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고 난 후 내 인생에는 은인이 많다고 생각이 들었다.
안전한 출산을 위해, 나와 아기를 위해 많은 분들이 힘써주신 것을 알고 있기에 육아도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은 분들께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갈 것이다.
나는 임신 확인을 한 후 인천에서 꽤 유명한 여성병원 산부인과에 다니고 있었다.
당연히 출산도 이 병원에서 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만큼 나를 진료해 주시는 과장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임신하면서 겪을 일은 다 겪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큰 오산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기 검진을 갔던 날이었다.
이날 남편은 일이 있어 친정엄마, 아빠와 함께 병원 진료를 보러 들어갔는데 과장님께서 아직도 실신하냐고 물어보셨고, 가끔 그래서 다시 MRI 찍어보기로 했다고 말씀드리자 아무래도 다니는 대학병원 산부인과로 전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막달에 병원 전원이라니… 전원을 해야만 한다는 과장님 말에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아이처럼 펑펑 울고야 말았다.
과장님이 나의 아이를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이제 와서 전원하는 건 너무 무섭다고 말이다.
하지만 과장님은 현재 다니는 대학병원의 산부인과에 고위험 쪽에서 유명하신 교수님이 계시니 이분께 가서 안전하게 출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고, 간호사 선생님도 우는 나를 달래주시며 건강하게 아기 만나는 게 목표이니 힘을 내보자고 토닥여 주셨다.
더 이상 내가 떼를 써봤자 전원을 하게 될 걸 느껴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건강하게 출산하고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나와 남편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전원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갑작스러운 전원 소식에 놀란 남편은 병원에 같이 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서 건강하게 아기를 낳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거라고 다독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