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거래요

조회 585
북마크
좋아요
공유하기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거래요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 게 아니다.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기다.”

<출처: 지나영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


이번 편 마지막 화는 나의 설레는 시간으로 시작합니다.

2주 만에 오롯이 혼자만의 두 시간이 생겼습니다.

외출해 있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노트북과 본질육아책, 큐티책, 필통을 챙기고 본격적으로 동네 카페로 출발할 채비를 합니다.

물을 좋아하는 나는 씻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얼마 전 새로 구입하여 만족하며 쓰고 있는 선크림도 정성껏 발라줍니다. 섀도 연필로 눈썹을 쓱쓱 그리고, 뷰러로 속눈썹을 집어 올려 줍니다. 

아이 엄마의 외출 준비를 하는 모습에 남편과 아이들은 긴장이 되나 봐요. 남편은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봅니다.

“나랑 있을 때는 그렇게 안 하면서….”라는 남편의 말에 더욱 신이 납니다.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십니다. 물을 마시는 것은 나의 여러 달 된 아침 루틴이에요.

걷는 속도를 높여 카페에 와서 주문하고 의자에 앉으니 어느새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중 20분이 훌쩍 지났습니다. ‘남은 시간을 아껴야지.’ 하며 따뜻한 아메리카노 향을 한 모금 깊이 들이마십니다.

‘근사한 시간으로 만들겠노라’라며 두 눈을 번쩍였어요. 맘블리 글을 써야 하고, 교회 큐티 과제를 해야 하고, 어젯밤 일찍 잠들어서 보지 못한 본질육아 커뮤니티의 글들과 지나영 교수님의 라이브 방송을 볼 겁니다. 지금 이곳은 토요일 오전 10시 반입니다.

아무래도 다 못할 것 같아요. 지나영 교수님의 유튜브 ‘닥터지하고’ 라이브 방송은 집에 들어가 듣기로 합니다. 첫째 아이도 지나영 교수님을 좋아해서 교수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언제고 집에서 환대받고 있어요. (벌써 10분이 흘렀네요)

시곗바늘 끝에 매달려서라도 붙잡고 싶은 이 시간은, 아이들이 어릴 때 엄마와 아이가 한 몸이 되어 있는 시간. 그 시간의 반대편에 있는 시간인 걸 압니다.

이제부터 말씀드릴 것은 지난 설 연휴쯤의 육아 이야기와 슬럼프를 겪으며 깨달은 것들이에요.

설 연휴 뒤 갑자기 한파가 찾아와 영하 17도, 체감 영하 30도 이하의 날씨가 이어지며 생후 15개월 된 둘째를 데리고 오가며 40분 걸리는 도보 하원이 무리가 될 거 같아서, 첫째 아이는 날이 풀릴 때까지 가정 보육을 하게 됐어요.

12월 말, 겨울방학을 한 뒤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개학한 뒤 한 주를 더 쉬고, 설 연휴 후 한 주를 다시 가정 보육하고 새해 1월은 가정 보육으로 거의 보냈는데, 첫째와 둘째, 내가 24시간을 함께 보낼 날이 앞으로 방학을 빼고는 별로 없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습니다.이걸 깨닫고 나니 ‘이얍’, ‘얍’ 하는 기합 소리와 함께 때 없이 쿵쿵거리는 첫째의 소란스러운 소음이 귀엽게 들렸어요.

하루는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이른 아침부터 실로폰을 신나게 두드려 이웃 소음에 대한 나쁜 예를 떠올리게 했어요. 아이들을 달래어 실로폰 대신 조용한 놀이를 하도록 했지만, 실로폰 막대 끝을 잡고 재미있어하던 아이들의 모습만은 나의 마음 한편에 예쁘게 담아두었습니다.

결혼 후 실망했던 것 중 하나는 나의 힘찬 느낌, 보람된 느낌, 즐거운 느낌을 상실한 것이었어요. 본질육아 전업맘 커뮤니티에서 힘을 얻고 있는데, 최근에는 달마다 진행하는 서적 공유 중 1월 서적, 니콜 르페라의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에서 ‘우리에게 실천하는 작은 행동 루틴이 삶의 내면 건강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나를 위한 작은 행동에 매일 성공하는 것.’

그 ‘작은 성공’이 하루를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줬어요. 작은 성공들이 쌓여가며 다른 루틴의 행동을 더 해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뿌듯함’을 주고, ‘자존감’을 상승시켰습니다.

나를 돌보고 아끼는 행동들을 반복할수록 나 자신이 가치 있게 느껴졌어요.

자존감이 상승하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과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피곤할 때면, 아이들은 나를 괴롭히고 때때로 귀찮게 하는 존재로 느껴졌지만, 내면의 힘이 바닥을 누르고 일어나니 아이들이 다시 사랑스럽게 보였습니다.

아이가 나를 공격한다고 느낄 때마다 나의 머릿속에서는 늑대가 나타났다는 경고등이 켜지곤 했어요. 나로부터 아이를 멀찍이 떨어뜨리고 말에 날을 세우고 거친 행동으로 아이를 공격하기 일쑤였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상처받고 외로웠을지 짐작도 어렵던 내게 이제는 아이가 말로 표현해 줍니다.

“엄마 내 얼굴 좀 봐줘” 라고요.

하루는 유튜브에서 ‘금쪽같은 내 새끼’ 영상을 보는데 영상에서 아이가 크게 우는 소리가 나자, 첫째 아이가 얼른 달려와서 내게 물어봐요. “엄마 얘가 왜 우는 거야? 엄마가 안 봐줘서 그런 거야?” 해요.

‘엄마 내 얼굴 좀 봐줘’라던 첫째 아이 말을 상기하게 해주네요.

본질육아를 하며 우리 가정은 판이해졌어요. 20초 허그 챌린지를 시작으로 남편과의 사이가 연애 때보다 더 가까워졌음은 물론이고, 나의 우울감도 씻은 듯 나아져 갔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본질육아 슬럼프를 겪었어요.

침체기를 벗어난 것은, 본질육아의 핵심 ‘우리는 아이를 잘 키우려고 낳은 것이 아니라 사랑하려고 낳았다는 것’을 그동안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였습니다.

본질육아를 하면서도 내 열정으로 아이를 잘 되게 하겠다는 의욕이 앞서다가, 첫째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에 과부하 되면서 무기력해졌던 한 달이었는데, ‘아이를 잘 키우겠다’라는 과욕이 부른 결과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를 그저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것’, ‘몸도 마음도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게 하는 것’, ‘주체적으로 자기 인생을 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깨달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지하에서 땅 위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아이를 사랑하려면, 나를 돌보고 사랑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필요했고 그 힘을 위해서는 자존감이 뒷받침되어야 했어요.

자존감을 위해서는 나의 행동과 태도에 ‘뿌듯함’을 느끼는 작은 성공의 누적도 꼭 필요했습니다.

한 일화를 들려 드릴게요.

어느 날 지나영 교수님은 어머님께 이런 토로를 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교수님은 수년간 난임 치료를 받으며 노력했지만, 자녀는 없으셔서 그 아쉬움을 어머님께 토로하셨다고 해요.

“엄마, 나는 아이 있었으면 정말 잘 키울 자신 있었는데… 나 닮은 아이 낳아서 온 세상을 자기 세상처럼 펼치며 마음껏 살게 키우려고 했는데 말이지.”

그러자 어머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아이고 나영아,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 게 아니다. 자식 니 맘대로 안된대이. 자식은 내가 키우고 싶은 대로 기르려고 낳는 게 아니다.”

“응?”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기다.” 

<출처: 지나영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중에서 >

자식이라는 이유로 부모 마음대로, 부모인 내 열심과 능력으로, 나아가 능력을 벗어나서라도 어찌해 보려 했던 나의 열정이 나를 무너지게 했는데 이것은 잘못된 육아였습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나의 주인으로 살면서 내 아이를 사랑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런 어른이 되리라는 것을 깨달으며, 본질육아에 대한 믿음이 더욱 굳건해지게 되었어요.

며칠 전 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언제 엄마가 너를 가장 사랑하는 것 같아?”

“엄마가 20초 허그 해줄 때 나를 가장 사랑하는 것 같아.”

“그럼, 언제 네가 소중하다고 생각해?”

“엄마가 20초 허그 해주면서 ‘오늘 하루 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줘서 고마워’ 할 때 내가 소중한 거 같아.”

1분도 안 되는 엄마의 행동에 아이는 엄마의 사랑과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행동을 루틴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본질육아 캡틴스를 늘 응원해 주시는 지나영 교수님께 오늘도 감사합니다.

“우리 자녀들은, 처음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존재 그 자체만으로 절대적인 존중을 받아야 한다. 그에 따르는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다. 이런 소중한 생명이 나를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나에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면서, 성인이 되어 자립하여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도록 준비해줄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자녀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길러주면 부모 역할을 다 한 것이다. 그 이상의 기대는 다 나의 욕심이다.”

<출처: 지나영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중에서 >

어느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본질육아책은 육아를 가장한 ‘자기계발서’라고요.

아이를 키우는 육아가 아니라 나를 기르는 육아.

나는 본질육아로 다시 성장하고 있고, 본질육아로 나와 남편과 예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잘 키우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받을 존재로서 태어났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2022년 7월에 시작한 나의 본질육아는, 2022년 12월 말과 2023년 1월에 슬럼프를 거쳐 2023년 5월인 현재는 더욱 성장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나의 육아는 새로운 문을 열었어요.

새로운 나의 본질육아에도 함께 해주시겠어요?

네이버 ‘본질육아 캡틴스’ 카페에 오시면 지나영 교수님의 본질육아를 함께 하시는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가르쳐야 할 것은 수학이 아니라 가치이고, 정말 키워줘야 할 것은 키가 아니라 자존감이다!”

< 출처: 지나영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중에서 >


58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앰버서더에게 응원 및 소감글 작성해주세요!

공개 예정 콘텐츠, 놓치지 말아요!
인터뷰
Interview : 러바오를 닮은 전업 작가 아빠
김무영 앰버서더
2023.12.03 공개예정