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신부는 정말 위험한 산모들이 대상인 줄 알았다. 그래서 뇌종양 산모 타이틀은 가지고 있더라도 고위험 임신부는 되지 말자고 혼자 다짐했었다.
임신을 한 엄마는 아기를 온전히 품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것이기에 조산을 한다 하여도, 고위험 임신부가 된다고 하여도 아기에게 미안해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랑을 주어야 한다.
평소와 같이 하루를 보내고. 저녁 먹기 전에 과호흡과 두통이 오면서 쓰러지고 말았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조금의 배 뭉침이 있었다. 늘 그래왔듯 남편이 배를 따뜻한 손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잠잠해지는 것 같더니 허리가 새우처럼 휘면서 처음 겪는 진통의 세기를 느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분만실에 미리 연락해보았는데, 입원해야할 수 있으니 입원 가방을 챙겨서 오라고 했지만 당연히 검진만 하고 집에 올 거라 생각했기에 짐은 챙기지 않았다.
분만실에 도착 후 초음파에서는 아무 의상이 없었지만, 수축 검사 결과 수축이 많이 잡혀 생애 첫 내진을 했었다. 내진 결과 경부는 이미 2.1cm 열려 있었고, 교수님께서 댁이 근처라 콜을 받으시자마자 분만실로 오셨다.
“약 잘 먹고 있어요?”
“부작용이 있어서 먹고 있지 않아요.”
내가 받은 첫 질문이었다.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약을 복용하지 않던 나에게 당장 보호자 데려오라고 불호령이 떨어졌다.
“아내가 출산하다가 죽는 걸 보고 싶어요?! 아기랑 산모랑 둘 다 위험하길 바라냐고요! 아내 머릿속에는 암이 있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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