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Interview : 두 아들 엄마의 우당탕탕 육아 이야기

조회 914
북마크
좋아요
공유하기
0%

“아쉬움과 후회가 뒤섞인 감정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저에게는 아들의 변화에 대해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정말, 정말 좋았습니다. “

푸른 제주 아늑한 시골 마을에서 지내고 있는 아들 둘 맘입니다. 최근 1년 사이에 부쩍 성장한 아들과, 아들의 변화에 매 순간 당황하는 어설픈 엄마의 육아 & 성장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Talk 1. 앰버서더를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내 취향에 대해 알아가고픈 81년생 한광희입니다. 급성장 중인 열두 살 아들과 아직은 귀엽기만 한 아홉 살 아들을 양육하고 있어요. 어쩌다 보니 제주살이를 하는 중입니다. 그저 평범하고 안정적인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돌아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온 것 같아요.  6개월 후 내 삶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새롭게 펼쳐지는 일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게 될지 기대하는 중입니다. 

Q. 평소 내 성격과 비슷한 동식물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할 때 허둥거리는 반면, 혼자 방해 받지 않고 집중하면 몇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합니다. 대부분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반면,  어떤 일은 선명하게 기억해 냅니다. 털털한데 예민하고, 대충대충 하다가도 매우 꼼꼼합니다. 관심 없는 분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인지 모르는 것이 참 많습니다. 특히 기계는 많이 어렵습니다. 친한 사람과 친하지 않은 사람을 대할 때 온도 차가 큽니다. 이런 저를 어떤 동식물과 연결할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Q. 평소 자신의 이야기를 무엇을 통해 표현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글, 그림, 사진, 대화, SNS, 블로그 등)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대에는 싸이월드를 했었는데요, 그때는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좋았다기 보다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솔직하게 글을 쓰려 합니다.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좋습니다. 

혼자 일기장에 글을 쓰지 않고 브런치나 인스타그램에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쓴 글에 대한 반응을 살피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 글에 대한 관심과 피드백이 필요한가 봅니다.

Q. 요즘 엠버서더 님의 관심사를 알려주세요.(요리, 프로그램, 생활 방식, 운동, 습관 등) 

야간근무가 잦은 남편과 낮에 늘 함께 시간을 보내왔어요. 함께여서 좋았지만, 제가 주도적으로 하루를 설계할 수는 없었죠. 육아휴직을 했던 남편이 최근 복직을 했어요. 아이들 방학도 이제 막 끝났구요. 결혼 후 처음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 처음 갖게 된 혼자만의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어떤 루틴을 만들지에 대해 계속 생각 중입니다!

Q. 혼자 있을 때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혹은 그런 시간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으신가요?

남편이 야간근무를 하고 돌아오면 아침에 두 시간 정도 잠을 자야 했어요. 그래서 아침 시간에 청소기를 돌리거나 음악을 켜지 못했어요. 아이들을 등교 시킨 후 남편이 깨어날 때까지 고요한 시간을 보내다가 함께 점심을 먹곤  했죠. 외롭지 않고 좋았지만, 주도적인 삶을 살지는 못했어요.  

결혼 후 처음으로 긴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되었어요. 아침 일찍 감미로운 음악을 켜고, 청소기를 왕왕 돌린 후에 , 혼자서 도서관에 가서 책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식당을 찾아서 혼자 밥도 먹고, 커피숍에도 혼자 가 볼 생각입니다. 늘 남의 취향에 맞추는 게 익숙하고 편했던 저인데, 이제는 저의 취향을 한번 찾아보고 싶어요. 혼자 드라이브 하며 음악을 크게 켜고 열창도 한번 해 보려구요.  살짝 외로울 것 같기도, 설레기도 합니다. 몇 번 하다가 지쳐서 집순이가 될지도 몰라요.

Q. 맘블리 앰버서더로 합류하게 된 이유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던 중 맘블리에서 제안을 해 주셨어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르겠어요!

Talk 2. 발행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Q. 이번에 발행하는 <아들이 변했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12살, 9살 아들 둘을 키우고 있어요. 12살 큰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몸도, 행동도, 마음도 급변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글의 주제를 <아들이 변했다> 로 정하게 되었어요.

Q. 이번 콘텐츠를 쓰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큰아들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드러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웠어요. 익명의 힘을 빌려 솔직한 글을 쓰고 있었는데, 맘블리에서는 제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야 하다 보니 제 이야기가 아닌 아들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혹여나 아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런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글을 쓰며 예전 기억들을 떠올렸어요. 예전 사진을 열어 보며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이제는 온전히 느끼게 됐는데, 당시에는 호기심 넘치는 아이들을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쉽게 다그치지는 않았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답니다. 아쉬움과 후회가 뒤섞인 감정을 느끼며, 지난 것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저에게는 아들의 변화에 대해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정말, 정말 좋았습니다. 

Q. 가장 재밌거나 기억에 남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제주에서 아이들과 남편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친언니가 제주에 내려와서, 결혼 후 처음으로 언니와 둘이 오랜 시간 함께했죠. 통번역가인 언니와 새벽녘에 식탁에 나란히 앉아서 잔잔한 음악을 켜고 함께 타닥타닥 자판을 두드리던 순간이 참 좋았습니다. 주황 조명과 잔잔한 음악과 타닥타닥 자판 소리가 함께했던 그 새벽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Q. 이 콘텐츠를 특히 어떤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아들을 둔 부모, 특히 사춘기 직전의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가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준비 잘 하셔서 저처럼 당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해요^^

Talk 3. 나의 생활을 소개합니다.


Q. 생활계획표를 작성해 주셨어요. 내 하루 중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은 특별한 순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과 함께 거의 매일 저녁 학교 운동장에 나갔어요. 제가 걷기 운동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축구를 했어요. 저도 함께 공을 차기도 했구요. 함께 땀 흘리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잠자리 독서도 추천하고 싶어요. 육아를 하며 온통 허둥댄 기억 뿐이지만, 잠자리 독서는 잊지 않고 해왔어요. 첫째 아이가 돌을 지난 순간부터 시작한 잠자리 독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여행을 다닐 때도 책은 빼놓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나이에 비해 아주 어려운 책을 읽어내는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매일 같이 책을 읽는 어린이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Q. 일과 육아, 생활과 육아를 함께 돌보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나와 아이, 나와 일 모두 손에 잡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이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 아이의 마음을 궁금해 할 때 육아가 가장 수월했고, 저를 돌볼 마음의 여유도 생겼던 것 같아요. 김소영 선생님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고 아이들을 향하는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추천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든 딸기 라떼

Talk 4. 나의 양육 이야기


Q. 앰버서더 이전에 엄마로서, 양육자로서 한광희 님께 질문드려요.
양육을 하며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이나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큰아들이 어렸을 때 자주 아픈 편이었는데, 8일 동안 고열이 떨어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어요. 8일 내내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며 아이를 보살폈죠. 어디서 그런 초인적인 힘이 나왔을까요. 그땐 힘든 줄도 몰랐어요. 큰 아이에게는 평소 비염과 축농증이 있었어요. 늘 코가 꽉 막혀 콧물이 흐르지 않아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어요. 병원에서 수술을 권하기까지 할 정도로 심한 편이었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이 시작된 지 8일 째 되던 날 마침내 열이 떨어지더니 아들이 누런 콧물을 콸콸 쏟아냈어요. 코가 뻥 뚫렸어요. 그 이후로 아들은 밤에 뒤척이지 않고 편하게 잠을 이루게 되었답니다. 코가 답답해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를 안고 울먹이며 뒤척이던 삶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되었어요.

Q. 본인의 어린 시절과 비교했을 때, ‘요즘 양육’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부모의 역할이 커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동네 골목에 그냥 나가서 뛰어놀 때가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엄마가 나서야 친구가 생기더라구요. 

육아 정보가 너무 많아서 자칫 과해지기 쉬운 것 같아요. 비교를 하면서 불안해지기도 하구요. 부모가 육아 철학을 세우고 휩쓸리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아요.

Q. 양육자로서 불안하고 궁금할 때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한광희 님의 양육 불안 해소 방법을 알려주세요.

나의 육아 철학과 잘 맞는 전문가의 오프라인 강연, 유튜브, 책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합니다. 

Q. 나의 육아에 대해 다섯글자로 말한다면?

😚아하하하하, 😫우당탕탕탕, 🤣또깜빡했네!

Q. 출산 전, 후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런 거 써도 될까요. 아들 둘 모유수유 했더니 가슴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 대신 더 큰 보물이 생기긴 했지만요^^

Q. 과거로 돌아가 출산과 육아를 앞둔 나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다면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상상 이상으로 힘들 거야. 잠자는 것, 밥 먹는 것, 화장실 가는 것조차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생활을 하게 될 거야. 누구도 피드백을 해 주지 않아. 회사에서 느꼈던 성취감은 없을 거야. 너의 실수 말고 너의 힘듦 말고, 아이들이 발달하는 모습에 집중해 봐. 아가들에게는 네가 세상 전부라는 것 잊지 마.“ 라고 진지하게 말해주고 싶어요.

임신 기간에 각오를 단단히 했더라면, 출산 후 조금 덜 힘들지 않았을까 해요. 저는 정말 철없는 산모였던 것 같아요. 

Q. 출산과 육아를 앞두고 고민하는 예비맘, 예비 양육자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육아서를 서너 권 정독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반드시 사야 하는 육아템은 없지만, 아이를 맞이하기 전 엄마의 각오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임신도 수월했고, 임신 기간 동안 입덧을 제외하면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출산 전날 새벽까지 일을 했고, 출산도 정말 수월하게 해 냈죠. 그래서 다른 임산부들이 다들 엄살을 피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나는 남들과 다르며, 육아도 분명 긍정적으로 잘 해낼 거라는 자신감이 넘쳤어요. 오만했죠. 

아이를 낳고 허둥댔습니다. 아주 많이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 두세요. 상상 이상입니다. 내 아이를 관찰하는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래요. 저는 저의 힘듦에 집중하느라 보물 같은 순간을 많이 놓쳤답니다.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


0%
9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앰버서더에게 응원 및 소감글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