먹었던 모유나 분유색이라면 한 번 정도는 지켜보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아기가 컨디션이 평소와 다르고 분수토를 수유 때마다 하거나 첫번째 구토지만 혈액이 섞인 것처럼 분홍색, 선홍색이라거나 녹즙색처럼 색깔이 이상하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셔서 진료를 보셔야 합니다.

색깔이나 양상에 따라 아기의 위장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맘블리 Talk 2. 이유식을 시작한 이후의 아이라면


이유식을 시작한 이후라면, 여러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이유식의 입자크기.

아이의 개월 수나 시기대로 이유식을 진행하여도 아이마다 성향이나 발육, 성장속도가 차이가 있으므로 해당 개월 수에 맞는 이유식을 진행하였더라도 아이가 먹기 힘들어 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소화가 잘 안되어서 혹은 배가 너무 불러서.

아이들은 복압이 조금만 세져도 쉽게 구토할 수 있습니다.
음식이 역류되기 쉬운 건데요.

제 첫째 아이도 소화가 느린 편이었고 기침이나 심한 울음처럼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이 있을 때 종종 구토했습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지긴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배고플 때, 원할 때 식사를 챙겨줬고, 울거나 기침을 할 때는 후-하고 크게 숨을 내쉬도록 하여 아이를 진정시키고 복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굉장히 노력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식중독과 같은 전염성 질환에 감염되거나, 위장질환의 증상으로 아이가 구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올바른 처방을 받은 약을 먹어야 하는데요.
심한 경우엔 입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예방법과 대처법을 잘 숙지해야겠죠?

먼저 식중독일 경우 예방법으로는 

손 씻기, 식 신선도 유지, 항상 끓인 후 섭취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1️⃣ 항상 손 씻기를 통해, 청결 유지와 세균 감염의 전파를 차단해야 합니다.

2️⃣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야채나 과일의 경우 각 보관 방법에 맞게 유지하고 상하거나 곰팡이가 핀 경우는 즉각 폐기하도록 합니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음식이 쉬지 않도록 유의하고, 먹고 남은 찌개나 국은 한번 끓인 후 냉장 보관을 하도록 합니다.

3️⃣ 음식의 균은 대부분 고온에서 죽기때문에 웬만하면 날것보단 끓인 후 섭취하도록 합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날것을 먹으면 어른보다 더 많이 힘들어하므로 되도록 날것의 음식은 굳이 먹이지 않도록 해요.

맘블리 Talk 3. 구토 외에 다른 증상도 있어요!


구토는 위장관에 문제가 생기거나 머리에 충격이 가해져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낙상 후의 구토, 구토와 설사 혹은 혈변처럼 비정상적인 변을 동반하는 경우 등은 바로 병원에 가셔야 해요. 아이가 치료를 요하는 응급한 상황일 확률이 높습니다.

낙상 후 구토 : 아이가 심하게 울다가 토를 하는 거라면 아이를 달래면서 경과를 봐도 될 테지만,  그게 아니라 낙상한 지 2~3시간 이내에 여러 차례 구토하고 의식을 잃어가거나 눈의 초점이 맞지 않는다면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기침 후 구토 : 아이들은 기침을 하면서 생기는 복압으로도 구토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고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다른 증상들도 고려하여 소아천식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대개는 복압으로 인한 구토인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와 동반된 구토 : 장염으로 인한 구토일 확률이 높습니다.
탈수에 유의해주시고 구강 섭취가 어려운 경우 수액을 맞아야 할 수도 있으니 병원에 가세요.

열이 동반된 구토 : 식중독일 우려가 있습니다. 고열인 경우 지체없이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혈액이 섞인 구토 : 위장출혈이 의심되니 병원에 가서 몇가지 검사를 받아야 할 수 있어요.
가시기 전에 구토 양상을 찍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진녹색의 구토 : 보통 진녹색은 쓸개즙일 확률이 높습니다.
쓸개즙을 토할 정도라면 정도가 심한 편이니 병원에 가야해요.
이런 구토 역시 사진을 찍어가세요.

맘블리 Talk 4. 아이의 구토 예방과 대처방법


분수토가 아니고 아이가 병원 가야 할 필요성은 없어 보이지만 자주 게워내는 아이라면 집에서 몇 가지 시도해볼 방법이 있습니다. 

☝🏻 트림 자주 시키기
보통 아이가 자주 게워내면 부모님들은 이미 트림을 자주 시키고 계실 거예요.

그럼에도 트림을 수유 중간중간 시켜주세요, 간혹 수유하면서 공기를 같이 먹는 아이들은 잦은 트림을 통해서도 충분히 게워내는 것을 줄일 수 있어요.

☝🏻 천천히 수유하기
천천히 수유하는 것 역시 방법이에요.

단, 이때 총 수유시간이 1시간을 넘기면 안되는데요.
수유시간이 길어지면 엄마와 아이 모두 지쳐서 수유양이 충분하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하실 수 있지만 수유할 때 젖병으로 아이를 자극시켜 빨리 먹이는 분들이 종종 계세요.

수유가 빨리 끝나는 장점이 있지만 아이가 급하게 먹다 보면 게워내거나 토를 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자극을 주지않고 아이가 먹는 속도를 유지하며 수유를 진행하는 것 역시 게워내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엎드려 놓기
엎드려 놓기는 사실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그렇게 추천하는 자세는 아니지만
양육자(보호자)가 옆에서 상주하며 아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가정하에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엎드린 자세는 소화를 촉진하여 아이가 게워내는 것을 덜하게 할 뿐 아니라 안정감까지 느끼도록 하여 아이에게 훨씬 편안함을 느끼도록 해줍니다.

간혹 엎드린 자세로 잠을 오래 자는 아이들도 있을 만큼 신생아에게 굉장히 좋은 자세입니다. 

하지만 앞서 영아 돌연사 증후군을 언급했듯이 아이를 엎드려 놓는 경우, 반드시 주의 깊게 관찰해주셔야 합니다.

☝🏻 분유 or 젖병 바꿔보기
마지막으로, 젖병이나 분유를 바꿔보는 방법이 있는데요.

혹시 모유를 직수하는 아이의 경우 모유를 유축해서 젖병으로 수유를 시도해보거나 자세를 변경해보는 것을 시도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젖병을 바꿔보는 건 배앓이를 하는 아기들을 위해 공기의 유입을 최소로 하는 젖병이 있고 또 그 젖병을 사용하면서 증상이 호전된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분유를 바꿔보는 건 대부분의 분유 성분이 비슷하나, 장이 예민한 아이를 위해 센서티브 분유도 있고, 또 종종 분유를 바꿨는데 아이가 소화도 잘 시키고 황금변을 보았다더라 하는 경험담을 주변에서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분유 유목민, 젖병 유목민과 같이 웃픈 단어들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모유와 분유 보관법
만약 우리 아이가 모유 혹은 분유만 먹는 0~6개월 사이의 아기라면 모유와 분유 보관법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먼저 모유의 경우, 직수가 아닌 유축을 해서 먹인다면 냉동보관 시 냉동고의 경우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3개월 이내를 권장합니다.

24시간 이내에 먹일 예정이라면 냉장 보관을 하셔도 되며, 특히 해동한 모유는 24시간 이내에 먹도록 합니다.

모유는 반드시 중탕으로 가열하여 데워 먹여야 합니다.

분유 역시 주의 사항이 있습니다.

아이가 울어서 분유를 탔는데 먹지 않는 경우 입을 대지 않았다면 상온에서는 1시간 냉장고 보관 시에는 최대 12시간 가능합니다.  

만약 입을 댔다면, 버리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아까우실 수 있겠지만, 아이가 복통을 앓고 아파하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과감히 버리세요.

그리고 분유는 개봉한 지 3주 이내에 먹여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마시고요.

이렇게 충분히 예방하였음에도 아이가 구토할 때는 엄마가 해야할 일들이 있습니다.

💡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한 탈수 예방

💡 전해질 음료나 포도당 음료의 음용을 통해 탈수 예방 및 전해질 균형 유지

💡 죽이나 기름기 없고 맵지(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섭취 하도록 합니다.

간혹, 아이들이 구토로 인해 입맛을 잃거나 식사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하루나 이틀 정도는 아이에게 무리해서 식사를 권하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섭취를 통해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유식을 시작한 경우 물 섭취가 가능합니다. 보통은 생수도 한번 끓여서 식힌 물이나 보리차를 많이 주시는데요.

과하지 않은 선에서는 끓여서 식힌 생수나 보리차 섭취가 탈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다른 방법 중 하나, 너무 자주 토해서 걱정된다면 아이의 체중을 재 보기 바랍니다.
아기의 체중이 잘 늘고 있다면 안심해도 괜찮습니다.

아니면 체중계로 재지 않아도 일주일 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해서 얼굴에 통통하게 살이 올랐으면 체중이 잘 늘고 있다는 증거예요.

체중이 순조롭게 늘고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토하지 않게 될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여러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아이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게워내는 것에서 분수토 양상으로 점점 바뀌면 꼭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셔야합니다.

위의 출구가 좁아지는 ‘선천성 유문협착증’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아이가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맘블리 독자들을 위한 마지막 정리, 토할 때!

가장 먼저 아이의 상태확인하기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들이 토할 때는 역류인지 구토인지를 구별하기

집에서 좀 더 지켜봐도 될 것 같다고 생각된다면 아기의 첫번째 분수토이고 색깔도 아기가 먹었던 모유나 분유색이라면 배가 불편해서 그럴 수 있으니 한 번 정도는 지켜보기

구토할 때의 상황, 구토의 색깔, 구토할 때 아이의 증상 확인하기
아이가 컨디션이 평소와 다르고 분수토를 너무 자주 하거나 구토 색깔이 이상하면 바로 병원으로 가기

✅ 보통 집에서 치료가 가능한 구토는 아이의 상태를 보면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죽)을 조금씩 먹이기

✅ 모유와 분유의 보관법 숙지와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잘 기억해서 구토를 유발하는 행동들이나 상황,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하기

일반적으로 구토는 설사, 복통과 더불어 급성 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구토를 시작한 시기, 구토하는 정도, 구토하는 기간이나 반복성, 다른 신체 질환과의 연관성 등에 따라 구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저는 첫째 때문에 아직도 구토를 진절머리 나게 겪고 있어요.
심하면 역류성 식도염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저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그래도 점점 횟수가 줄어들고, 또 구토를 유발하는 행동들이나 상황, 환경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전보다는 덜 해진 것도 같아요. 

아이들의 개월 수가 어릴수록 신체 장기도 미숙하다 보니 별일 아닌 일에도 별일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시간이 지나가면 많은 것들이 해결되곤 하니,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우리 오늘 하루도 이 또한 지나가리 하며 잘 이겨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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