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크
자유롭게 끄적이는 댓글이야기
낮곱과 함께 한 결혼기념일
사랑맘
10달전
얼마전 그림책 수업에서 만든 슬픔다리.슬픔을 건너면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음식 사진를 그려보았는데 역시나 떠오르는 건 곱창 뿐이다.언제부터 먹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나의 소울푸드가 되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좋아하는 사람과도 혼자서도 먹곤 하는 곱창. 그리고 순대까지, 때로는 닭발과 함께.이런 나를 알기에 남편은 어느 결혼기념일에 나를 곱창집에 데려갔다.아이가 등원하고 이사 준비를 해야 하던 그 짧은 낮시간, 그 시간 동안 연 곱창집를 찾기 위해 부던히도 검색했을 남편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속으로 어찌나 웃었나 모른다. 늘 투박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때로는 이런 식으로 감동을 줄 때가 있다.물론 참으로 해로운 음식이기도 하다.호르몬 불균형으로 자궁이 좋지 못한 나이기에 음식 조절이 필수이다. 그럼에도 놓지 못한 곱창 때문에 한참이나 커진 근종으로 결국 수술을 하기도 했던 터라 끊고 싶기도 한 음식이기도 하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곱창.어찌하면 좋을까🤭
#최애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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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짝
진*하
10달전
그냥 단순하게 친구들을 떠올려본다. 나는 진짜 단짝 친구라고 콕 집어서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딱 다섯이다. 내 다섯 손가락처럼 하나하나 다르고 하나하나 중허다. ㅎㅎㅎㅎ 하나같이 다 다른데 어떻게 이렇게 만나서 노는 게 좋을까 싶다. 물리적 거리가 있다고 해도 언제나 궁금하고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고 이 친구들에게만큼은 아픈 일은 안 생겼으면 좋겠고 생겨도 아주 작게 였음 좋겠고. 목소리 듣는 순간 같이 눈물샘이 터져버리고. 나보다 먼저 안 죽었음 좋겠고 (???건강했으면 더 나은 표현이려나?) 얘들이랑 쓰는 돈은 아깝지도 않고 ㅎㅎㅎㅎ 항상 카톡창에 1이라도 뜰까봐 핸드폰을 확인하게 된다. (내가 대화에 참여하지 못한다해도 내용이 궁금해!) 그렇다고 연락이 없다고 섭섭한 마음이 들지도 않는다. 연락이 없으면 없는대로 좋고, 있으면 있는대로 좋다. 어쩔땐 가족보다고 나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가족만큼 소중하지만 가족보다 더 나를 잘 아는? ㅎㅎㅎ 대나무숲처럼 시시콜콜 내 얘기 다 할 수 있는 존재(친구들)와 공간(단톡방)이 나를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영양제가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운이 정말 좋았다! 생각해보니까 나랑 친구해줘서 너무 고맙네?생각이 나는대로 주절주절 써보았는데 어느새 친구들을 향해 고백하는 편지인가 싶다. 웃고 있는 친구들 얼굴이 떠오른다.+) 사진은 아직 서로가 단짝인 우리집 형제
#단짝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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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는 무엇이 가장 힘들까?
쭌찌맘
10달전
요즘 나를 가장 잘 보필해주는 것 3가지가 질문의 의도이지만. 무인도에는 내가 지금 가장 잘 사용하는 것들을 가져갈 수 없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서다. 지금 내가 없으면 못 사는 건 휴대폰, 노트북, TV인데. 전기가 없는 무인도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전기를 빼고 생각한다면 내 머릿속에서는 너무 뻔한 대답만 나와서 재미없었다. 사람들은 무인도에 어떤 걸 들고 갈까 궁금했다. 검색을 해보니 가장 일반적인 대답은 물, 불, 칼이었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물과 음식을 데우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여차 하면 호신용으로도 쓸 수 있는 불, 그리고 나무 등을 다듬거나 사냥 도구로도 쓸 수 있는 칼. 생각해보면 문명이 발달하기 전에 인간이 생존했던 삶의 방식을 떠올리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지속가능한 도구를 생각한 사람들은 전기 없이도 사용 가능한 브리타정수기나, 계속 불쏘시개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파이어스틱을 생각해냈다.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답변은 관점을 완전히 전환한 물건들이었다. 첫째는 배. 그래, 배가 있으면 언제든 무인도를 벗어날 수 있는데. 그때의 무인도는 갇혀 있어야만 하는 섬이 아니라 휴양지로 변할 것 같다. 내가 쉬러 들어가서 나오고 싶을 때 언제든 나올 수 있는. 두 번째는 캠핑카. 무인도라고 현대 문명적 아이템을 가지고 가지 못한다는 조건은 없으니까. 사람들이 불편할 거라고 예상했던 벌레나 추위로부터 완벽하게 막아주는 건 텐트나 침낭보다 캠핑카가 더 완벽해보였다. 세 번째는 도라에몽 주머니였다. 원하는 건 무엇이든 꺼낼 수 있는 도라에몽 주머니. 사실 도라에몽 주머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틀도 없고 한계도 없는 백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비슷하기도 하고, 완전히 다르기도 하다. 사람 사는 모습이 어느 정도 닮아 있으면서도 그 누구도 같은 삶을 살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무인도에서는 무엇이 가장 힘들까. 살아보지 않으면 무엇이 힘들지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언뜻 생각하면 먹고 입고 자는 신체적 어려움이 가장 클 것 같지만. 무인도에 불시착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보면 주인공이 가장 힘들어 보일 때는 배구공에 얼굴을 그리고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사회 속에 살고 있는 지금은 관계가 때론 버겁고 아프고 귀찮을 때도 있지만, 사람이 없는 무인도에서는 필수템이 '시리'나 '빅스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연장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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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단짝 친구가 없다
쭌찌맘
10달전
단짝친구의 사전적 정의 : 서로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하여 늘 함께 어울리는 친구 내게는 단짝 친구가 없다. 뜻이 맞아도 매우 친하지는 않아서 아주 가끔 보는 지인들이 몇 명 있을 뿐이다. 남편을 떠올렸지만 남편은 늘 함께 어울리기는 해도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한 편은 아니었다. 단짝 친구가 있다는 건 얼마나 행운이고 축복일까. 꼭 단짝 친구가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면 내게도 단짝 친구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하여 늘 함께 어울리는 친구가 내게는 책이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현실에서 단짝 친구가 없기에 단짝 친구를 찾으러 책을 읽는 것에 더 가깝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작가가 적어 둔 책에서 내 생각과 비슷한 글을 읽었을 때, 나는 단짝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 든다. 너무 외로울 때 도서관에 가서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다 보면 나와 뜻이 통하는 한 권의 책을 발견하고 공감과 위로를 얻는다. 때로는 이 작가를 현실에서 만나면 단짝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뜻이 맞아도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내향적 기질이라면 항상 함께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까. 거절당할 두려움 없이 종이로 연결된 작가와 나의 시공간에서 우리는 편안하게 대화하고 헤어진다.  내게 단짝 친구가 없다는 게 오랫동안 아프고 나의 결핍처럼 느껴졌었다. 내가 부족해서 친구가 없는 건 아닐까. 내가 친구로 사귈 만큼 편하거나 재미있거나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 누구도 나와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은 건 아닐까. 가끔 길거리에서 친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친구가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혹시 이번 인연은 단짝 친구로 이어질 수 있을까 기대하다가 상처받기를 반복할수록, 내 인생에서 단짝 친구는 어쩌면 앞으로도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짙어졌다.  단짝 친구가 있는 인생이었다면 내 삶이 조금은 더 따뜻하게 느껴졌을 테지만. 없다고 실패한 삶이라 섣불리 규정 짓는 건 마음이 아프니까. 내게 진정한 친구가 없는 탓을 불안정했던 가정환경으로 돌려 보기도 하고, 친구를 원하는 갈망을 내려놓기도 하고, 친구 필요 없다며 나를 속여 보기도 한다.  친구가 없는 삶이 외롭고 아픈 건 사실이다. 결혼식에 초대할 친구가 없어 결혼식도 올리고 싶지 않았으니까. 너는 친구도 없냐는 시엄마의 말이 내게 그토록 가시처럼 박힌 걸 보면 친구는 내게 아픈 가시가 맞다.  그래도 일부러 억지로 친구를 만들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기 위해 나를 내려놓고 맞출 자신도 없다. 한편으로는 친구가 있는 사람이 정상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딘가 성격이 나쁘거나 이상할 거라는 생각에 반발심이 일어난다. 알고 지내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 마음 툭 터놓고 얘기할 단짝 친구는 없을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보니 내게 진정한 친구라 느껴졌던 친구가 딱 한 명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도 안 하고 방황하던 시기였다. 그때 만난 같은 반 친구였는데 마음도 잘 맞고 항상 어울려 다녔다. 그런데 작은 오해로 그 친구가 내게 화가 났고, 내게 쌍욕과 저주를 담은 문자를 보냈다. 내가 해명하고 친구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아빠에게 버림받은 상처가 있었기에 당시 내게는 그럴 힘이나 여력이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끝날 무렵 그 친구가 다시 내게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물어왔지만 나는 몇 년이 지났어도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후로 내게는 알고 지내는 친구도, 연락하는 친구도 없었다. 돌이켜보면 부모님의 이혼으로 크게 다친 마음에 친구와의 절교가 더해져서 친밀한 인간관계는 불에 데일 듯 멀리하게 된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이전까지는 나는 왜 친구가 없을까 괴로워하기만 했다. 언젠가 친구가 생기지 않을까 희망을 품기도 했다. 깊은 상처는 새로운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게 만든다는 걸 요즘에서야 느끼고 있다. 언젠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의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게 된다면 내게도 단짝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편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아,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하여 함께 어울려 다니는 단짝 친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 아닐까. 항상 함께 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나를 비난하기도 하고 아직은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이지만. 내가 나의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단짝 친구가 되는 것이 단짝 친구를 만드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길일 것 같다. 오늘부터 나 자신을 비난하는 말도 줄이고, 나를 이해하고 내 편이 되어주어야겠다. 내가 꿈꾸는 단짝 친구의 모습처럼 나 자신에게 그렇게 대해야겠다 다짐해본다. 
#단짝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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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 왔다가 눈처럼 가버린 너!
별이
10달전
2023년 10월 16일 월요일 너가 갔던 그해 겨울.. 나에겐 너무 혹독한 겨울이였어 눈처럼 왔다가 눈처럼 가버린 너!!  침대 머리맡에 늘 손을 뻗으면 그 따뜻했던 체온을 잊을 수가 없고 너가 있던 자리엔 아직도 너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서 버리지도 못해 행여 먼지라도 쌓일라치면 너가 올까봐 털어내고 있었어. 어느 새 텅 빈 내 마음엔 너가 지켜주던 여르미가 채워주고 있고 너의 동생들인 원두, 라떼가 너를 대신하여 여르미를 지켜주고 있단다.올해 그 길 것만 같았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왔어  너의 눈처럼 하늘이 무척이나 맑고 파란날들의 연속이니 오늘 유난히도 보고 싶고 보고 싶은 날이야 옹아.. 그 곳에선 외롭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니? 오늘 밤 언니 꿈에 나와 같이 놀지 않으렴?! 보고 싶고 그립다. 나의 친구 옹아!! 사랑했었고 지금도 너무 너무 사랑해!!
#단짝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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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귀신과 함께한 첫 나들이
몽미
10달전
오늘은 하늘이가 태어난지 80일째 되는날! 추석이라고 시댁에 가서 음식을 해야하는것도 아니고 차례를 지내는 것도 아니고 약속도 하나 없었던 연휴 끝물에 100일도 안된 아기와 사진찍기 외출을 해보려 한다! 100일도 안된 아기라 외출하면 안된다는 핑계로 그동안 집에서 내복입은 사진만 찍어줬던게 미안해서 오늘은 꽃구경을 가기로 했다.부랴부랴 나갈준비를 하며 하늘이에게 귀염뽀짝한 바디슈트를 입혔다. 꽃밭에 가니 원피스도 예쁠거 같아서 샤랄라한 공주치마도 하나 챙겼다. 엄마가 되니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걸 이럴때 느낀다. 남편과 데이트였다면 준비시간이 1시간은 더 걸렸을텐데 간만에 외출인데도 지금은 준비 하는데 5분컷이다. 츄리닝에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에 선크림 펴발펴발하고 끝!근데 우리딸은 예쁜옷 입힌 보람도 없게 외출하는 순간부터 잠귀신이 붙었나보다. 코스모스밭에 도착해서도, 아기띠를 하고 한참을 걸어도, 시끄러운 시장 구경을 해도, 기저귀를 갈고 배고플까 분유를 먹여도, 하늘이는 잠에 취해서 단 한번도 눈을 뜨지 않다가 신들린듯이 집 주차장에 주차를 하자마자 눈을 번쩍 떴다. 말도안돼... 하.하늘이의 첫 외출복 사진은 6시간동안 잠만 잔 덕분에 죄다 눈감고 있는 사진뿐이었지만 그런 사진이라도 좋다고 이 어미는 어떤 사진을 카톡 프사로 할까 한참을 고민했다.오늘은 낮잠을 밤잠처럼 잤으니 이제 밤잠은 다 잤구나.괜찮아. 너의 하루가 편안했다면 이 어미의 피곤함과 고단함 쯤이야.. 오늘은 참 엄마스러웠던 하루였다.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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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축하파티 해야지
사랑맘
10달전
대학 때 만난 친구와 20년이 되었다.함께 여행이라도 가야하나 하는 찰나에 친구가 다리를 다치게 되었다. 살짝 넘어진 것에 비해 크게 다친 모양인지 수술까지 해야한단다.어줍잖게 위로했다. 그래도 육아 안 하는 날이니 위안이 되지 않냐며 말이다. 친구는 말했다. 이렇게 아파서 입원할 바엔 그냥 육아하고 싶어, 일 하고 싶어라고. 나의 어설픈 위로가 오히려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은 아니었나 돌아보게 된다.속상한 20주년이다.
#단짝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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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1주차. 급체
진*하
11달전
진짜 간만에 집돌이 남편이 애들과 다같이 강화도로 외출하자고 먼저 얘기를 꺼냈는데, 점심 도시락으로 먹을 햄김치삼각김밥과 김치찌개 끓이다가 덜컥 급체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저께 점심으로 먹은 과욕의 라면 두 봉지가 무리였던가 싶고. 나이들어감을 잊고 미련한 점심을 한 과거의 나 자신을 반성하며 간만에 나선 나들이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꾹꾹 참았다. 고생하더라도 밖에서 고생하는 편이 낫다!! 맑고 청량한 가을 하늘을 하루라도 놓치기 싫다!! 이렇게 맑고 청량한 우리의 하루 하루가 쌓이길!!덧) 집에 와서 앓아누운 나를 대신해 저녁을 책임진 남편에게 박수를!!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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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첫 등원
쭌찌맘
11달전
  보통 어린이집 신규반 개설은 주로 3월에 하지만, 요청하는 엄마들이 있어 10월에 0세반이 만들어졌다. 추석연휴가 끝난 10월의 첫 날인 10월 4일. 아이와 어린이집 첫 등원을 했다.  아침부터 아이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 주었다. 가정보육을 할 때는 아이 머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 더운 여름에도 묶어줄 생각을 못했다. 머리가 묶을 만큼 길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굳이 단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 보내기 전날 나는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아이의 머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직은 머리가 짧아서 잘 묶이지 않았지만 요리조리 만져보며 층층이 묶는 방법을 찾았다. 머리를 묶어주니 꽤나 단정해보였다. 아이도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니 소중하게 사랑받는 아이처럼 보였다.  그 다음은 아이 옷 입히기. 나는 거의 모든 아이의 옷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받아 입혔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기도 했고, 계절마다 아이가 입는 옷 사이즈가 달라졌기에 새 옷을 사는 게 아깝기도 했다. 다른 엄마들처럼 내 아이가 입는 옷이니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돈 주고 사서 깨끗하고 깔끔한 새 옷을 입히자는 마음은 처음부터 들지 않았다. 아직 자아를 표현하는 기능으로서의 옷의 개념을 모르는 어린 아이에게 돈 주고 새 옷을 사주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지금 옷을 사줘봤자 다 내 취향이고 내 욕심일 텐데. 가계도 어려우니 아이 옷 살 돈을 모아서 나중에 아이가 원하는 옷을 사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은 새 옷에서 나오는 알레르기 물질 때문에 일부러 헌옷을 구해 입는 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토피성 피부가 있는 내 아이에게 헌옷을 입히는 것은 가정경제도 살리고 아이의 피부도 보호하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결론 지었다.  그래서... 아이의 옷은 후줄근하거나 촌스럽거나 여기저기 얼룩이 묻어 있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린이집에 보낼 때는 옷이 화려할 필요는 없지만, 활동하기에 편하고 깔끔한 옷을 입혀 보내고 싶었다.   이전과 달리 일찍 일어나 어린이집이 보내려면 정신이 없을 수 있었다. 며칠 동안 입을 아이 옷을 상하의로 맞춰 두었다. 내가 엄마가 되고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는 퍼즐 조각 같은 아이 옷을 완벽하게 맞추었을 때다.   차에서 내려 아이 어깨에 배낭을 걸어주었다. 아이는 거부감 없이 배낭을 메었다. 내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 먼저 태어난 다른 집 아이들이 그렇게 배낭을 메고 어린이집 입구에서 엄마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 다 큰 것 같아 내심 부러웠다. 나는 언제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드디어 오늘 아이가 배낭을 메고 어린이집으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이의 가방을 엄마가 어깨에 메고 오거나 손에 들고 오는 엄마도 있었다. 나도 아이에게 배낭을 메어주면서 혹시나 이 배낭이 아이에게 무겁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들었다. 그래도 내가 들지 않고 아이가 들게 했다. 처음부터 내가 들어주면 아이가 그걸 당연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였다.    ‘그래. 이 정도 무게는 네가 짊어도 될 것 같아. 아직 한 번도 어깨에 무얼 져 본적이 없는 네가 느끼기에는 조금 무거울 수도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 각자 자신의 삶의 무게를 지고 나아가야 하니까. 오늘 너에게 필요할지도 모를 기저귀 2장과 여벌옷, 손수건과 물티슈를 합한 무게 정도는 조금 무거워도 네가 짊어질 너의 무게라고 생각해.’  독립. 나는 양육의 목표가 독립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자식은 독립할 존재이기에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스스로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이제 20개월이 된 아이에게 웬만한 건 다 시켜본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 혼자 손을 씻는 것. 기저귀를 가져오게 하는 것. 입을 옷을 골라오게 하는 것. 신발을 신고 벗는 것. 물티슈로 아이가 어지른 식탁이나 바닥을 닦게 하는 것. 이런 저런 단어들을 많이 알려주려 노력하는 것. 아이가 자기 빨래를 빨래 통에 넣게 하는 것 등등. 아이가 서투른 몸짓으로 혼자 바지를 입으려 할 때나(매번 바지 다리 한 쪽에 두 다리를 넣어 버려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지만...) 양말을 혼자 신어 보려고 할 때도 말리지 않는다.  가능한 아이가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빨리 습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야 부모로서의 내 역할도 빨리 끝날 수 있을 것 같아서일까. 빨리 빨리 다음 단계를 알려주면 나도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며 신이 날 때가 있다. 아이가 금방 금방 크는 것 같아서. 그 모습이 신기해서. 이것도 알려줘 보고 저것도 알려줘 본다. 어린이집 대기를 걸어 놓고 기다리는 동안 혼자 보육이 어려울 때는 종종 시간제에 맡겼었다. 시간제에 맡길 때는 내가 학부모라는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어린이집 입소 소식을 듣고 나는 내가 학부모가 된다는 생각에 들떴었다. 초등학교도 아니고 무슨 어린이집을... 그럴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아이의 첫 사회생활을 바라보는 학부모가 된 심정이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 어딘가가 두근거리고 몽글몽글했다. 아이가 사회를 향해 조금씩 발을 내딛을수록 부모는 이런 마음을 느끼게 되는구나... 첫 등원을 하니 어린이집 공지사항을 확인하는 어플도 안내 받고, 입소관련 해서 작성해야 할 서류도 받았다.   어린이집 첫 등원. 적응기간이기에 나도 아이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다. 아이의 적응 정도에 따라 적응이 필요한 기간이 달라진다고 한다. 언제 아이와 분리를 시작할지는 모르겠다. 빨리 끝나서 나만의 자유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하고, 나 없이 어린이집에서 하루의 8시간을 보낼 아이가 걱정되기도 한다.   집에서 나 혼자 아이를 볼 때는 죄책감이 많이 들었다. 아이의 요구에 제때 반응해주지 못할 때도 많고, 힘들 때는 아이를 방치하거나 미디어를 보여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책하며 나와 있는 것보다 아이를 빨리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아이에게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에 있어보니, 집에서 내가 아무 말 없이 아이 옆에 있어주는 것도 아이의 정서적 요구를 채워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가 내 배에 올라타거나 안아 달라고 하거나 아이가 편한 자세로 내게 기댈 때도 거리낌 없이 해줄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어린이집 선생님한테는 아이가 그런 걸 해달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엄마가 아니기에. 선생님에게 할 수 있는 스킨십의 범위는 제한적일 것 같았다. 또한 내 아이 말고 2명의 아이가 더 있으니. 선생님이 내 아이에게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그만큼 적어지겠지. 아이가 집에서 나와 있었던 장면은 내가 엄마이기에, 나와 1:1로 있기에 가능한 모습이었다.   아이는 앞으로 엄마가 없는 어린이집에서의 8시간을 어떻게 느낄까. 엄마 없이 8시간을 있을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면 1년 내내 아픈 걸까.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정서적 결핍이 면역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이런 고민 때문에 나는 내 자유와 아이의 행복 사이에서 오늘도 저울질을 한다. 아이에게 좋은 선택을 하려면 내 자유를 포기해야 할 때가 많다. 내 자유를 찾자면 아이에게 조금 덜 좋은 선택을 해야 하기도 한다. 돈도 체력도 사랑도 지혜도 도와줄 사람도 많은 엄마라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가진 자원의 한계가 많기에 어쩔 수 없이 선택도 하고 포기도 해야 한다.   아이를 임신하고부터 아이와 나 사의의 균형을 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이만 위할 수도 없고, 또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적절한 좌절 경험이 필요할 아이에게도 한계 상황은 필요했다. 나는 엄마이기 이전에 내향적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에, 충전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이 절실했다. 또한 임신과 출산, 육아로 단절된 사회적 커리어를 다시 이어나갈 준비를 위해서 아이 없이 집중할 시간이 필요했다.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아이와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하는 교육을 받으러 갔다. 때마침 센터에서 어린이집에 처음 보내는 부모를 대상으로 교육을 했기 때문이다. 아이는 낮잠 잘 생각도 없이 똘망똘망했다. 강의가 시작되고 아이가 소리를 내었다. 과자로 달래보려 했지만 과자 5개가 넘어가자 슬슬 아이도 배가 부른지 과자에 흥미를 잃었다. 나는 강의에 방해가 될까봐 아이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나왔다. 그러자 강의실에 있던 직원 한 분이 나와서 자기가 아이를 봐줄 테니 강의를 들으라고 했다. 나는 그분이 신분도 확실했고 인상도 좋아보여서 아이를 맡기기가 꺼려지지는 않았다. 아이도 ‘이리와’ 하는 그 직원분에게 흔쾌히 두 팔을 벌리며 안겼다. 나는 감사하다고 말하고 그 직원 분께 아이를 맡겼다.  다시 들어와서 강의를 들었다. 듣다 보니 누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실수할 수도 있었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첫째는 CCTV에 관한 것이었다.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관리되기 때문에 보호자가 원한다 하여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CCTV는 자녀의 안전을 확인할 목적일 때만 확인 가능하며 법에 따라 열람시기, 절차, 방법 등을 준수하여 어린이집에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가 선생님이 자신을 때렸다는 말만 듣고 부모가 경찰과 지자체를 동원하여 CCTV 열람을 요청한 사례가 있었다. 이틀 동안 60일 치 영상을 다 보았지만 선생님이 아이를 때린 장면은 없었다. 선생님이 몸을 돌리면서 팔로 아이를 치는 모습은 있었지만 그런 줄 모르고 지나간 장면 하나가 있었다. 아이가 ‘때렸다’고 표현했지만 선생님은 미처 모르고 지나간 순간이었던 것이다. 부모는 아이를 믿고 수용하는 존재이지만, 아직은 상황 판단이 미숙할 수 있는 나이이기에 아이 말이 사실과는 틀리거나 다를 수도 있음을 염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는 선생님에 대한 신뢰 부분이었다. 양육자가 어린이집과 교사를 신뢰하지 않으면 불신이 아이에게 전해져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놀다가 선생님이 아이에게 “저기 가볼까?”하면서 아이를 번쩍 들었다. 그 때 나도 모르게 갑자기 불안이 쑤욱 딸려 나왔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아이가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조금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엄마이기에 마음을 잘 다스려야 겠다 다짐했다.  셋째는 휴일에 쉬라는 내용이었다. 평일 내내 어린이집에서 긴장 속에 생활하는 아이에게 주말만큼은 가정에서 편안히 아이와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나는 평일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적으니 주말에는 아이와 놀러 다니면서 추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야외 활동이 오히려 아이에게 무리가 갈 수 있다니... 몰랐다면 주말마다 빽빽하게 일정을 잡아 놓았을 것 같다.  강의가 끝날 무렵 강사분이 내게 아이가 어디 있는지 물어봤다. 나는 직원분이 봐주고 있다고 했다. 강사 분은 아이가 엄마와 분리되어도 불안을 느끼지 않는 걸 보니 애착이 잘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칭찬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머쓱했다. 내가 아이와 애착이 잘 형성될 만큼 충분히 좋은 엄마는 아니었던 것 같아서였다. 그래도 아이가 엄마 없이 잘 놀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걸 보면 어린이집 적응도 무리 없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가 끝나고 아이를 봐주신 직원분에게 갔다. 아이가 너무 예쁘다면서 잘 놀았다고 해주셨다.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배려해주신 직원분께 연거푸 감사 인사를 드리고 아이와 집으로 향했다. 아이는 오늘 하루가 고단했는지 집에 오는 아기 자전거에서 잠에 들었다. 집에 도착해 잠든 아이를 침대에 눕혔다. 아이의 얼굴을 보며 조금 전에 들었던 강의 내용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매스컴에 오르내렸던 일부 안 좋은 사건 이후로 부모들이 어린이집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요즘 아이를 하나 낳아 귀하게 키우는 경향도 있는 것 같고. 이전과는 달리 조금 더 예민하고 불안한 양육자의 성향도 있는 것 같다.   아마 매스컴에 나오는 어린이집에 양육자가 분노하는 이유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어서가 아닐까. 내게 가장 소중한 아이를 믿고 맡겼는데 학대라 부를 수 있는 환경에서 아이가 지낸 것에 분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프레임이나 고정관념으로 정말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는 좋은 선생님들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불신하는 경우가 안타까운 것 같다. 아이가 좋아서 교사가 되었지만 이제는 아이 관련된 일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는 사례도 들었었다.    집에 가져 온 강의 자료를 정리하며 읽어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었다. ‘교사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어린이집의 규칙을 잘 지켜주는 부모, 권리도 주장하지만 그에 적절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부모가 최고입니다.’   어린이집과 양육자의 관계가 마치 아슬아슬한 공생 관계 같다. 어린이집이 내 아이를 돌보아주는 고마운 공동 양육자이면서 내 아이가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이 동시에 드는. 나도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엄마로서, 조심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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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너를 통한 나의 도전, 캠핑🔥
사랑맘
11달전
캠핑을 다녀왔다.텐트 치는 정식 캠핑은 아니지만 아이 친구들과 다른 가족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낯선 곳에서 자는 글램핑. 아이를 통한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었다.나는 내향형 사람이고, 남편도 마찬가지이다.그러다 보니 우리에게 아이가 없었다면 절대 캠핑이라는 단어 근처에도 갈 일이 없었을 것이다. 늘 에너지와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는 우리가 결코 도전하지 않았을 일을 시도해 보게 만든다.낯선 사람들과의 새로운 시간, 그것들이 또 나에게, 그리고 남편에게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또 한 번 해내본다. 내 아이를 위해.이로써 오늘도 이렇게 아이에게 고마움을 전할 일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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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챌린지 소개 및 혜택 안내
맘블리
11달전
맘블리와 함께하는 글쓰기 챌린지👏 더 나은 양육자로 거듭나기 위한, 글쓰기 챌린지를 소개합니다!     📝<챌린지 주제> 1회 키워드 - 엄마의 오늘 하루 →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2회 키워드 - 엄마의 단짝 친구 → 인생에 없어선 안 될 친구, 나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3회 키워드 - 엄마의 최애 음식 → 세상에 맛있는 음식은 너무 많지만,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4회 키워드 - 엄마의 연장 3인방 →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이건 꼭 들고 가야지! 요즘 나를 가장 잘 보필해주는 도구는?   챌린지 기간(10.02 ~ 10.29)동안 4개의 키워드에 해당하는 글 작성하여 업로드하면 성공!   참가자 혜택🎉 🌟조회수 왕 : 신세계 백화점 상품권 (10만원 상당) X 1명 🌟분량 왕 : 신세계 백화점 상품권 (5만원 상당) X 2명 🌟사진 작가 왕 : 문화 상품권 (3만원 상당) X 3명 🌟완주자 : 기프티콘 (1만원 상당) X 30명 선정     이벤트 상세 내용 확인하고 글 쓰러 가요😉 <이벤트 내용> →  https://mombly.kr/start-challenge/ <글쓰기 바로 가기> → https://mombly.kr/challenge/?ac=write    
#4주 글쓰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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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하루
HYmom
11달전
나는 우리 집에서 가장 늦게 일어난다. 애 아빠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운동 나가고, 아빠를 닮은 딸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난다. 6시 반~7시 사이에... 난 7시 10분이 되어서야 겨우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나는 밤새 자주 깨고, 많은 꿈을 꾸는 숙면에 좋지 못한 모든 습관을 가지고 있어 살려고 일부러 더 오래.. 많이 자려고 노력하는것같다.. 선택적 잠꾸러기라고 합리화하고 싶어진다.눈뜨자마자 아침 전쟁 서막이 열린다. 맞벌이로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시간이다.오늘은 전쟁이냐, 휴전이냐.. 매일 예측할 수가 없다..오늘 아침엔 며칠 전 내 친구가 해준 네일아트가 벗겨지지 않았다며 아이가 신나서 달려온다.나도 덩달아 기분 좋게 아침을 맞이했다.나는 아이 아침을 챙기고 출근 준비를 하고,애 아빠는 일찍 기상하는 덕에 출근 준비 다 마치고 아이 아침 먹는 것부터 챙겨준다.아이는 어젯밤 책가방을 다 싸두었기에 밥 먹고 준비만 잘 하면 아침 전쟁은 일단락될 수 있다.아빠는 아이와 함께 8시에 집에서 나가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내 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마지막 단계인 화장을 하고 있으면 가끔 애 아빠한테서 톡이 온다.버스에서 찍은 아이 등교 모습..이 사진을 보고 바쁜 엄마는 맘 놓고 출근할 수 있게 된다.대부분의 날들을 아빠는 아파트 앞에서 버스를 타고, 아이는 혼자 학교까지 걸어가기에 아빠는 아이의 등교 모습을 버스 안에서 지켜본다. 1학년이지만 너무 대견한 내 딸이다.난 IT업계에 종사하는 콘텐츠/UIUX/서비스 기획 가능한 기획자이다.18년간의 기획자 업무를 종료하고 지금은 사업 관리를 하고 있다. 사업관리 및 기획자/디자이너들 인력관리를 하고 있다. 하루 종일 너무 바쁘기에 학교 알림 메세지도 잘 못보는 나이기에.. 학교생활 잘하는 아이가 더더욱 고맙고 미안하다.IT업계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밤샘과 야근이 많이 발생하고, 점심 끼니를 놓치는 날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러니 학교나 학원에서 전화 오는 것조차 달갑지 않다..그래서 난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바쁜 엄마를 둔 아이.. 매일 저녁 7ㅡ8시에 오는 엄마 아빠인데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귀엽다고 말해주는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바빠도 잠은 꼭 같이 자야지.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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