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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에 관한 거짓과 진실

검색창에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본 적이 있는가?

‘유아 리더십’, ‘어린이 리더십’이라고 검색하면 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리더십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나 ‘배우는’ 곳에 관한 글이건 동영상이건 발에 치일 정도이고, ‘통 큰 리더십’처럼 리더십을 표현하는 많은 단어에는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일까, 배우는 것일까? 

*

둘 다 아니다.

우리는 평소에 도덕을 ‘배운다’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많은 상황을 보고 듣고 실수도 하면서 내 것으로 만든다.

이것은 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문화도 배운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도덕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리더십은 도덕과 같은 것이다.

문화로서 내 것, 아니 ‘나’라는 사람이 되어야 할 방향 그 자체이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지금 나의 감정은 어떤지를 바라볼 수 있어야 내가 바라보는 도덕, 문화, 그리고 리더십에 대한 올바른 기준을 세울 수 있다. 

**

리더십에 대한 어떤 오해들이 있을까?

‘리더십’하면 흔히 ‘리더는 남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리더이다’라고 생각한다.

이 말의 뜻은 리더인 사람은 우수한 유전인자를 가졌거나 모든 면에서 보통의 사람들보다 우수하다는 의미를 전제로 하지만 이것은 리더십에 대한 오해이다.

현재는 어떤 특별한 사람만 리더가 되고 한번 리더가 되면 죽을 때까지 리더를 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다.

더 이상 이끄는 자와 따르는 자가 구분되지 않고,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리더십에 대해서 막연히 생각할 때,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떤 기질이 그 사람을 리더로 만든다’라고 생각하거나, 단순히 ‘카리스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조금 구체적으로는 ‘최고의 성과를 이끌기 위한 리더의 전략’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이러한 생각은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다, 리더는 카리스마가 있다, 조직구성원(직원, 가족구성원 등)은 수동적이어서 리더가 이끌어줘야 한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는 가장 큰 오류가 하나 있는데, 바로 믿음이 없다는 것이다.

리더와 조직구성원 간의 믿음이 없고 서로의 목표가 다르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는 팀장, 과장 등 윗사람 또한 잘한 건 본인 덕 못한 건 팀원 탓, 일도 못하면서 큰소리만 치는 고연봉자, 꼰대, 눈앞에 그것밖에 보지 못하는 답답한 사람, 잘릴까 봐 아무것도 못 하고 눈치만 보는 겁쟁이…중 한두 가지를 가진 사람을 마주칠 확률이 높다.

여기에서도 우리는 한가지 오류를 범하였다.

바로 ‘리더’와 ‘관리자’를 같은 역할로 착각한 것이다.

관리자(manager)의 역할은 현재의 구조를 잘 유지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다. 즉 관점은 현재이다.

하지만 리더(leader)의 역할은 잠재적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미래에 다가올 성장적 변화를 인식하고 적용하는 역할이다. 즉, 관점이 미래이다.

결과적으로, 관리자는 통제하고, 리더는 비전을 제시한다.

***

우리가 이처럼 리더와 매니저의 역할을 혼동하는 이유는 사회구조적 흐름 때문이다.

과거에는 관료주의 사회로, 상부에서 명령이 내려오면 중간에서 전달받아 하부에 명령하는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리더와 관리자는 한 사람이다.

통제를 잘하는 것이 조직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상부는 제공하고 하부는 받는다. 그것이 업무명령이건, 복지건, 월급이건 말이다.

상부의 경험과 조언은 하부직원에게는 무조건 받아들이고 봐야 하는 계시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제조업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관료주의적 회사에 입사하려는 사람들보다 수평적 구조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있는 조직으로 가고 싶어 한다.

유학 가는 사람이 드물었던 과거와는 달리, 유학을 안 다녀온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든 요즘에는 서양 문화를 배우고 온 젊은이들만이 통하는 무엇이 있다.

과거에는 공손한 태도가 먼저이고 태도가 받아들여져야만 내용을 들어주었다면, 지금은 내용으로 먼저 소통이 가능해야 공손한 태도가 따라온다.

즉, 배울 것이 없는 상사에게는 공손하지 않다.

지금은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이다.
과거에는 상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현재는 하부에 초점이 맞춰져서 리더가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아직은 수평적인 구조가 오지 않았다.

과거에는 리더십은 기업을 경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고, ‘통치’, ‘명령’, ‘보상’ 등의 방법적인 측면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최근 30년간 심리학, 교육학으로 접근하여 개인 삶의 행복, 가정이나 기업의 지속가능성 등으로 접근하고 있다.

과거, ‘카리스마’가 중요한 리더십 역량으로 주목받았을 때에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많은 리더 자리가 부여되었다.

하지만, 카리스마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가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카리스마가 필요한 분야를 구분하기 시작하였고, 영국 등 유럽에서는 카리스마에 대해 나쁜 시각을 갖고 있다.

****

그렇지만 군대에서 리더는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단 한 명의 군인이라도 이탈하게 되면 적에게 위치를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모두가 사망하는 비참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반발하지 않고 무조건 수용하게 하는 힘이 카리스마라고 정의한다면, 군대에서는 꼭 필요한 힘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나 학교에서 카리스마가 유용하게 사용되는가?

편리할 수는 있지만 많은 부수적 피해가 발생한다.

리더의 전략이 틀렸다는 것을 직원이 알리지 못해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고, 만약 리더가 부도덕한 사람인 경우 카리스마를 이용해 직원을 이용하거나 범죄(성추행, 횡령 등)를 저지른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가정에서 부모가 카리스마가 있다면 자녀는 자기 생각을 전달하고 싶은 욕구를 잃게 되고, 그것은 곧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귀와 눈을 닫게 되는 성격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즉, 카리스마로 인해 복종하는 분위기가 필요한 분야가 있고, 소통이 더 중요한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리더십에 대해 이렇게 많은 오해가 있는 것일까?

‘리더십’이라는 이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멤버십(membership)처럼, -ship은 ‘-되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리더가 되기’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오해한 우리 잘못이 아니라 이름 잘못이다.

리더십은 경영학에서 출발하여 교육학을 아우르고, 그 범위를 점점 넓혀나가고 있다.

최초에 리더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을 때는 기업경영을 위해 기업의 CEO나 오너에게 사용되던 개념으로 생긴 용어이니 어찌 보면 ‘리더가 되기’라는 의미가 아예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더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처세술, 기술, 전략 따위로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보다는 조금 더 철학적으로 깊이가 있으니 말이다.

일단 리더십에 대한 오해를 풀면 ‘리더십을 배우러 학원을 찾아봐야 하나?’ 와 같은 고민은 줄어든다.

*****

소통이 중요시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까지는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중에서, 우리는 해야 하는 것만을 중시해왔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에 대한 고찰 없이 성적을 잘 받아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을 목표로 달린다.

대학만 가면 놀 수 있다는 희망으로 공부해 온 학생들은 막상 대학가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했을 때 회의를 느끼고 그때부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잘 들어간 대학을 그만두고 수능을 다시 보거나, 취업 후에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을 다시 가는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다.

내 아이가 이런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어릴 때부터 자신을 잘 바라볼 힘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것이 곧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사람을 이끄는 기술이나 문제해결 능력이 아닌 보다 내면적인 것이다.

리더십 인식이 확실한 사람은 어린이건 성인이건, 자기 삶을 잘 이끌게 되고(셀프리더십), 자연스럽게 타인이나 조직을 이끄는 기술이나 문제해결 능력이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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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임*현
    1년전

    “리더십은 사람을 이끄는 기술이나 문제해결 능력이 아닌 보다 내면적인 것이다.” 자기 안에 있는 내면의 힘을 끌어올리는게 필요하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J*ngimSung
    1년전

    '리더십은 내면적인 것이다' 라는 새로운 시각이 와 닿았습니다^^

  • 앰버서더
    김다연
    1년전

    감사합니다~ 이러한 시각으로 조금 더 풀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름없음
    1년전

    리더십이 사람을 이끄는 기술이나 전략이나 문제해결이라는 오해를 풀고 좀더 깊이있게 내면적인것으로 받아들이는 관점이
    아이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성장할수 있게 만드는 토대가 될것 같네요. 좋은글 인상적입니다.

  • 앰버서더
    김다연
    1년전

    정확히 이해하셨네요! 감사합니다. ^^ 궁금한 점 댓글 남겨주시면 다음 칼럼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 이*원
    1년전

    리더십 인식이 확실한 사람은 어린이건 성인이건, 자기 삶을 잘 이끌게 되고(셀프리더십), 자연스럽게 타인이나 조직을 이끄는 기술이나 문제해결 능력이 발전하게 된다.

  • 앰버서더
    김다연
    1년전

    핵심을 요약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최*선
    1년전

    리더십에 대한 신선한 방향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앰버서더
    김다연
    1년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제공하겠습니다!

  • A*elia
    1년전

    You define beauty yourself, society doesn’t define your beauty.

  • 앰버서더
    김다연
    1년전

    I am sorry for not providing the text in English or you might be fully understood. I will carefully consider this. thanks for your interest. :)

  • 방*
    1년전

    모든 문제의 해결점은 소통이라는 생각이 드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 앰버서더
    김다연
    1년전

    핵심을 짚어주셨네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초*미
    1년전

    김다연앰버서더님 인터뷰보고 글 남겨요. 저도 영국맘이예요.:):) 고맙고 따뜻하네요. 어디서 위로 받을지 몰랐는데 여기서 큰 위로 받고가요^_^

  • 앰버서더
    김다연
    1년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위로 받으셨다니 기쁘네요. 궁금하신 부분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음 칼럼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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