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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변했다

사춘기 아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아들 뽀뽀 한 번 해도 돼?”
“안돼.”

아이들에게 뽀뽀를 퍼붓는 편이다. 큰아들이 어릴 때는 허락도 받지 않고 아들의 얼굴, 손, 발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뽀뽀를 해 댔다.

무뚝뚝한 큰아들은 막내와는 달리 나에게 자발적으로 뽀뽀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저 체념한 듯 가만히 있었다.

큰아들이 4학년이던 어느 날, 아들은 나에게 뽀뽀 금지령을 내렸다.

생각해 보면 갑자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느 날 부턴가 내가 뽀뽀를 하면 인상을 쓰며 볼을 손으로 닦기 시작했다.

“왜, 더러워?”
“응.”

속마음을 먼저 잘 드러내는 법이 없는 아들은 내 질문에는 솔직하게 답하는 편이다. 내 요리가 맛있냐는 질문에 신혼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일관되게 눈치 없이 솔직히 대답하는 남편의 유전자가 큰아들에게 몰빵 된 모양이다.

“엄마 이제 뽀뽀 그만할까?”
“응.”
“뽀뽀 금지령이야?”
“응.”

괜한 질문을 한 것 같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얘기해 본 건데. 이제 아들에게 뽀뽀를 마음껏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럴 때도 됐지. 아직도 가끔씩 습관적으로 아들에게 뽀뽀를 해 버릴 때가 있다. 아들은 왜 물어보지도 않고 그러느냐며 역정을 낸다. 뽀뽀를 한 번 해도 되겠냐고 물어본다. 어차피 안 된다고 한다. 그래. 잠잘 때 하면 되지 뭐. 나이 서른이 다 되어서까지 엄마한테 뽀뽀해 달라고 하는 것보다 제때 끊는 게 훨씬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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