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얘들아 내리자, 여기 진짜 끝내주지?”
“아 진짜 여기를 왜 오냐고. 내가 언제 꽃 보고 싶댔어? 산책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제주는 4월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만발한다.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제주 녹산로는 벚꽃과 유채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기로 유명한 곳이다.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을 아이들의 눈에 담게 해주고 싶었다. 그저 아들에게 예쁜 꽃밭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었다.
꽃밭에 아무런 감흥이 없을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는 혼자서 신이 났던가 보다. 아이들에게 꽃밭에 가보자고 묻는 것을 깜빡했다. 외식 후 집으로 향하는 줄 알았던 차는 관광객이 와글와글 꽉 들어찬 유채꽃 밭에 멈춰 섰다. 아들은 크게 분노를 표출했다. 꽉 찬 차들을 비집고 겨우 주차를 해 낸 남편은 아들의 짜증에 그만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눈치 빠른 막내는 얼른 내려 아빠 손을 잡고 걸었다. 아빠의 호통에 억지로 차에서는 내렸지만, 꽃밭을 걸을 생각이 전혀 없는 큰아들은 길가에 있는 돌을 발로 뻥 차고는 산책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며 심하게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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