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커가며
감정적으로 충돌이 될 때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아이의 마음을 모를 때였어요.
그럴 때마다 아이의 마음 읽기에 온정신을 쏟았어요. 그것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공감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마 공감 받고 자라지 못한 저의 유년 시절의 결핍 때문에 아이에게 더 공감해주려고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당신의 옳다’ 저자이신 정혜신 교수님의 북 콘서트에 갈 기회가 있었어요.
정혜신 교수님은 “질문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지 못하면 공감할 수 없으며, 공감할 수 없으면 사랑할 수 없다. 이해한 만큼만 공감할 수 있으며 이해하지 못한 걸 이해하려고 하면 그것은 공감이 아니라 감정노동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이든 남편이든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해야 한다. 정말 궁금해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해야 한다.” 이 말이 제 마음에 깊게 남았었어요.
그동안에 아이에게 마음이 왜 그런지 질문하기보다 제 나름 앞뒤 상황을 생각해서 아이 마음을 추측했고, 아이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제 마음대로 아이를 다그쳤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아이의 반응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저는 아이의 목소리를 먼저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 말고 ‘내 감정에 대해 스스로 질문한 적이 있었나?’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올라오는 감정에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자신의 마음을 읽어준 적이 있나요?
도대체 왜 이러지?
왜 이렇게 우울하지?
왜 이렇게 짜증 나지?
왜 이렇게 화가 나지?
이렇게 자신의 감정에 ‘왜?’라는 이유를 붙여가며 혹시 그 감정을 미워하진 않았나요?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처럼 흐르는 감정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붙잡고 집착하지는 않았나요? 그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며 자신을 괴롭히진 않았나요? 지금부터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게 어려웠던 저의 이야기를 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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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은 죽어야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
하루에도 숱한 지옥을 마음에서 경험한다. 그중 나에게 가장 으뜸인 지옥은 백이면 백 육아다.
쌀쌀한 아침이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두툼한 맨투맨 운동복을 입었고 아이들은 바람막이를 챙겨 입혀서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아이들 겉옷을 챙겨 입히고 병원에 가는 길. 새벽에 아들이 구역질 날 것 같은 기침을 여러 번 하며 잠을 설쳤다. 이틀 전에 지어온 약이 안 맞는 모양인지 기침 소리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작년 이맘때 아들이 기침으로 며칠을 먹지 못했던 시기가 떠올랐다. 밥을 삼킬 수가 없을 정도로 기침이 심했다. 오래가면 폐렴으로 갈 거라는 의사의 말에 걱정을 안고 밥 대신 죽과 우유로 며칠을 보내며 몸무게가 일주일 만에 2킬로나 빠진 적이 있다. 순간 그때의 속상하고 걱정됐던 기억이 올라왔다.
경험으로 얻어진 감정은
마음에 각인된다.
그렇게 새겨진 마음이 올라와 그때와 같은 상황이 되면 안 된다는 불안한 생각에 내 발걸음이 더 빨라진다. 지금보다 심해지지 않기 위해 어서 약을 바꿔 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밤새 아들의 기침을 지켜보느라 덩달아 못 자고 걱정이 많아진 나는 이미 몸과 마음이 잔뜩 긴장한 상태다.
조급한 내 마음과는 다르게 아이 둘은 집을 나온 사실만으로 신나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장난을 치며 병원으로 가는 길로 웃으며 달려간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이 내 마음과는 상반되어 이질감이 느껴진다. 내가 사는 세계와 아이들의 사는 세계가 다른 것 같다. 나는 나대로 살고 있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크고 있는 것이니 당연한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든,
지금 나의 마음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새벽부터 잠 못 자고 이어진 불안한 감정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합쳐진 혼탁한 마음으로 지친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한 생각에 오전 9시가 안 된 시간에도 벌써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다. 밤새 잠을 못 자서 정신은 몽롱하고, 더군다나 입도 짧은데 기침으로 먹지도 못하는 아들의 삼시 세끼를 어떤 걸 먹여야 하나 머리가 복잡하고 시끄럽다.
머릿속이 분주한 사이 병원이 있는 건물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서로 다투며 병원 건물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른다. 단골손님인 아이들의 이름을 병원 안내 데스크 직원이 외우고 있어 아이들을 확인하고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친절하게 대기자 명단에 올려주었다. 기다리는 대기실에 아들이 기침 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침에 가래 소리가 섞어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목과 코의 염증이 심한 편이 아니라고 했다. 폐 소리도 괜찮은데 그에 비해 기침이 심한 편이라고 했다. 약의 처방을 조금 바꿔서 해보겠다고 했다. 진료 내내 들은 기침 소리로 아이가 밤새 이런 기침을 했으면 힘들었겠다고 의사 선생님이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빌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고 다시 한번 아이에게 알려주면서 병원을 나왔다.
아침에 일어나서 유치원에 가자는 나의 말에 딸아이는 동생이 아프니까 놀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에게 동생하고 놀아준다고는 했지만, 엄마와 동생만 있는 게 속으로 부러운 모양인가 보다.
아들이 나에게 기침하며 힘들다고 안아 달라고 할 때마다 딸은 아들과 같은 눈빛을 하고 내 앞에서 안아 달라고 말은 하진 못하고 은근히 내 쪽으로 와서 자기 몸을 기댄다.
딸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가볍게 안고 등을 토닥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마저도 영혼 없이 하는 나를 본다.
아이가 아파서 몸으로 치대는 오늘 같은 날은 내 마음이 더 지친다. 번갈아 가며 안아주는 내 체력도 지치지만 아픈 아들 뒤로 보이는 누나인 딸아이의 모습이 짠하다. 눈빛으로 몸으로라도 표현해주지 못하는 엄마라서 딸아이가 괜히 더 안쓰럽다.
저녁이 되고 체력이 고갈되면서
마음에 미묘한 짜증과 화가
들끓기 시작하고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행동과 목소리로 표현되었다.
장난감을 정리하지 않는 것, 밥 먹을 때 장난을 치는 것, 평소와 같은 아이들의 행동에도 내 언성이 높아진다.
흠칫 스스로 놀라며 기분전환 겸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커피를 서둘러 한잔 더 내려 마신다. 말투나 표정이 격양된 나를 보면서 눈치 백 단인 아이들이 나에게 치대지 않고 멀찌감치 거실로 가서 역할 놀이를 하며 놀고 있다.
식탁에 앉아서 오늘 두 번째 커피를 마시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이렇게 조금만 떨어져 보면 한없이 예쁘고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과 모습이 그제야 보인다. 그때는 흙탕물 감정도 시끄러운 마음의 소리도 없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그야말로 마음이 천국인 시간이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나의 감정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힘들만 한 상황이잖아.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스스로 내 편이 되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육아하다
지옥 같은 하루가 늘어날수록,
스스로 내 편이 되는 시간도 길어지기를 희망해본다. 쌓이다 보면 지옥도 지옥으로 느끼지 않는, 그런 날들이 점점 많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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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쓰는 아이의 모든 마음을
엄마로서 다 안아주려는 것처럼,
제 마음도 안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나 자신을 미워하는 모습이 강할수록 아이들을 다그치는 저를 확인하게 되니까요. 오늘 화낸 자신을 미워하기보다 아이의 마음 보듯 그 마음을 안아주고 스스로가 내편이 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남편에게 왜 내 맘을 모르냐고, 내 마음 좀 알아달라고 요구하지 마세요. 아이가 엄마인 내 마음을 왜 알아주지 못하는지 속상해하지 마세요. 사실 그것은 남편과 아이가 당신에게 해줄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마음과 당신이 멀어진 만큼. 내 마음을 다른 사람을 통해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요? 오늘부터 당신의 마음과 친해지는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당신의 감정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궁금해 보세요. 언제부터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 아이의 어떤 행동이 특히 힘든지, 나는 아이가 날 어떻게 봐주길 바라고 있는 마음인지. 그 마음을 스스로 알아주세요. 사랑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지켜보고 관찰해주세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당신의 마음이 힘든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러니 다그치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당신의 마음과 감정에 내 편이 되어주세요. 그래야 마음에 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함께 해 보아요. ❤
힐링 페이지 5단계.
아이의 마음을 읽듯. 당신의 마음도 읽어주세요. 내 마음을 찐하게 안아주세요.
올라오는 자신의 마음에 공감 샤워를 시작해보세요!
마음을 충분히 흠뻑 적셔주세요!
1. 정말 왜 이렇게 저질이지. 난 엄마 될 자격이 없어.
➰ 오늘 그 정도로 힘들었구나 내가. 아이들의 좋은 엄마로 살고 싶었는데 그렇게 보내지 못한 오늘이 너무도 속상했구나. 얼마나 속상했으면 사랑하는 아이들의 엄마가 될 자격까지 운운하면서 그러겠어. 너 정말 오늘 너무 힘들었던 모양이야.
2. 엄마 말을 안 듣고 그러니까 다치지! 정말 못살겠어 or 내가 잘못해서 다친 것 같아. 그렇게 놀지 못하게 했어야 했어.(자책)
➰ 아이의 마음은 뛰어놀고 싶었는데 그걸 그냥 놔둬서 아이가 다친 거라고 생각이 드는구나. 아이의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이가 다치는 것도, 아이의 경험을 통해 인생에서 배우는 게 분명 있을 거야. 아이가 다친 게 너의 책임으로 몰고 가지 않아도 돼. 다친 건 분명 속상한 일이지만 아이의 행동의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을 보자. 아이는 스스로 이렇게 놀면 다치는 걸 배웠을 거고, 그렇게 놀고 다치면 몸만 아픈 게 아니라 엄마도 속상해하는 걸 알게 되었을 거야. 그렇다면 그 다치는 것도 분명 의미 있는 일 아닐까?
3. 정말 지저분한데 치우지 못하고 있는 내가 너무 싫어
➰ 깨끗하게 살고 싶구나. 치우지 않는 집을 보는 게 마음이 힘들지~ 아이도 남편도 깨끗한 집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런 게 안돼서 기분이 안 좋구나.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그만큼의 에너지조차 내고 있지 못하는 너의 마음이야. 얼마나 힘들면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조차 힘을 내기 힘든 걸까. 얼마나 힘든 채로 지내고 있던 시간이 길었던 걸까? 가족을 위하는 일 말고 너를 위하는 일도 그렇게 힘이 나질 않는 거 아니야? 그렇다면 너 정말 힘든 게 분명한거야.
스스로 하는게 어색하다면 인스타 피드에 올려보면서 인증해보세요. 저를 태그(@maumcoach_younghee)해주시거나, 제 메일로 (yhcoaching@naver.com) 3줄 일기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마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맞아요.
저도 그럴 때가 있었죠.
저는 소리를 제 안으로 질러대서 많이 아팠던거 같아요.
지금까지 해 오신 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해 오신 만큼의 다음은 더 성숙한 엄마와 작가님이 되어 있으실 거 같아요.
글 잘 읽었습니다.
힘들구나.. 잘 하고 싶구나..
너무 좋아요.. 내가 나를 안아주는 그림도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차분하게 나를 토닥거리고 한 걸음 뒤에서 아이들도 봐줘야 겠어요.
본캐와 부캐. 작가님의 창의력으로 날개 달고, 날아봅니다.^^
인정해주는말이 너무 필요하죠~힘이된다는 댓글에 힘이납니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많은 일들속에서
내 마음을 읽어주는일...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내 마음을읽어주는일.시작해보기로해요^^
아들러 책에서 상대를 그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공감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막막하고 어려웠어요.
질문하면 알 수 있을것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이네요!
감정을 묻는 따뜻한 질문을 할 수 있어야겠어요
소중한 배움을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공감하고싶어하시는군요♡그 마음부터 일단 따뜻하네요^^
매일밤 후회와 함께 찜찜한 잠을 청하는데 제 맘을 더 읽어줘야겠어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거예요. 내 감정과 느낌도 인정해주기로해요♡
나에게... 고생했다고~~~ 칭찬 해 줍니다. 토닥 토닥!!!!
토닥토닥! 스스로 안아주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