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딱히 가리는 음식이 없다. 뭐든 다 잘먹는다.' 라고 생각하고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조개류를 싫어하고 말캉거리는 고기 비계도 싫어하고 물에 빠진 닭은 안먹고 치킨도 닭다리나 날개 말고 뻑뻑살만 먹는다. 어른들 음식 같은 호박죽이나 팥죽도 싫어하고 국물을 안좋아해서 탕이나 국은 건더기만 먹고 밀가루 냄새 나는 칼국수나 수제비도 싫어하고 나물은 대부분 좋아하지만 콩나물은 싫어하고 생긴게 이상하면 먹지 않고 남들 좋아하는 딸기나 수박도 안먹는다.그런 내가 삼시세끼 한달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고 먹을수 있는 내 소울푸드는 엄마표 김치죽이다. 울엄마표 김치죽은 만들고나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차가워지면 먹는다. 죽은 아플때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었고 더군다나 차가운 죽이래서 거부감이 있었는데 처음 먹어본 이후로 엄마가 뭐 먹고싶냐고 물어보면 항상 내 대답은 김치죽이었다.계절 상관없이, 아침저녁 상관없이 언제 먹어도 맛있다. 엄마표 김치죽엔 내가 싫어하는 콩나물이 들어가는데 희한하게 김치죽에 들어간 콩나물은 싫지가 않다. 심지어 김치죽에 콩나물이 빠지면 2% 부족한것만 같아서 항상 '콩나물 많이!' 라고 얘기한다. 정말 별거 없이 김치,콩나물,쌀만 들어가는데 그게 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면 그맛이 안나서 꼭 엄마가 만들어줘야하는, 엄마의 손맛이 더해진 소박하지만 엄청나게 맛있는, 나중에 내 아이에게도 알려주고싶은 내 최애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