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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터뷰 : 경계를 만드는 발도르프 자연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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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발도르프 자연육아>의 저자 이소영 앰버서더


아이를 위해 세상 모든 것을 해 주고 싶지만 그게 가능한지, 혹은 옳은 일인지부터 고민하게 되는 육아 고민. 독일의 철학자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에 바탕을 둔 발도르프 육아는 아이의 영적인 본성을 인정하면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교육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아이와 가족이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엄마표 발도르프 자연육아>를 펴낸 이소영 님을 모시고 육아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이십대 후반에 사직서를 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셨어요. 삶의 변화를 선택하기까지 여러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저는 시골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랐어요. 집에는 제대로 된 컴퓨터 한 대도 없었고 인터넷 연결망이 발달하기 전 스무 살을 맞이했기에 정보력도 어두웠죠. 세련된 문화 예술의 경험도, 박식한 지식으로 이끌어줄 멘토도 없었어요. 하지만 우물에 산다고 한탄하고만 있지 않았어요. 우물의 고즈넉한 정취에 감사하며 이른 아침부터 이 논 저 논 열심히 뛰어다녔거든요. 눈앞에 조그마한 궁금증이 보이면 다가가서 호기심을 풀기도 하고요. 차근차근 삶의 폭을 넓혀가며 내 결에 맞는 것들을 곁에 두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시골학교 선생님으로 꿈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발도르프 교육은 교재가 따로 없고 교사가 만든 교육 내용이 교과서가 되는 시스템이라, 한 주기의 수업을 위해서 자료들을 모으고 재구성하는 노력을 해야 해요. 정성껏 칠판 그림을 그렸고 긴 시간을 들여 동료 교사들과 협의했어요. 가르친 내용은 매일 수업 일지에 기록했죠. 의사 전달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부모와 교사가 날마다 관찰일지도 써서 교환하고요. ‘가정과의 긴밀한 소통’과 ‘아동 관찰’이라는 교육철학이 현실로 실현된 거죠.

Q. 조산원에서 자연주의 출산을 준비하셨죠. 비록 준비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만나게 되었지만 자연주의 출산처럼 자연에 가까운 삶을 선호하시는 선생님의 방식에 공감이 됩니다.

아이를 수술로 만났다는 사실은 한동안 나를 무겁게 짓눌렀어요. 주변에 자연 출산한 아이들이 부러웠고 내 아이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그동안 내 한 몸 건사하며 살아가는 건 쉬운 거였구나, 부모가 되는 일은 시작부터 예측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가만히 있으면 눈물이 쏟아질 만큼 우울했지만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도 생은 계속되었고 또 나름대로 살 만했어요. 아기는 방긋거리며 힘차게 자라고 있었고, 행복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었어요. 비로소 우울의 늪을 지나 주변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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