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아이와 함께하는 삶이란
박밝음
2022.10.24


“누구는 이 나이에 무슨 꿈이 그리 많으냐고 하지만,
언제나 처음 경험하는 일에 설레고 가슴뛰는 너의 모습이 참 좋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것에 몰두하고 꿈을 키워가는 건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잘해보자!”

내가 나에게

안녕하세요!
이렇게 지면을 통해 첫 인사를 드리게 되어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네요.

저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가르치는 유치원 교사이자,
아동발달과 유아교육을 공부하는 연구자이자,다섯 살, 세 살 두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그리고 공부하는 책 속에서도 그야말로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삶을 살고 있어요.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Meet the fam!



저희 가족은 주 육아 담당자인 저와,살림,요리,육아 등 모든 것을 담당하는 남편, 참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한번씩 심호흡과 함께 참을 인자를 새기게 만들기도 하는 두 딸 아이가 있어요.

다섯 살인 첫째 아이는 종이접기와 그림그리기를 사랑하고, 엄마의 말에 순응보다는 협상 제안을 선호하며, 한창 티니핑 캐릭터에 빠져 자타공인 ‘핑덕후’의 삶을 살고 있고요. 

세 살인 둘째 아이는 언니랑 자신이 동급이라는 착각에 빠져 언니가 하는 것은 일단 무엇이든 다 따라해보는 따라쟁이 입니다.

Her story


01

엄마인 나의 모습 소개하기

02

일하는 나의 모습 소개하기

03

나에게 다정하기

04

후배 엄마들에게 다정하기

Talk 1. 나의 엄마 모습 소개하기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Q. 육아하면서 가장 즐거울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 생각 없이 아이들과 마주서서 막 춤 출 때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어린 아이와 같은 저의 모습을 편안하게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에요. 남편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저의 몸짓에 배를 붙잡고 웃는 아이들을 보면 ‘이게 행복이지’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돼요.

Q. 반대로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요즘은 많이 극복이 되었는데, 한때는 육아에 좋지 않다고 하는 것들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할 때가 참 힘들었어요.
두 아이 모두 돌 전에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고, 일에 지쳐 너무 힘들 때는 아이들에게 영상물을 쥐어 주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전공자이다 보니 ‘머리로 아는 만큼 행동하지 못한다’라는 자괴감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하나만 고른다면,
첫 아이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직했을 때가 생각나요. 복직 첫 날, 아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일주일 가량을 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병간호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었거든요.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한계까지 다다랐던 때였어요.

Q. 육아를 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세요?

어떻게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요.
남편에게 “나 안되겠다, 어디 가서 크게 욕 한 번 내지르고 와야할 것 같아.” 라고 솔직히 말하고 도움을 청합니다.

주로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두세 시간 정도 멍하니 앉아있는 시간을 가지는 편이에요. 그러다 어느 정도 마음이 정돈되고 나면 핸드폰에 있는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게 되더라고요,  지금보다 어린 시기에 찍은 사진들을 보고 나면 빨리 아이들을 보고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돼요.

Q.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생각이나 삶의 철학이 있나요?

‘유연한 태도’의 중요성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이전까지의 저는 매뉴얼을 중시하는 철저한 계획형 인간이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는 건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문제더라고요.
크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적당한 수준에서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Q.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엄마 자신의 삶을 사는’ 엄마.
이건 제가 저희 부모님을 보며 자주 했던 생각이기도 해요. 물론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소홀하면 안되겠지만, 제가 저 스스로의 삶을 열심히 꾸려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삶을 꾸려 나가는 방식을 배워 나갔으면 좋겠어요.

Talk 2. 일하는 나의 모습 소개하기


Q.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며 함께 생활하는 공립 유치원 교사입니다.
올해는 다섯 살 아이들 18명의 담임을 맡아 복닥복닥 지내고 있어요.

Q. 원래 하시던 일은 유치원 선생님이 아닌 다른 일이셨잖아요.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을 병행하고, 임용시험까지 준비하시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진로를 변경하여 유치원 선생님이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저는 본래 전공이 아동가족학이라 그런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유아교육, 부모교육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직장은 직장대로 다니고, 직장 밖에서의 능력치를 키워볼 생각이었죠.

그런데 첫째 아이 육아휴직이 끝나고 다시 출근했을 때 사무실에 앉아 행정업무를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릿속은 온통 아이들에 대한 생각 뿐이어서, 아이들을 더 많이 알고 싶었고 만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공립유치원에서는 ‘육아시간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어요. 직장 생활을 할 때에는 아이들이 깨기도 전에 출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7시였거든요. 아이들은 하루 종일 엄마를 못 보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엄마 얼굴을 보게 되는 거였죠. 임용시험에 합격하게 되면 제가 직접 아이들을 하원하고 놀이터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도전을 하게 된 것도 있어요.

(*육아시간 제도: 만5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하루 2시간씩 근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Q. 아이들을 키우고 일하면서 어떨 때 가장 힘드셨어요?

모든 워킹맘들이 공감하시겠지만 가장 힘든 건 아이들이 아플 때인 것 같아요.
특히 교사로 일하면서는 학기 중에 연가를 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서, 아이가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약을 챙겨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일들이 생겨요. 특히 최근 몇 년 간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은 더욱 죽음의 시간이었죠.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이 반에 확진 유아가 있으니 지금 급히 하원해달라는 전화를 빈번하게 받아야만 했으니까요.

Q. 일과 육아, 둘 다 잘 해내기위한 작가님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우선 ‘둘 다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적당한 선에서 균형있게 해낸다’로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일에서도 60점밖에 안되고, 육아에서도 60점밖에 안된다’가 아니라 ‘둘 중 하나만 하는 사람은 잘해도 100점인데 나는 120점을 해내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다음으로 반드시 내가 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이유식과 유아반찬은 시중에 판매되는 것으로 구입하고, 집안 살림이나 정리정돈은 남편의 역할로 맡겨 둡니다.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엄마를 더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러니 육아 외의 부분은 거의 남편이 도맡아 하는 편이에요. 아참, 반찬 구입이든 남편의 살림이든 도움을 받기로 했으면 최대한 욕심을 버리고 믿고 맡기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수 있어요.

Talk 3. 나에게 다정하기


Q. 나의 첫 직업은?

제 첫 직장은 유아동 전집과 학습지를 만드는 교육출판 회사였어요. 아동도서팀에 배치를 받았고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집을 기획부터 출판까지 진행하는 업무였지요. 여러 가지 이유로 오랜 기간 재직하진 못했지만, 입사 동기들과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며 사회초년생이었던 신입사원 시기를 추억하곤 합니다.

Q. 가장 자신 있는 것과 가장 자신 없는 것을 알려주세요.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체력’이고요, 가장 자신 없는 것은 ‘숫자 다루기’입니다.
제가 이렇게 여러 가지 역할을 포기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바로 체력이에요. 학창시절 때부터 주변 친구들이 부러워 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숫자를 다루는 일은 참 약한데요. 특히 어디에 투자를 한다던지 예산을 관리하고 회계처리를 하는 등 ‘돈’과 관련해서는 감각이 없을 뿐더러 관심도 안 생기더라고요. 부자로 살 운명은 아닌가봐요.(웃음)

Q. 올해 가장 기뻤던 일은?

석사 학위 논문을 완성한 것. 물론 아직 심사 단계가 남아있긴 하지만 올 초 계획했던 일들 중 가장 부담이 되었던 과제라 내내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거든요.
중간중간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계획대로 완수했다는 것이 참 뿌듯하고 기쁩니다.

Q. 가장 최근에 울었던 적은?

이 질문을 보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생각했어요. 울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서요.
그나마 기억을 더듬어보면 올해 3월 청소년상담사 자격 연수 과정이었어요. ‘집단 상담’ 연수였는데, 실습 과목이었거든요. 그래서 실제 상담에 참여한 것처럼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까지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의 이야기를 하며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을 흘렸던 게 기억나요.

Q. 요즘 무엇에 가장 관심이 있나요? 최근에 빠져 있는 것을 알려주세요.

최근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맘블리 컨텐츠를 작성하는 일이고요.(웃음)

학기 중에는 사실 육아-업무-학업의 사이클이 너무 바쁘게 돌아가서 이 외의 것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력이 거의 없긴 해요. 아, 얼마 전 출퇴근 시간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없을까.’ 를 고민하다가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로 고른 책이 [불편한 편의점]이에요. 많이 들어본 제목이라 고민없이 골랐는데, 역시나 들을 수록 재미있더라고요.

Talk 4. 후배 엄마들에게 다정하기


Q. 임신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한가지가 있다면?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당연히 여러 면에서 희생과 포기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임신 전에 했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엄마로만 살아가야 하는 것또한 아닙니다. 육아에서(학대 수준이 아니라면) 절대적인 옳고 그름은 없어요. 지금의 ‘나’와 엄마로서의 ‘나’의 모습을 생각해보고 둘 사이의 조율을 미리 해보시기를 추천 드려요.

Q. 다시 임신부로 돌아간다면 내가 꼭 하고 싶은 3가지(태교말고)

임신 상태로 직장에 다니느라 시간이 안돼서 못했던 산모요가,아이가 태어나면 한동안은 하지 못할 곱창집 가기와 여유롭게 캠핑 다니기.

Q. 아무도 안 알려준 멘붕 임신 증상 3가지가 있다면?

저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대신 제가 경험한 건 아니었지만,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염 앓던 친구들은 갑자기 비염이 더 심해지고, 귀에서 이명이 들리거나, 자다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난다.이 정도 되는 것 같네요. 임신 증상이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Q. 나를 좌절하게 만드는 출산 전 후 내 몸의 변화?

솔직히 말하면 가장 큰 변화는 가슴입니다. 크게 불어 놓은 풍선처럼 커졌다가 모유 수유가 중단되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볼품없이 쪼그라드는 모습이 너무 눈에 보여서 참 슬퍼요.

Q. 아빠를 육아에 동참시키는 나만의 방법은?

일단 그냥 맡겨요. 맡기면 어떻게든 합니다. 육아에 서툴고 숫기가 없는 아빠라면 더더욱이요. 육아를 잘 하는지가 아니라 그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어요. 하다 보면 분명 육아 스킬도 늘고, 스킬이 늘면 자연스레 자신감도 높아지거든요.

Q. 엄마들이 보면 좋을 책, 영화 추천해주세요.

박혜란 선생님의 책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추천합니다.
아이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 것인지에 관해 고민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에요.
아이 앞에 서서 아이를 키우려 하는 게 아니라,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 주는 것을 통해 아이들은 진짜 성장을 이룬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Talk 5. 맘블리 독자에게 다정하기


Q. 작가님의 콘텐츠를 소개해주세요.

저를 비롯해 아이를 키우는 수많은 엄마들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나’를 살피는 일은 뒷전이 되기도 하고, 우리의 육아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수많은 정보들로 인해 자책하기도 해요.  하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작은 아기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가는 어른으로 키워내는, 실로 대단한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잖아요.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여러분을 토닥여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육아가 버겁고 힘겹다고 느껴질 때, 제 글이 여러분에게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작가님의 많은 경험 중에서도 ‘부모됨, 양육자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첫 주제로 글을 쓰신 이유

육아라는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이면서 양육자가 꼭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 바로 ‘양육에 임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이야기도 해서, 가장 먼저 여러분께 전하고 함께 위로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Q. 앞으로 맘블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함께하고 싶은 지 알려주세요

10년 가까이 아동발달과 유아교육을 공부하고 유아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느끼는 건 ‘발달’에 대해 이해할수록 육아는 쉬워진다는 거예요.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지금 나이에 적절한 반응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어려운 거죠. 그래서 발달에 관한 이야기를 독자님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Q. 마지막으로 맘블리 독자들에게 하고싶은 말

이제까지 저 자신의 삶과 생활을 돌아보고, 저의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전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인터뷰가 저에게는 참 뜻깊었는데,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는 어떻게 전해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일지라도 ‘육아’라는 키워드 앞에선 경계를 허물고 가까워지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요. 저와 독자 여러분도 ‘육아’ 그리고 ‘맘블리’를 통해 배움과 익힘, 위로와 격려를 함께 나누는 찐한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0%
150
다른 앰버서더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