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200개가 넘는다.
그 말은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리더십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사람마다 리더십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리더십’하면 리더가 가져야 할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이건희 회장, 스티브 잡스, 잔 다르크, 이순신 장군…
위의 인물들은 ‘리더’하면 쉽게 떠올리는 사람들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끈 훌륭한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리더란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구성원을 잘 이용하는 사람일까?
리더십은 구성원의 힘을 잘 끌어내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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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리더와 리더십이라는 용어에는 성공이라는 결과를 전제하고 있다.
목표 중심, 결과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인 것 같다.
흔히 우리는 리더십에 대해서 막연히 생각할 때,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떤 기질이 그 사람을 리더로 만든다’라고 생각하거나, 단순히 ‘카리스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조금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최고의 성과를 이끌기 위한 리더의 전략’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더’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는 ‘리더십’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리더’에 대해 상상해보면, 긍정적이고, 소통 잘하고, 잘 들어주고, 활력이 넘치고, 직원들에게 사기를 증진한다.
그렇지만 이런 리더는 현실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꿈의 리더이기도 하다.
리더는 ‘함께’ ‘소통하며’ 융통성 있게 ‘관점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리더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과정에서 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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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리더십, 리더에 대한 개념을 가정으로 가져와도 다르지 않다.
가정을 조직이라고 생각해보자.
부모님이 리더이고 자녀가 구성원이다.
부모가 자녀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현재 잘 돌아가고 있는 가정 톱니바퀴가 멈추지 않는 데에만 신경 쓴다면, 자녀의 반항이나 사춘기, 혹은 자녀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감당할 수가 없다.
부모 관점에서 변화는 부담스러우므로 자녀가 제시하는 변화를 회피하거나 거부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리더의 처지에서 생각할 힘이 있다면, 자녀가 제시한 변화를 흔쾌히 검토해볼 것이다. 자녀의 가치를 알고 있는 부모라면 자녀를 믿을 것이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정한 결과를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여 그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혹은 아이의 희생을 정당화시킨다면, 아이는 과정이 즐겁기는커녕 나중에 자신이 희생당했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성공은 있지만 성취감은 없다.
실수나 실패의 경험도 배움의 과정이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자녀에게 ‘xx해야돼’, ‘이거 다하면 하게 해줄게’, ‘엄마 말만 잘 들으면 성공할 거야’ 등의 명령만 하는 부모인가, 자녀가 어떤 생각하고 있는지를 경청할 줄 알고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는 부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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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나부터 리더십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는 권위주의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데 리더십을 ‘배워와서’ 소통하는 척만 하는 것은 금방 들키고 만다.
과거에는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은 알아서 크는 구조였다.
부모 중 특히 아버지의 말씀은 거역해서는 안 되는 계시 같은 것이었고 자식과 손자는 불만이 있어도 티 내지 않고 따랐어야만 했다.
지금 가정의 중심은 자녀에게 있다. 자녀가 먹고 싶다는 음식점에 부모와 조부모가 따라가고, 자녀가 하고 싶다는 것을 해준다.
심지어 부모가 집을 팔아 유학을 보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녀들도 있다.
부모의 권위가 실추됐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회사에서 수직적 구조가 수평적 구조로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의 흐름이다.
과거 부모가 중심이던 구조에서 자녀가 중심인 구조로 바뀐 것이다.
가정에도 아직 수평적 구조가 오지 않았다. 과도기 시점에서, 가정의 리더는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양육방식으로 자녀를 대해서는 안 된다.
자녀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녀가 원하는 리더는 그런 사람이다.
자녀의 걱정과 고민을 함께 하고 자녀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할 때는 함께 걱정해주고 성공과 실패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답을 정해서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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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리더십, ‘시루섬의 기적’
‘시루섬의 기적’이라는 스토리가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 실렸다.
1972년 8월 19일, 풍속 60m/s나 되는 태풍 ‘베티’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집중호우 다음날, 충북 단양의 한 섬마을인 시루섬은, 떡을 만들 때 쓰는 둥근 그릇 ‘시루’와 닮았다고 해서 시루섬이라고 불린다.
시루섬 상류에 상진대교라는 다리가 있는데, 호우 때문에 이 다리가 무너졌고, 마치 댐이 무너지듯 쌓여있던 물과 나무 자재들이 시루섬을 덮쳤다.
물은 삽시간에 불어났고 마을 사람들은 더 높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이동했다. 소와 닭, 토끼를 풀어주고 위험에 빠진 동네 주민들을 구출해가며 다 같이 위로,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을 때, 누군가 물탱크를 발견했다. ‘저기 올라갑시다!’ 누군가 소리쳤다.
아파트 2층 높이에 대략 6평 정도의 공간 위에 약 200명이 올라갔다. “아이들부터 올립시다!” 누군가의 외침에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들부터 차례로 올라갔고, “자, 이제 타지 사람들부터 올립시다!”라는 외침에 타지에서 일하러 온 어린 소녀들이 올라갔다. 그렇게 200여 명이 물탱크에 올라갔지만, 아직 못 올라간 사람들이 있었다.
“널빤지를 모읍시다!” 누군가 소리쳤고, 사람들은 근처 나무를 모아 소나무 위에 원두막 형태의 대피소 3곳을 만들었다.
한 개의 원두막이 물살에 쓸려내려가 21명이 실종되었고, 3명은 사망, 4명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채 14명이 구조되었다.
물탱크에 올라간 198명 중 바깥쪽 사람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버텼다. 그렇게 그들은 14시간을 버텼다. 198명 중 막 100일이 지난 아기만 압사로 목숨을 잃고 모두 살아남았다.
2022년 8월 19일, 단양의 한 호텔에서 그날의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그때 그들은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한 거라고, “우리 모두 생일이 똑같다, 제2의 생일”.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이 마을은 수몰됐지만, 배를 타고 물속에 잠겨버린 고향을 가보며 먼저 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제2의 생일을 축하했다.
그들은 ‘살아낸 게 기적이다’라고 한다.
(출처: SBS NEWS 꼬꼬무 찐리뷰 기사)
위 사례에서 리더는 누구인가? 어떤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는가?
리더가 누구 하나 정해져 있지 않았다.
소리 지른 사람이 여러 사람일 수도 있다. 그들은 약자를 먼저 보호했을 뿐이고, 모두 일사불란하게 그 목소리에 움직여주었다.
이장 말을 들어야지, 혹은 힘센 사람이 먼저 올라가야 잡고 올려주지, 와 같은 계산적이거나 권위적인 목소리는 없었다. 만약 “아이들을 먼저 올립시다”가 아니라 힘센 자신들이 먼저 올라가려고 했으면 어땠을까? 대부분 사람이 물탱크에 올라가지 못하고 익사했을 것이다.
리더십은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는 능력으로 극한의 상황에서 발휘된다.
그리고 약자를 살리는 것이 모두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그 급박한 상황 속에서 모두 체험할 수 있었다.
명령보다는 ‘~합시다’라는 말투를 사용했다. 자신이 리더라는 의식 속에 무언가를 하면 명령을 하게 되지만, 자신이 구성원이라는 의식 속에서 일을 추진할 때는 ‘같이하자’라는 무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권위주의적으로 명령했거나 ‘내가 이장이니 내 말을 들어라’ 와 같은 분쟁이 있었다면 그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은 이처럼 드라마틱하지 않다.
그래서 리더십을 ‘배우고’ ‘응용’하려고 한다.
위 사례처럼 리더십은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다가 급박할 때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 리더십이 수많은 사람을 살려낸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분위기이고 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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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박한 상황에서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으려면 ‘회장’, ‘반장’ 등의 감투가 없어져야 한다. 그들의 역할은 ‘관리자’, ‘보조자’이지, 결정권한을 가진 권위자가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한, 아무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설령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신의 몸을 사리는 것이 우선이고, 권위자의 체면을 깍지 않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최선이 있어도 차선을 택할 수 밖에 없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가정 내에서 겪고 있는 모든 충돌과 문제들은 리더십과 관련이 있다. 리더십이 있는 부모라면 생기지 않거나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인 것이다.
아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부모라고 모든 것을 결정하고 통제적으로 지휘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가정 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소통하려고 하며,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를 갖고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수용하는 큰 그릇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십은 모두가 배워야 한다.
나는 어떤 부모인가. 아이들이 규칙을 잘 지키고 부모말을 거역하지 않는 순종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아이로 키울 것인가.
리더십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잘 찝어주셨어요.
'나' 역시도 나 자신의 주체이자, 리더니까요.
누구에게나 리더십은 필요하다는 부분이 공감되었습니다.
읽으면서 울컥했네요 ㅜㅜ 리더십이 무언지 새로이 깨닫는 글 감사합니다.
일단 응원합니다
또읽고 다시읽고
부모로서 글을 읽으며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리더십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던가 반성하게되었고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내의견을 무의식적.의식적으로 강요하거나 요구하지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글도 기대됩니다~^^
리더쉽은 문화라는 말이 중요한 키워드로 와닿았습니다.
리더십을 억지로 부리지 않는 진짜 리더십이 나에게는 있는가.. 아빠에게 좀 더 와닿는 부분이 있네요. 아이와 같이 외형적 강함이 없는 이와의 관계에서 그런 리더십은 더욱 두드러질것 같아요.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멋집니다.
"리더십은 모두가 배워야 한다! "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글이 너무 술술 읽혀서 금방 다 읽었네요. ㅎㅎ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아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부모라고 모든 것을 결정하고 통제적으로 지휘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자녀교육에서 꼭 명심해야 될 문장입니다.
리더십의 주제가 신선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관심있는 주제라서 많이 기대가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과정을 즐기는 진정한 리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주셨네요!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신 부분이 생기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칼럼을 읽으며 나는 어떤 부모인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우리 모두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리더십 교육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 하루입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시가 되셨다니 감사하네요. 궁금히신 부분 닷글로 남겨주시면 다음 클럼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루섬의 기적은 아침감동을 선물해 주네요.
저 부터 리더십이란 틀에 박힌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하루를 가져봅시다
감사합니다. 돌아보시는 계기가 되셨다니 이보다 더 귀한 칭찬은 없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