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알았던 사람을 만나도 꼭 한 번쯤은 묻고 답하는 질문이 있어요.
바로 ‘MBTI’! MBTI는 요즘 한창 유행인 ‘성격 유형’ 진단법이에요.
모녀 심리학자인 캐서린 브리그스와 이사벨 마이어스가 1900년부터 1975년에 걸쳐 개발한 것으로, 융(Jung)의 성격 유형 이론을 근거로 제작되었어요.
다양한 유형이 있어 그것에 맞게 상대방의 성격을 추론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워하는 것 같아요.
E(외향)-I(내향)
S(감각)-N(직관)
T(사고)-F(감정)
J(판단)-P(인식)
네 가지 지표를 알파벳으로 표시하면 나오는 성격유형 중에서 우리 아이는 어떤 성격일까요? MBTI의 대표 격인 E형과 I형 유형의 성향 특성과 이들이 교실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할 때에는 ‘에너지의 방향성이 어디로 향해있는가?’ 에 맞춰 판단해야 해요. 쉽게 말해 ‘에너지를 어디서 얻는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해야 에너지가 충전되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혼자서 고요하게 시간을 보내야 에너지가 충전될 수 있어요.
E는 외향을 의미하는 단어 Extraversion의 앞 글자를 따왔어요. 이 유형의 경우 자기 외부에 주의집중 하는 경향이 있어요. 흔히 사교적이고 정열적이며 활동적인 사람이 많다고 이야기하죠. 주변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에너지를 얻곤 해요. 그러므로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외부 활동에 적극성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며 폭넓은 대인관계를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I는 내향을 의미하는 단어 Introversion의 앞 글자를 따왔어요. E유형과는 반대로 스스로 내부에 주의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유형의 사람의 경우 조용하고 신중하며, 내면 활동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요. 넓은 대인관계보다는 깊은 관계를 선호해요.
이렇듯 E형과 I형은 서로 대조적이에요. 우리 아이는 어떤 유형일지 머릿속으로 그려지시나요? 교실에서는 어떻게 놀이할까요?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여러 놀이 유형들이 눈에 들어와요.
1) 시끌벅적하게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놀고 있는 아이
2) 조용히 교구에 몰두하여 혼자 혹은 한두 명의 친구들과 놀이하고 있는 아이
3) 친구랑 놀기도 하고 혼자서 놀기도 하는 아이
각각의 아이는 어떤 성향일지 짐작이 가시나요?
첫 번째는 E형의 아이로, 교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노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시끌벅적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거워하는 외향적인 성향을 보인 아이예요.
두 번째는 I형의 아이로, 자신의 단짝이나 혼자 놀이하며 자신의 활동을 즐기는 내향적인 성향을 보였어요.
세 번째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선택하여 놀이하는 아이는 E형, I형 두 가지의 성향을 골고루 가졌어요.
외향적 성향의 아이들은 새롭고 자극적인 것들을 더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원에 적응을 잘하는 편이에요. 이 아이들은 원에도, 친구들에게도 적응하는 속도가 빨라요.
놀이할 때도 “얘들아, 우리 이거 놀이할래?”라고 말하며 친구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고 친구들을 이끌며 놀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바깥 놀이터에서도 마구 뛰어다니며 자신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도 외향적 아이들의 모습이에요.
자기표현이 분명하여 교사나 친구들이 제시하는 상황에서도 ‘좋아, 싫어’라고 이야기해요.
하지만 이 친구들은 자기표현을 하려는 마음이 앞서 상대의 말을 듣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어요.
내향적 성향을 보인 아이들은 집중력 있게 교구에 집중하여 놀이하는 모습을 보여요. 이러한 아이들은 조용하고 신중하게 자신이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교구를 활용하여 잘 표현하기도 해요.
이렇듯 내향적 성향의 아이들은 조용하고, 침착하기 때문에 행동을 하기 전에 많이 생각해요. 당연히 실수가 적어요. 미술 놀이 등 새로운 활동을 할 때도 시작은 어렵고 느리지만, 그 시간이 자신이 하려는 것을 머릿속에 그리는 중이기에 활동을 시작하면 누구보다 잘 수행합니다.
또, 친구와 교사의 말에 경청하기에 대그룹 활동 시간에서의 수업 태도는 물론이고, 활동에서의 내용도 잘 기억하곤 한답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기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을 통해서는 자기표현을 하곤 합니다. 이 유형의 아이들에게는 관찰을 많이 하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 아이는 밖에서 친구와 함께 있어도 같이 안 놀아요.
자꾸 혼자만 놀려고 해서 걱정이에요. 다른 아이처럼 친구들이랑 같이 잘 놀았으면 좋겠어요.
상담시에 내향적 성향을 가진 학부모님께 꼭 받는 질문이에요.
아이가 혼자 노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걱정이 된다면, 아이에게 ‘혼자 놀 때가 재밌어? 친구들과 함께 놀 때가 재밌어?’라고 물어보세요.
혼자 노는 것이 좋아서 혼자 놀이하게 된다면 내향적 성향이겠지만, 후자는 친구와 놀고 싶은데 사회관계를 형성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친구와 왜 잘 어울리지 못하는가에 대해 관찰해보며 담임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요.
내향적 성향을 보인 아이에게 친구와 ‘함께’ 놀이하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놀아야지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혼자 노는 상황에서도 아이는 놀잇감, 환경,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어요. 혼자 놀이하면서 무한하게 상상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질 수 있기 때문이죠. 혼자 놀이하는 시간도 중요하고 발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와요.
저는 내향적인데 아이가 외향적이에요. 아이는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전 밖에서 다른 엄마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쉽지 않고, 아이를 따라가는 것도 힘이 들어서 집에 있고 싶어요. 제가 내향적이라 육아를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내향적인 엄마는 육아는 혼자서 고요하게 시간을 보내야 에너지가 충전이 되는데, 엄마만의 시간을 보내기엔 시간과 상황의 제약이 많죠. 내향적인 엄마뿐만 아니라 외향적인 엄마도 육아가 힘든 건 마찬가지예요.
내향적인 엄마와 반대로 외향적인 엄마는 에너지를 외부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니까 어려워하시더라고요. 특히 신생아 때나, 아이가 아파서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힘들어 하시고요.
교사 입장에서 바라본 육아는 엄마-자녀 사이의 ‘궁합’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질문처럼 엄마가 내향적이고 조용한 성향인데 아이는 에너지가 넘친다면 쫓아가기 바쁘고, 반대로 외향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엄마와 조용한 아이의 경우에는 답답함을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남-여 관계가 그러하듯 엄마-아이의 완벽한 궁합은 찾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이것을 인정하고 엄마가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어른이 아이를 좀 더 여유 있게 봐주며 아이의 속도와 성향을 부모의 시각이 아닌 아이의 시각으로 맞춰가는 것이 좋아요. 물론, 이 과정에서 부모-아이 중 어느 한쪽으로 너무 기울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어 가는 것이 중요하겠죠.
내향적인 엄마는 아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존중해준다는 것에 큰 강점이 있어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기다리며 봐주는 것. 아이에게 침착함을 보여주는 것이 내향적인 부모가 갖게 되는 장점이에요.
외향적인 엄마는 엄마 스스로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을 즐기고 편하게 느끼기에 아이에게도 많은 경험과 자극을 줄 수 있고, 타인과 대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다 보니 아이에게 사회적 기술도 알려 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외향, 내향적인 부모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식이 다르죠. 부모로서 가지는 강점도 달라요. 그렇기에 어느 한 성향이 잘한다, 못한다고 말할 수 없어요.
이상적인 좋은 부모의 모습을 무작정 따라가기 보다는 엄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활용하여 아이와 함께 맞춰 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밖에서 어린이집 친구들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놀이할 때도 함께 잘 노는데 원 생활에 관해 이야기해주지 않아요.
어떤 아이는 스스로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재미있었어”, “몰라”라고 이야기하며 단답형으로 대답하기도 하죠.
아직 언어가 발달하는 과정 중에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가 대답하기 쉽게 질문을 해주는 것이 좋아요.
“오늘 뭐 했어?” “오늘 친구랑 재밌게 놀았어?”라는 질문은 단편적인 대답에 그치기 쉽고, 매일 비슷한 질문이 반복되면 아이의 대답도 반복될 수 있어요.
“오늘 누구랑 놀았어?” “오늘 선생님이랑 무슨 이야기 했니?”. “오늘 어떤 놀이가 가장 재밌었어?” 등의 구체적인 질문을 해주면 아이가 그날의 일을 회상하며 답변하기가 쉬워져요.
또 매일 똑같은 질문 보다는 조금씩 변화를 주는 질문이 좋아요. 어제는 급식에 대한 질문, 오늘은 친구에 대한 질문 등 주제를 다르게 하는 것도 좋아요.
무엇보다 아이의 답변에 리액션해주세요. 아이의 대답에 흥미롭다는 듯이 반응해주면 아이는 점점 더 길게 이야기 한답니다.
예전에는 무엇이든 ‘함께’, ‘같이’, ‘협력’해서 해야 잘하는 것인 줄 알았었던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사교적, 활동적인 E형, 외향적 성향을 보인 사람들이 회사나 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코로나 이후 사회적 분위기는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원격수업과 재택근무를 하게 되며, 개인의 역량과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중요한 때가 왔어요. 그리고 점점 I형, 내향적 성향을 보인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전환되었기에 우리 아이의 성향도 있는 그대로 보고 존중해주세요.
아이들의 성격은 생활 및 교육환경, 경험, 가치관 등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변화됩니다. 그리고 아직 아이들의 성격이 형성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E형/I형 단정 짓긴 이릅니다. 그러니까 현재 아이의 성격이 E형이더라도 I형으로, I형인 아이가 E형으로 변할 수 있음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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