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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러바오를 닮은 전업 작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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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1. ‘나’를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무영 작가입니다. 7살 때 첫 번째 SF소설 〈곰돌이 푸우의 우주대모험〉을 쓴 것을 시작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몰두했지만,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그러나 기어이 부산대 한문학과에 진학한 후 아버지 몰래 국문학을 복수전공하고 말았습니다.) 틈날 때마다 모터사이클과 여행을 즐깁니다. 대학 시절부터 전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스페인, 프랑스, 미국, 영국, 중국 등지를 여행하며 진짜 공부란 살아 움직이는 것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성공회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고, 기숙사 골방에서 마침내 30여년의 오랜 습작을 끝낸 뒤, 지금까지 전업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철들고 예술하는 모임인 〈용감한 작가들〉을 만들었고, 그림 그리고 노래하는 아내와 더불어 두 아들과 함께 북악산 산자락에 ‘햇살가득 아트하우스’를 열고 생생한 예술가의 삶을 살아내는 중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유흥담이자, 하나의 놀이였던 인문학을 세상에 알리고자 2013년 9월, 〈인문학은 행복한 놀이다〉를 출간하였으며, 계속 글쓰고 책을 만들면서 나다움과 사는 재미를 찾아 헤매는 중입니다. 평소에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화초처럼 키우며 두 아들과 함께 뛰놀기를 즐기는 발랄한 아빠입니다.

Q. 평소 내 성격과 비슷한 동식물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언제부터인가 집에서 불리는 애칭이 ‘러바오’입니다(러바오한테 미안한데요. 엄밀히 말하면 제가 먼저 태어났으니까 러바오가 저를 닮은 거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특히 간식을 먹을 때 모습이 러바오가 워터우 먹을 때랑 너무 똑같다고들 합니다.  

Q. 평소 자신의 이야기를 무엇을 통해 표현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글, 그림, 사진, 대화, SNS, 블로그 등)

보기에는 분명히 내성적으로 보이는데, 한 번 입을 열면 끊임없이 말하는 수다쟁이입니다.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마음으로 찍어서 기억에 남기는 걸 더 좋아하고요. 글쓰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재주가 없어서 그림이나 노래, 운동 같은 것도 좋아는 하는데 잘하지는 못해요. 역시 생각할 수록 눈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걸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어릴 때부터 모종의 이유로 책을 읽던 습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책이랑 대화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Q. 요즘 엠버서더 님의 관심사를 알려주세요.(요리, 프로그램, 생활 방식, 운동, 습관 등) 

눈을 뜨고 일어나면 마음을 잠시 추스립니다. 심호흡을 하며 기분 좋았던 꿈, 무서운 꿈을 꾸기도 하고, 미처 남아있는 어제의 여운을 털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면 아침을 차립니다. 아이들의 아침은 늘 제 몫이었거든요. (뒷정리를 잘 못하는 게 흠이기는 하지만) 아이들과 아침 식탁을 함께 하는 것이 즐겁고 또 무겁습니다. (잘 먹여야 하니까요) 그리고 나면 날씨 소식부터 확인합니다. 어디든지 곧잘 모터사이클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일적으로 관심 갖는 것은 ‘유행’입니다. 책은 유행에 응답하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은 것, 그 모든 유행의 이유를 들여다보면 책이 보이니까요. 

라이프스타일은 아주 단순합니다. 머리는 쉼없이 움직이지만 몸은 잘 움직이지 않아서 여건이 허락할 때마다 운동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운동은 ‘필라테스’였어요.
내 몸을 확인하는 즐거움(?)이랄까요. 헬스나 다른 운동보다 가장 오래하고 가장 열심히 하는 운동입니다.     

Q. 혼자 있을 때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혹은 그런 시간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직업상 말을 많이 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데요.
사실 제가 아주 극단적인 INFP이기 때문에 원래는 혼자 있어도 혼자 있고 싶은 성격이거든요. 가만히 혼자 놔둬도 잘 노는 타입입니다. 만약 제가 혼자 있다면, 한 달이든 두 달이든 계속 혼자 지낼 수 있을 거 같아요. 혼자 바이크를 타고 여행하기도 하고 혼자 잠도 잘 자고 혼자 영화도 잘 보고 맛집도 잘 가고 글도 쓰고 드라마도 몰아서 보고 한 없이 잘 지냅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한테는 정기적으로 다른 사람과 연락하고 만나는 필요합니다.   

Q. 맘블리 앰버서더로 합류하게 된 이유

새로운 만남이 주는 즐거움, 이 기대가 가장 컸던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제가 보냈던 육아(育兒)- 아이를 키우는-의 시간이 사실은 육아(育我)-나를 키우는-의 시간임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그냥 버리는 시간, 없어지는 시간, 소모되는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양분 삼아 제가 자라는 경험을 했거든요. 물론 의미를 모를 때는 산후우울증을 겪을 만큼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육아의 진짜 의미를 깨닫고 나니 육아를 통해 나 자신이 자라는 축복을 만끽하게 되었습니다.

맘블리에서도 그런 분들이 많으시겠죠? 만약 아이를 키우는 육아에만 집중하고 계시다면 나를 키우는 육아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Q. 맘블리 콘텐츠 중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맘블리와 알게 된지 아직 금방이라서 특정한 컨텐츠가 기억난다기 보다는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지금도 강하게 듭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육아를 통해 나 자신을 키우는 육아에도 열심인 분들이 많아서 기대되고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Talk 2. 나의 ‘생활’을 소개합니다.


Q. 생활계획표를 작성해 주셨어요. 내 하루 중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은 특별한 순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아침식탁과 온가족 데이트가 제 하루 중 육아에 해당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아침식탁은 늘 제 담당이기 때문에 밤새 아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새 하루를 시작하면서 함께 아침 먹는 시간이라 소중합니다. 아침식탁이 하루를 위한 워밍업이라면 퇴근하고 난 이후에 맞이하는 온가족 데이트가 하이라이트입니다. 이때는 저와 아내, 두 아들, 고양이까지 함께 어울립니다. 각자 할 일을 하면서 눈만 마주칠 때도 있지만, 좀 더 편하게 대화하고 교감하는 시간입니다. 커피와 복숭아티를 놓고 대화하기도 하고, 같이 게임을 하기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 같은 일상을 보내기도 하고 줄넘기도 하고 산책도 가고 음악도 듣는 그런 시간입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훌쩍 커서 편안해졌지만, 사실 아이들이 둘 다 초등학생일 때까진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몸을 써서 놀아주는 걸 좋아하다보니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부대끼고 놀았으니까요.  

Q. 일과 육아, 생활과 육아를 함께 돌보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나와 아이, 나와 일 모두 손에 잡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건 관점의 문제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육아를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하는 것, 또 내가 육아를 당하기도(?) 한다는 걸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에도 ‘내’가 ‘아이’를 보는 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를 서로 키워주는 시간이거든요. 아이는 열심히 아이답게, 저는 또 열심히 저답게 같이 만들어가는 시간이라서요. 저만 잘한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고, 아이만 잘 지내서 되는 문제도 아닌 것 같아요. 

Q. 오늘 밤, 잠들기 전 내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빠는 네 편이야. 

Talk 3. 저의 ‘양육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Q. 앰버서더 이전에 아빠로서, 양육자로서 김무영님께 질문드려요. 양육을 하며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이나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둘째 아이를 낳고 백일이 채 되지 않아서 저는 백수가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두 돌 된 큰 아이와 백일 남짓한 둘째 아이 모두 제가 집에서 돌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신춘문예와 공모전에 낼 소설을 쓰고 있었지만, 아무런 경제활동을 못하고 있었으니, ‘실업자라서 육아를 하게 됐다’는 자격지심을 갖게 되었어요. 

밤새 두둑해진 아이의 기저귀를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모든 일상이 다 아이 중심으로 흘러갔고, 저는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 산후우울증을 겪게 되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나중에는 알 수 없는 분노로 바뀌더군요. 무기력하게 수동적으로 아이들과 지내다가 멍을 때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큰 아이가 어디선가 뛰어오면서 백허그를 하더니 이렇게 말해주더라고요. 

 “아빠~~~~ 아빠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왈칵하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내가 뭐라고 이 아이는 이렇게나 좋아할까? 도대체 이 녀석은 내가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지 알고서 하는 말일까? 근데 그 순간 굳어졌던 제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렸어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아빠이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함께 한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아이는 지금 내 존재만으로 채움 받고 있었던 거구나. 깨달았어요. 그리고나니 갑자기 아무런 부담감도, 아무런 압박도 들지 않았어요. 그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진짜 육아가 시작된 것 같아요. 

Q. 본인의 어린 시절과 비교했을 때, ‘요즘 양육’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아무래도 디지털 환경이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고, 친척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고모, 이모, 사촌 등등)을 자주 만났었는데 지금 아이들은 그 기회가 없다시피 하니까요.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객관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더 외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Q. 혹시 양육자로서 불안하고 궁금할 때가 있으신가요? 그럴 땐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김무영님의 양육 불안 해소 방법을 알려주세요.

제가 가장 불안했던 순간 중의 한 장면은 큰 아이가 5학년이 되도록 구구단을 외우지 못할 때였어요.
아이가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았거든요. 학교 시험에서 0점을 받아도 좋으니까 너는 네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라고 키웠습니다. 어떤 결과든 초등학생 때는 아이다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는 걸 직접 봤을 때 심장이 철렁 주저앉더라고요. 

“내가 아이를 잘못 키웠나?” 

아마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이런 자문이 들 때가 육아를 하면서 가장 불안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제 불안을 해소했던 건 ‘아이와의 대화’였습니다. 아빠는 이렇게 생각해. 근데 좀 불안해. 우리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시에도 큰 아이와 꽤 자주, 길게 대화하며 구구단 문제를 풀어갔던 것 같아요(그리고 6학년이 되면서 아이는 구구단을 완벽히 외우게 되었습니다). 중학교에 올라갈 때도,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도 세련된 대화는 아니었지만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하면서 함께 대처했던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거 같아요.   

Q. 나의 육아에 대해 다섯글자로 말한다면? (ex.힘든데좋아/ 오늘뭐할까/ 아빠어디가) 

현재진행형  

Q. 집에 아이가 생기기 전, 후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 자신. 아빠라는 존재를 통해서 제대로 세상을 배우고 인생을 배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꿈을 실현하게 해준 것도 아이들 덕분이고요.    

Q. 과거로 돌아가 육아를 앞둔 나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다면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안심하고 즐겨! 

Q. 육아를 앞두고 고민하는 예비 아빠, 예비양육자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나와 아이가 함께 서로를 키우는 시간입니다.
나의 부족함을 드러낼 기회이고, 나의 미숙함을 부끄러워 말고 들춰 보여주세요. 그러면 반드시 자랄 겁니다. 아빠라고 엄마라고 마치 능숙한 부모인 척 하지 마세요. 그냥 지금 모습 그대로 드러내세요.
그러면 됩니다. 아이가 우리에게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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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바닐라라떼
    2달전

    작가님 인터뷰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 너무 공감되는 글이예요.
    작가님 글을 통해 또 하나 배워갑니다.
    앞으로의 글들도 꼭 챙겨볼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